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소재의 범죄 수사물이 될 수도 있는 작품을 소개합니다. (아직은 모릅니다만…) 의뢰(감상)

대상작품: 모기 사냥(살인자와 형사의 이야기) (작가: 오만년묵은청개굴, 작품정보)
리뷰어: 태윤, 4일전, 조회 21

제가 소개할 이 작품 [모기 사냥]은 이 작품의 작가님께 의뢰를 받아서 리뷰를 작성하는 작품입니다.

 

1. 작품 소개

[모기 사냥]은 범죄 스릴러 소설이고 추리가 가미된 미스테리물은 아닙니다. 연쇄 살인범을 추적하는 형사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이야기인데 최근 이런 스타일의 스릴러물은 분명한 두 가지 흐름 중 하나를 택하게 됩니다.

범죄자의 시선을 따르면서 범죄의 잔혹성을 보여주는 스릴러의 형식이거나 아니면 잔혹한 범죄의 실타래를 한 가닥씩 추적해 나가는 수사관들의 행적에 포커스를 맞추는 방식 중 하나를 따르게 되더군요.

이 작품의 경우엔 후자의 스타일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아직 작품의 초반부 정도의 진행이라 작가님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작품을 이끌어가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재까지의 작품의 흐름은 범죄를 쫓는 수사관의 시선과 그들의 이야기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작품의 경우 사실 분명한 제 소견을 피력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아직 30화 밖에 연재가 안 된 작품이기도 하고, 작품에 따라 30화 정도면 이야기의 윤곽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작품은 작가님이 밝히셨듯이 아직 이야기의 초반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에 대해서 30화까지 보여진 모습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드리고자 합니다.

2. 캐릭터

이건 순전히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이야기의 매력을 폭발시키는 가장 큰 원동력은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매력적인 캐릭터는 스스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기도 하고, 스토리의 막힌 부분을 알아서 뚫어주기도 하거든요.

이 작품의 몇몇 등장 인물은 생동감과 현실감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형사 유 도율의 경우, 강력계 형사를 직접 접해 본 적이 없는 독자라 할 지라도 어느 정도 그들의 삶에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현실감 넘치는 인물이며, 작품 내에서의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도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현실감을 가진 건 아닙니다. 현실적인 배경을 갖춘다 하여 모든 인물이 현실적으로 보이는 건 아니지요. 소설에서 어떤 인물이 독자들에게 현실감을 보여주려면 다양한 요소를 갖춰야 합니다. [모기 사냥]의 등장 인물을 보면 아주 적절한 생동감과 현실감을 갖춘 인물이 있는가 하면 ‘저런 사람이 있다고?’ 하는 의구심이 드는 인물도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연쇄살인범을 쫓겠다고 갑자기 교편을 잡고 모기를 연구하는 김 사헌 교수라는 캐릭터는 조금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결국 이야기에 개연성을 채워주는 건 캐릭터이고, 캐릭터에게 행동의 당위성을 부여하는 건 잘 짜여진 스토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둘은 서로 상호 보완하게 되고 그 중 어느 부분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가 하는 건 글을 읽는 독자 개인의 취향이겠지요. 제 개인적 취향으로 이 작품의 인물들은 장편의 이야기를 이끌어가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보여집니다.

3. 스토리

스토리 자체를 두고 본다면 [모기 사냥]은 신선한 발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가는가 하는 부분도 중요하겠지만, 일단 먼저 짚고 싶은 부분은 이 작품이 웹 소설이고 장편 연재물이라는 점입니다.

웹 소설은 컴퓨터나 핸드폰을 이용해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학 매체입니다. 제 주변의 웹 소설 독자분들은 버스 안이나 지하철, 혹은 점심 식사 후 잠시 시간이 났을 때 웹 소설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독자를 자석처럽 빨아들이는 작품들의 경우 이런 장점을 갖추고 있더라구요.

1-첫 문장부터 시선을 끈다.(명료한 표현으로 이번 화에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밝힌다.)

2-첫 문장에서 밝힌 진행 방향을 벗어나지 않는다.

3-이야기의 마무리에서 다음 화에 대한 힌트를 남긴다.(호기심이 아님)

일단 1번과 3번은 연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한 번에 말씀을 드리자면 이 작품은 시작은 좋으나 마무리가 아쉬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 화부터 일관되게 이어져 온 작품의 스타일을 보면 이야기의 초반부에는 항상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처럼 혹은 어떤 새로운 관심사를 던지는 것처럼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이렇게 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 이전 화를 읽으면서 가졌던 몰입도와 관심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결국 독자분들은 이전 화의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 다음 화를 클릭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장편 연재물의 경우 어떻게 시작하느냐 만큼이나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에 제가 너무 재미있게 본 작품이 민진 작가님의    손(損) 오는 날 인데요. 한 화를 읽으면 다음 화를 클릭하지 않을 수 없게끔 한 화의 분량, 시작에서 결말까지 이르는 몰입도의 배분 같은 세부적인 요소가 균형을 잘 이루고 있었습니다. [모기 사냥]의 경우 2번으로 말씀드린 이야기의 일관성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는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지 않고 무릉시에서 벌어진 연쇄 살인 사건으로 중심으로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갑니다. 아직 초반이지만 후반부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4. 장점과 단점

이 작품이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이유는 장점과 단점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모기 사냥]은 잔혹한 범죄를 쫓는 수사물이며, 초반에 이야기의 뼈대를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재미를 주는 범죄 수사물입니다. 미스테리물에 가깝지만 이미 범인과 수법은 다 보여주었기 때문에 작품의 매력 요소는 등장 인물과 생동감 넘치는 묘사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개성과 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개인적으로 아쉽게 느낀 건 작품의 표현 방식입니다. 이 작품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인물에 대한 설명이나 이야기의 흐름 등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 방식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싶은 방식이라 중반부 집필을 하실 때 한 번 살펴보셨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1인칭에서 3인칭으로 계속 바뀌는 글의 시점에 혼동이 올 때가 있더라구요. 누구와 이야기하는 것 같긴 한데 그게 누구인지 알 수가 없는 기분..이랄까요?

그리고 먼저 이야기했던 연재의 마무리에 대한 부분인데, 100화에 가까운 분량을 읽으면서 고민 없이 다음 화를 클릭하게 하려면 기본적 재미 이상의 스킬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한 화를 끝 맺을 때는 다음 화에서 기대가 될 만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TV의 막장 드라마처럼 ‘우성이의 아빠가 나라고?’ 에서 칼로 자르듯 이야기를 끊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범인은 너다!!’ 에서 끝내는 건 예전엔 통했지만 요즘 독자분들은 안 좋아하시는 것 같더군요.

한 화를 읽고서 다음 화를 바로 클릭하게 하는 에너지는 바로 궁금증이죠. 특히나 웹소설을 즐겨 보시는 독자분들은 궁금증과 호기심을 잘 구분하십니다. 호기심은 다음 화의 초반만 읽어도 금세 해결되지만 궁금증은 다르죠. 이번 화에서는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 같은 떡밥을 던져주고 나서 다음 화에서 그 떡밥을 멋지게 회수하는 것이 최고의 연재 비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현재 이 작품에서는 이번 화를 읽으면서 다음 화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지 알 수가 없습니다. 궁금증도 호기심도 생기지 않는 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화에서는 이전 화의 내용과는 관련이 없는 내용이 펼쳐지는 경우가 많더군요. 100화 정도를 기획하고 계신 장편이라면, 그리고 웹 소설 플랫폼에서 연재를 생각하신다면 이런 부분을 고려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5. 단평

개인적인 취향으로 보자면 앞으로의 내용이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장점은 첫째가 신선한 발상이고 둘째가 현실감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 또한 분명합니다. 몰입을 방해하는 이야기의 시점과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에 흐름이 끊긴다는 점은 앞으로 연재를 계속 해나가시면서 보완해주셨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장편 스릴러물은 사실 참 어렵습니다. 읽기도 어렵지만 쓰기도 어렵지요. [모기 사냥]이 많은 독자분들의 사랑을 받는 장편 웹 소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족한 글을 남겨 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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