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차 독자의 진심 펀치 추천작 2 감상

대상작품: 백만 번의 종말 (개작) (작가: 노말시티, 작품정보)
리뷰어: Campfire, 16시간 전, 조회 11

‘8년 차 독자의 진심 펀치 추천작’이라는 제목은 60회 정도의 조회수 유도를 할 수 있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는데, 1편에서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8년 차라는 단어의 무게가 가벼웠던 건지 리뷰를 쓰기 전에 기대했던 만큼의 조회수는 얻지 못 했다. 그러나 이왕 1을 붙인 김에 2편까지는 써봐야 하지 않나 싶어서, 그러나 다 읽고 나서 리뷰하기로 정했던 1편과 달리 이번에는 진심 추천작에 걸맞을 거라 ‘예상한 작품’을 골라 읽고 왔다.

왜 그런 것인가하면 2019년에 몇 화 읽다가 그만두었던 소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백만 번의 종말>이다. 6년이 지난 후에도 기억에 남아있을 정도로 재밌었지만 하필 당시에 구상했던 소설과 설정이 너무 유사했던 탓이다. 꽤 애정을 갖고 있던 소재였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표절 시비를 피하기 위해 생각했다.

‘이건 내 소설을 다 쓸 때까지 미뤄두도록 하자.’

그렇게 마음 먹은 동안 이 작품은 완결이 났고 거기다 리메이크 연재까지 하더니 그 리메이크가 완결난 지도 6년이 지나게 되었다. 엄청나게 게으른 나는 올해에야 소설을 쓸 수 있었다. 이것이 내가 이 작품을 지금 리뷰하고 있는 이유이다. 한편 10년이 넘는 구상 시간에 비해 내 소설 <8월의 범인>은 타임리프 공모전 예심탈락이라는, 들인 시간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남겼다.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사자성어는 흔히 크게 성공을 이루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사실은 큰 계획을 세우면 실패한다는 의미라고 들은 기억이 있다. 맞는 말이다 싶은 것이, 원고지 1,000매 내외의 장편의 완결과 리메이크를 2019년 한 해에 끝낸 이 작품(과연 어떤 작품이 리메이크를 거쳤다면 리메이크 전과 리메이크의 두 작품은 같은 작품인가? 이 질문의 해답은 작품에서 밝혀진다)은 객관적으로 보기에 같은 소재에서 출발했어도 내가 쓴 단편보다 훨씬 완성도가 높고 재미가 있었다.

이 작품은 30일이라는 시간이 루프 하는 현상이 일어난 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세계에는 네 가지 절대적인 법칙이 존재한다.

1.30일이 지나면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진다.

2.그 순간 루프가 일어나고, 회차가 넘어가면 인간은 기억을 잃는다.

3.사람을 죽이면 다음 회차에서도 기억이 이어진다. 즉 매 회차마다 사람을 1명 이상 죽여야 기억을 유지할 수 있다.

4.사람을 1명 이상 죽였더라도 그 회차에서 사망하면 기억은 초기화된다.

이 작품은 이 기본적인 네 가지 법칙을 가지고, 루프라는 현상에 대해 알지 못 하던 주인공이 루프를 하게 되고, 일견 평범해 보였던 권력 기관들의 지배구조를 알게 되며 벌어지는 주인공의 외적 내적 투쟁을 그린 소설이다.

사실 영업을 더 하고 싶은데, 이 작품은 27화 중에 1~9화가 제일 재밌고 반전도 있는 파트라 내용을 속 시원히 소개하기가 힘들다. 2011년에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고백>이 나왔을 때, 원작 소설을 먼저 읽었던 나는 영화 소개를 보면서 ‘이것까지 얘기 한다고?’하고 놀랐던 적이 있다. 소설 기준으로 <고백>의 1장을 통째로 소개했었는데, 1장은 책으로 나오기 이전에 단편소설로 먼저 나온 작품이었다. 그때 느꼈던 모르는 채로 보는 게 더 재밌을 거라는 아쉬움을 이 작품에서도 느꼈던 터라 소개는 더 이어가지 않겠다.

그래서 이쯤에서 나는 한 번 제목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 8년 차의 무게를 믿고 읽어보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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