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무언가를 시작하는 건 너무 늦은 걸까 너무 이른 걸까.’
고등학교 2학년 쉬는 시간, 친구들과 모여 수다를 떨며 이 작품이 시작된다.
수영을 시작한 아이, 키 크기 위해 우유를 마시고 체조하는 아이,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아이들.
한 교실에 아이들이 둘러앉아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떠올라 그리운 마음이 드는 동시에
마치 내가 이 교실 안 아이들의 일원이 된 것 같아 즐거운 느낌이 들었다.
성인의 나이를 훌쩍 넘긴 내가 하는 고민과 같은 고민을 고등학생들이 하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고
장난기 어린 말투로 이야기 하는 아이들의 대답은 제법 진지하고 멋있기까지 하다.
그 중 어떠한 일을 실천하는 아이들의 모습보다 더 인상 깊은 건
내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있는 일을 친구들에게 자신 있게 말하는 모습이다.
이 작품의 마지막 문단처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하지,
내가 말했을 때 아이들의 반응은 어떨까’ 고민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낀다.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공감’인 것 같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과 고민을 해 봤기에.
고등학생 때 나의 고민은 무엇이었는지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려보게 될 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 상황에 놓여있는 문제와 내가 하고 싶은 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게 된다.
또한, 나에게 답을 알려주는 것 같은 따뜻한 말 한마디.
‘맨날 내일이 되면. 월요일이 되면. 다음 달이 되면. 내년이 되면. 면면면 외치다 말잖아.
자기가 해야하고 싶을 때 바로 덤비는 게 맞아.’
‘무슨 일이든 하고 싶다. 해야겠다. 딱 각오했다. 이러면 달력 보지마. 시계 보지마. 바로 시작하는 거야.’
마치 힘내라는 말을 전달해주는 듯한 조언에 정신을 바짝 차리게 만든다.
작품을 읽기 전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그 무언가가 나의 커리어를 위해, 나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어서도 연락하면서 스타벅스에서 신나게 떠들고 싶다는 주인공의 말이 가슴이 와 닿는다.
12월이든, 1월이든, 더 시간이 지나도 내가 마음을 먹는 한 늦은 건 없다고 생각할뿐더러
내가 좋아하는 거, 내가 배우고 싶은 거,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그건 정말 미루지 않고 당장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게 한 이 작품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