
P.s 무료 이미지를 포토샵으로 조합했습니다..
작가님은 창의력이 정말 남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마녀학이라는 소재를 이런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게 읽으면서도 계속 감탄스러웠다. 이런 발상을 어떻게 하셨을지 작가님의 머릿속이 궁금해질 정도였다.
루사와 소피가 티격태격하며 원고를 수정하는 장면, 날짜별로 기록된 진술서와 수정 내역, 거기서 드러나는 두 사람의 관계가 이 소설의 진짜 재미였다. 처음엔 마녀학 입문서를 쓰는 이야기처럼 보이는데 읽다 보면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서서히 알게 된다. 나는 습작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두 캐릭터 사이의 티격태격하는 관계를 자연스럽게 유지하면서 세계관까지 동시에 설명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데, 이 소설은 그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루사와 소피의 대화 속에서 마녀학 세계관이 술술 쌓여가는 느낌이었다.
마녀 하면 고대의 것, 신비롭고 어두운 것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이 소설은 그걸 완전히 뒤집는다. 마법구조학 논문, 학회 발표, 대학원 추천서, 특허까지 나오는 마녀학이라니. 낯설 것 같은데 읽다 보면 오히려 이게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게 신기했다. 마녀학을 학문 체계 안에서 현대적으로 풀어낸 방식이 창의적이고 독특했다.
브릿G 특유의 이영도 느낌이 나는 판타지 문법으로 쓰인 것도 좋았다. 자극적이지 않고 대화 속에서 세계관이 자연스럽게 쌓여가는 방식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소피가 번개 주문으로 루사를 쫓아다니는 장면이나 가마솔에 꼬라박히는 장면은 무섭지도 않고 잔인하지도 않으면서 충분히 재밌었다.
문장도 읽기 쉽고 대화가 매끄러워서 청소년 장편 소설로 출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소재와 이런 문체라면 청소년 독자들도 푹 빠져들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