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모든 걸 말해주는 듯 합니다. 감상

대상작품: 악취 (작가: 녹희재, 작품정보)
리뷰어: 연두빛, 3일 전, 조회 14

처음엔 단순한 살인 사건이구나 했어요.

토막난 살인 사건이고, 신체의 일부가 없어져서 큰일 났구나.

사건을 목격한 신고자의 목소리에 감정이 없다는 말에 싸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건 그냥 살인 사건이 아니겠구나.

 

비는 억수 같이 퍼 붓고, 사람은 죽었고, 신체는 절단되어 있고…

형사의 고충이란 말로 할 수 없는 거죠.

 

후배 형사인 민재가 전화의  그녀를 찾으러 정신병원에 간다고 할 때,

전화를 받지 않을 때,

갑자기 병실에 있었던 그녀가 사라졌다고 할 때,

뭔가 달라 진 듯한 민재의 모습이 이상할 때,

그에게서 지독한 악취가 날 때,

 

사건이 다른 국면으로 넘어갈 것 같았는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서 …….

결국, 인간을 가지러(?) 말살(?) 하러 온 외계인(?) 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아, 헷갈립니다.

 

이 작품에서 생각해 봐야 할 점은, 의심이 생기면 그냥 묻어 버리지 말라는 겁니다.

또한 인간에게는 감정이라는 게 있는데 이건 누구도 쉽게 가져갈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면역체계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으며

감정이나 기억은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니

복제는 더 쉬워지겠지요.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상상을 해 봤습니다.

정말 상상하기 싫지만 이 작품에서처럼 인간들이 하나 둘 먹힌다면 어찌 될까요?

그들은 왜 인간으로 살고자 하는 것일까요?

자신의 세계가 더 이상 온전하지 않기에 지구로 넘어와서 인간을 탐하는 거 아닐까요?

 

만약 그렇다고 하더라도 생명을 재미 삼아 죽이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냥 온전히 가져 갔으면 합니다.

신체를 훼손하는 끔찍한 일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목이 악취인데, 잘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하는 행위는 지독한 악취를 풍기고 있으며,

그들이 지나가는 곳 마다 악취를 남기고 있으니까요.

 

저는 무시무시한 외계인이 나오거나, 외계인이 괴물로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도 고민 고민 하다가 읽었습니다.

뭔가 오래 머리 속을 떠 다니는 작품인 건 분명합니다.

오늘 밤 잘 자려면 이 냄새를 덮을 수 있는 훈훈한 얘기를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 반전은 ‘헉~ 하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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