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것은 아내인가, 죄의식인가-현실 인식의 [실종] 과정 공모(비평)

대상작품: 실종 (작가: 이도건, 작품정보)
리뷰어: 노르바, 3시간 전, 조회 6

[실종]은 일상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불안과 죄책감을 정교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겉으로는 아내가 잠시 사라졌다가 돌아오는 이야기지만, 실질적으로는 폭력 이후의 내면 붕괴와 자기기만, 그리고 현실 인식의 왜곡을 그린 심리극이다.

작가는 외적 사건보다 인물의 심리를 중심에 두어, ‘사라짐’ ‘실종’이라는 단어가 단지 어떤 인물의 부재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공백과 기억의 단절을 의미하게 만든다.

 

작가는 이러한 질문을 남긴 채, 결말을 열어둔다. 그리하여 ‘실종’의 의미는 물리적 사건을 넘어선다. 사라진 것은 아내의 존재가 아니라, ‘나’의 양심과 현실 인식, 그리고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확신이다.

결국 [실종]은 죄책감, 죄의식이 인간의 지각을 어떻게 변형시키는가를 보여주는 심리적 서사라고 생각한다. 진실과 환상이 구분되지 않는 마지막 장면에서, 독자는 등장인물의 현실과 내면의 경계가 완전히 무너지는 순간을 목격하며 동시에 스스로의 현실인식도 무너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우리에게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하나의 질문만을 남긴다.

진짜로 실종된 것은 아내일까, 나의 양심일까, 죄의식일까, 아니면 독자의 현실감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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