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차원의 벽을 허무는, 이야기 속에 이야기 속에 이야기 감상

대상작품: 어쩌다 서바이벌 (작가: penguin, 작품정보)
리뷰어: 노르바, 2시간 전, 조회 3

이 소설을 제대로 보려면,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다음, 다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만 본 다음에 중간의 본 연재를 읽어야 이해되는 구조다.(…)

 

이야기의 외피 자체는, 한 남편이 아내의 불륜에 대해 말하며 시작한다. 그런데 그 아내의 불륜상대의 멱살을 잡으며 마주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이야기’ 그 자체다. 그렇다 그 이야기. 글로 된 그거.

 

따라서 이 작품은 불륜 서사로 출발하지만, 그건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 소설은 이야기와 인간, 아니 이야기와 등장인물 또는 이야기와 독자와의 ‘주종 관계’, 현실과 허구의 경계, 그리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말하지 못하는 자아’라는 문제로 확장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독자는 어느 순간 자신이 읽는 이 텍스트가 ‘이야기’씨 라는 실체에 집어삼켜지고 있음을 체험하게 된다. 그래서 마지막에가서는 “내가 지금 뭘 본거지…” 라는 멍한 상태만 남게 된다.

결국 이 작품은 ‘이야기’라는 존재가 인간보다 더 오래, 더 강하게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말하는 게 아닐까 한다. 남편 화자는 “이제 진짜 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말하며 끝나지만, 이미 독자는 안다. 그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으며, 마지막까지도 존재하지 않을 것임을. 그리고 그를 대신해 말하는 것은 ‘이야기’ 그 자체라는 것을.

 

 

…그래서 이 소설이 재밌냐고? 아니 별루다.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교훈도 없다. 그러니 이제부터 내가 제대로 평론을 하자면, 우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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