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서 작가는 얼마 만큼 자기 목소리를 낼수 있을까?
모든 글에는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녹아들어가 있기 마련이고 그 시야의 독창성이 글의 품격을 더해주는것도 사실이다.
반면 글에서 적극적인 작가의 주장이 읽힌다면 (이를 테면 ‘인공 감미료는 건강에 안좋아!’란 주제를 노골적으로 내세우기 위해 인공 감미료를 먹고 초능력이 생긴 주인공이 겪는 비극 같은거 말이다.) 나같이 재미와 충격이 글을 평가하는 유이한 잣대인 독자로서는 뜨악스러운것도 사실이다.
탱탱 작가의 글은 그런면에서 독특하다. 마치 무성영화시절의 변사를 연상시키는 화자가 사건과 인물에 대해 적극적인 논평을 하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맛이 굉장히 독특한데, 그 미묘한 질감이 왜인지 뜨끈한 구들방에서 막걸리 몇잔 먹고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바닥에 반쯤 드러누워 입담 좋은 친구가 해주는 이야기를 듣는 기분을 들게해준달까?
작가의 대부분의 글에서 보이는 화자=작가가 세상을 보고 해석하는 방향성은 조금 뻔한 부분도 있지만 집요하게 파고들어가는 그 사유의 깊이는 쉽게 이야기를 내던지기 힘든멋이 있다.
본작의 경우는 뒷맛 씁슬하고 거론하기 불편한 주제를 풀어내는 와중에 화자의 태도는 시니컬한 유머를 잃지 않는다는게 그 매력인데, 냉소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화자가 가지고 있는 정의로움과 인간에 대한 연민이 읽히는 지점이 주는 대비가 참 근사하다.
[매번 하시는 말씀,악마는 신뢰를 타고 기어들어옵니다.] 같은 문장이나 단호하면서도 이질적인 마지막 문장이 주는 싸늘한 위화감 같은건 탱탱 작가의 서술방식이 독자에게 전해주는 가장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팬으로써 고백하자면 같이 브릿G에서 가장 술한잔 나눠보고 싶은 작가가 탱탱 작가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