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더 개더링의 복잡함 비평

대상작품: 듀얼리스트 데이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BornWriter, 17년 8월, 조회 318

매우매우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우매우 스포일러 함유합니다.

매우매우 매우매우 매우합니다(?)

 

매직 더 개더링이라는 보드게임이 있다. 유희왕이나 뱅가드 같은 TCG의 선조 뻘 되는 게임이다. 실제로 유희왕은 작가가 친구에게서 매직 더 개더링을 배우다가 룰이 너무 어려워서 때려치고, 자기 만화 그릴 때 룰을 간소화해서 그린 것이라고 한다. 매직 더 개더링은 올해로 25주년을 맞는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플레이어가 너무 적다. 일단 룰이 복잡하기도 하지만, 카드 값이 만만치 않다. 부스터팩 하나에 4500원인데 왠만큼 굴러가는 덱을 만드려면 5만원 정도는 때려넣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도 전역한 이후로는 오프라인 MTG를 하지 않는다.

구구절절 말이 많았는데, 앞에 한 문단 정도 MTG이야기를 깔고 간 것은 이 작품이 소재를 잘 잡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선 나는 이 작품이 듀얼리스트가 듀얼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우왕, 카드껨을 소설로 쓰면 거의 대부분 지루하던데 이건 어떠려나’ 하고 읽기 시작했다. 처음 몇 문단은 내 예상대로 듀얼하는 이야기였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듀얼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훔치고 뺏고 잃어버리는 끝에 결국 되찾는 이야기다.

 

나는 유희왕을 하지 않아서 본문에 나오는 카드가 얼마나 대단한 카드인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작품이 MTG가 아니라 유희왕이라서 좋았던 것은 우선 학생들의 ‘접근성’ 때문이었다. 유희왕 카드는 동네 문방구에서 안 파는 곳이 없지만, MTG는 파는 곳이 거의 없다. 게다가 한 팩에 4500원인 MTG 부스터팩을 40개 사려면…. 학생들 용돈으로는 택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한 학교에 여러 학생들이 MTG를 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유희왕을 하는 쪽이 더 사실적인 것이다.

부스터 팩 상자까기 하는 장면도 좋았다. 그것이 복선으로서 제대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이런 소설을 썼다면 그냥 ‘못뽑았따’ 하고 말 장면이었을 텐데, 그걸 이렇게 활용하는 면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언젠가 매직 더 개더링 하는 소설이 쓰고 싶다. 그렇지만 룰의 복잡함 때문에 소설이라기보다는 설명문이 되어버릴 듯하다. 이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 읽기 시작했는데, 내가 원하는 방향의 해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나름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으니 투덜거리고 싶지 않다.

 

 

 

+ 슈퍼레어가 나올 확률이 5%인 부스터 팩 40개를 깐다면, 슈퍼레어가 하나 이상 나올 확률은 (내 계산이 맞다면) 약 8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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