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üya mektupları 공모(감상) 공모채택

대상작품: 세탁기의 꿈 (작가: 담장, 작품정보)
리뷰어: 난네코, 11월 4일, 조회 50

Rüya mektupları

꿈 편지

 

 

 

 

 

목차

1. 꿈 분석

2. 꿈 문학

3. 꿈 해석

 

 

 

 

 

 

 

 

 

 

1. 꿈 분석

 

수고한 당신에게 꿈을 선물하세요.

꿈 재생 세탁기

 

당신의 꿈에 사람들을 초대해보세요.

현실과 똑같은 생생한 이상 속으로.

 

세탁기에 들어가 꿈을 꾸는 동안

현실을 까맣게 잊을 수 있어요.

 

담장, 세탁기의 꿈, pp. 5-10.

 

 

인간은 잠이 들면 꿈을 꾸는데, 꿈을 꾼다는 것은 인간에게 나타나는 하나의 보편적인 경험이자 현상이며, 꿈은 인간에게 있어 신비한 측면을 나타내는 기능을 가진 미지의 무엇이자 고양된 의식 상태에 이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로서 태곳적부터 인간의 삶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또한, 동양 사회에서는 오래전부터 꿈의 신비력과 초월적 기능을 인정하여 길흉화복의 점복(占卜)의 수단으로 이용했습니다.

스위스의 정신의학자 겸 분석심리학의 개척자인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 1875년~1961년)은 인간의 치유에 관하여 연구한 학자로서, 칼 구스타프 융은 인간의 치유는 꿈의 해석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으며, 그의 관점에서 치유란 곧 무의식의 영역에 있는 요소들을 의식의 영역에 동화시켜 의식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데, 무의식은 꿈을 통해 나타난다고 보았습니다.

융은 꿈을 무의식의 내용으로 보았으며 꿈속 이미지를 꿈꾼 이의 무의식이 인격화되어 나타난 정신요소로 보았고, 이 정신 요소를 각각 그림자, 아니마 아니무스, 자기 요소로 보았습니다. 그림자란 꿈꾼 사람이 이상적인 자아가 되기 위해 무의식 속에 억압한 인격의 어두운 측면을 말하는데 꿈에 동성의 인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아니마는 남성 안에 있는 여성적 인격을 말한다고 볼 수 있는데 주로 감정 영역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아니무스는 여성 안에 있는 남성적 인격을 말한다고 볼 수 있는데 주로 사고 영역과 관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자기(Self)란 꿈꾼 이의 정신의 중심에 있는 핵으로 꿈꾼 이로 하여금 정신의 통합을 지향하도록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꿈에 그리스도, 원, 타오르는 횃불 등의 형상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자기는 인간의 모든 정신의 전체성을 나타내는 요소로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전체인격의 통일성과 전일성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작품 속에서 묘사하는 꿈 재생 세탁기는 단순한 가전제품의 영역을 넘어서, 메타버스처럼 무의식과 상상력으로 이루어진 이상 세계와 조우할 수 있는 특수한 기계장치입니다. 꿈 재생 세탁기에서는 무의식의 영역에 있는 요소들이 인격화된 정신요소(그림자, 아니마 아니무스, 자기)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카페에 앉아있는 당신 일행에게 누군가 다가옵니다. 그는 누구죠?”라는 질문의 답으로 4종류의 모르는 사람이 선지로 등장합니다.

4종류의 모르는 사람들의 정체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칼 구스타프 융의 무의식이 인격화되어 나타난 정신요소인 그림자(무의식 속에 억압한 인격의 어두운 측면으로 동성의 인물) 혹은 남성 안에 있는 여성적 인격(아니마) 혹은 여성 안에 있는 남성적 인격(아니무스)일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모르는 사람’이라는 인칭대명사로 지칭되고 있으므로 무의식의 영역에서 존재하는 인격일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꿈 문학

 

《莊子》 〈齊物論〉에 “옛날에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었는데 훨훨 나는 나비였다. 스스로 뜻에 맞는다고 여겨, 자신이 장주인 것을 몰랐다. 갑자기 깨고 보니 놀랍게도 장주가 되어 있었다. 알지 못하겠다.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었던가? 아니면 나비가 장주가 되었던가?[昔者 莊周夢爲胡蝶 栩栩然胡蝶也 自喩適志與 不知周也 俄然覺 則蘧蘧然周也 不知 周之夢爲胡蝶與 胡蝶之夢爲周與]”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고전문학의 전통에서 꿈이라는 소재는 다양한 장르에서 무수히 등장합니다. 꿈이란 여러 문학작품에서 자주 사용되는 주제입니다.

 

꿈은 낙화 같고 낙화는 꿈 같으니                                      夢似落花花似夢

사람이 어찌 나비이며 나비가 어찌 사람이겠는가?            人何胡蝶蝶何人

나비든 꽃이든 사람이든 꿈이든 모두 마음의 일이니         蝶花人夢同心事

동군에게 가서 하소연하여 이 봄을 붙잡아 두고자 하네.     往訴東君留一春

 

한용운, 「봄꿈[春夢]」, 『화융지』 12(7), 1908.7.

 

위의 시에서 묘사하는 배경은 봄꽃이 지기 시작하는 늦봄으로, 시적 자아는 떨어지는 꽃을 바라보며 봄이 저물어 가는 것을 몹시 아쉬워하고, 첫 번째 구의 “꿈은 낙화 같고 낙화는 꿈 같으니”는 ‘장주가 나비가 되고, 다시 나비가 장주가 되었다’에서 그 모티브를 차용했으며, 마지막 구에서 봄을 관장하는 신인 동군(東君)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서라도 지금이 순간을 붙잡아 두고 싶다는 시적 자아의 간절한 바람이 서술됩니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꿈’이라는 소재의 역할로, 《莊子》 〈齊物論〉에서는 ‘꿈 속에서’ 나비가 ‘꿈 밖에서’ 장주가 되었는데 여기서 꿈은 현실과 대응되는 또 다른 세계이며, 깨달음의 계기이지만,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 1879년~1944년)의 「봄꿈[春夢]」에서는 꿈()은 낙화(落花) 같고, 즉 지금 현재 꽃이 떨어지는 상황이 너무 아름답고 황홀해서 마치 꿈과 같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 1879~1944)은 시인이자 독립운동가로 『님의 침묵』 (1926)으로 불후의 위치를 점한 한국 근대시사에 뚜렷한 위상을 점하고 있으며, 근대 국문시와 한시를 상당수 남겼으며, 한용운이 지은 국문시 144편 중 17편에 꿈이 등장하고, 그중에서도 「꿈과 근심」, 「꿈 깨고서」, 「잠 없는 꿈」, 「꿈이라면」, 「나의 꿈」, 「추야몽(秋夜夢)」에선 꿈이 주요한 소재로 등장합니다.

또한, 한용운의 한시 160여 편 중에 ‘몽(夢)’이 등장하는 한시가 40여 편 정도 되며, 「영호 화상의 시에 차운하다[次映湖和尙]」, 「염락풍아에 주자가 소동파의 운을 사용해서 매화를 읊은 것을 읽고 그 운을 써서 매화를 읊다[讀風雅朱子用東坡韻賦梅花, 用其韻賦梅花]」, 「스스로 번민하다[自悶]」 등 국문시와 마찬가지로 꿈은 시의 소재로 쓰이면서 시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몇 년 전 (···) 교단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저는 할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스승님에 대한 큰 사랑을 느꼈습니다.

저는 교단의 규율에 따라 모든 명령에 복종했습니다.

견고한 사랑과 믿음이 있었지요.

저의 믿음과 사랑 덕분에 2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일곱 개의 [신의] 이름(isim)을 완성했습니다.

(···)

한마디로, 마음의 눈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신의 뜻은 다른 것이었습니다.

즉, 아무런 이유도 없이 스승님에 대한 저의 사랑이 사라졌습니다.

(···)

제가 이런 고통과 상심에 빠져 있는 사이 우지체의 셰이흐 무슬리훗딘 에펜디의 사랑이 제 마음에서 나날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

이제 사랑은 제 안에서 너무 강해져 한순간도, 한 시간조차 그것을 단념할 수 없습니다.

(···)

그 사랑이 강해질수록 이전의 사랑은 약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Asiye Hatun, Rüya Mektupları, pp. 19-20.

 

위의 산문은 17세기 오스만 제국의 스코페에 살았던 카드리 에펜디(Kadri Efendi)의 딸인 아시예 하툰(Asiye Hatun)이라는 여성이, 자신이 꾼 꿈을 스승에게 전하는 『꿈 편지』(Rüya mektupları)의 일부로, 아시예 하툰의 스승은 현실과 초현실 두 가지 차원에 동시에 존재하는데, 과거에 그녀를 지도했던 스승이 그녀가 살았던 스코페에 있었지만, 그녀는 우지체의 저명한 수피 지도자인 셰이흐 무슬리훗딘 에펜디(Efendi)의 제자가 되는 길을 모색했는데, 위의 산문은 이러한 상황을 아시예 하툰이 스스로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꿈에서 한 남자를 보았는데,

그가 저에게 “당신은 스코페와의 관계를 끊고 우지체로 가서 그 성인(Aziz)과 결혼해야 합니다.

그 사람에게는 아내가 없습니다.

당신이 그의 아내가 되어 그를 섬기시오.

결혼 후에는 당신과 유대감이 생기고,

그분의 성스러운 손으로 당신을 만지며 (···)

어떤 육체적 병이라고 있다면 모두 낫습니다.

당신의 모든 소원이 이루어집니다.

당신의 마음이 항복했으니 (···)

당신은 반드시 그 성인과 결혼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합니다.

 

Asiye Hatun, Rüua Mektupları, p. 25.

 

위의 산문은 아시예 하툰이 셰이흐 무슬리훗딘 에펜디를 결혼의 대상으로 언급하는 부분 중 일부인데,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관계를 아시예 하툰은 결혼으로 맺어진 인연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수피 교단 내에서 스승과 제자 간 관계가 오늘날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더욱 친밀하거나, 나아가 종속적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결혼에 관한 언급은 『꿈 편지』를 여성적 자아가 반영된 작품으로 독해하는 근거 중 하나가 되었고, 꿈을 이용해 은유적으로 내면의 번민을 표현하며, 끊임없는 자기 의심과 소극적인 태도를 반영하는 듯한 글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저에게는 주저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제가 저의 영혼에 대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앞서 자신에게 가장 큰 사랑을 보여주었다는 꿈속 스승의 말에 대하여]

이것이 저희 상황이 아닌 것 같은 망설임이 마음속에 있었습니다.

(···)

제 마음이 오만함으로 가득 차 있어서 안 된다는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Asiye Hatun, Rüua Mektupları, p. 38.

 

여러 번 잠이 들었을 때 스승님이 나타나 ‘후’ 이름을 제안하셨습니다.

이런 일이 여러 번 있었지만 저는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

몇 달간 저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스승님을 마음의 눈으로 볼 때 그는 저에게 ‘후’ 이름으로 영감을 줍니다.

다시 ‘이것은 영혼의 장난이야.

나는 그럴만한 자격이 없어’라고 생각하며 저는 그것을 실천하지 않았습니다.

(···)

매번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Asiye Hatun, Rüua Mektupları, p. 44.

 

『꿈 편지』는 17세기 오스만제국에 살았던 한 수피가 쓴 구도일지이며, 이 글을 쓴 아시예 하툰은 꿈을 통해 구도자의 영적 단계를 확인하는 오랜 수피즘 전통 속에서 스승에게 자신의 꿈을 보고하기 위해 편지를 썼습니다. 이 글은 시, 전기, 논고, 서간집 등 다양한 수피 문학 가운데서도 수피 스승과 제자 간 편지로, 특히 제자의 관점에서 인식한 당대 수피즘 전통의 일면을 보여주는 사료로써 그 가치가 높습니다.

『꿈 편지』에서 아시예 하툰 외에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셰이흐 무슬리훗딘 에펜디는 수피 구도자가 현실과 꿈이라는 두 차원 모두에서 구도의 필수 조건으로 스승의 존재와 중요성을 강하게 인식한 측면을 보여주며, 이후 스승과 예언자 무함마드로 점차 확장되는 영적 권위의 연결고리는 이 텍스트가 19세기에 이르러 정점에 오르게 되는 교단 지도자의 영적 권위가 이른바 예언자 비전을 통해 점차 강화되고 있는 과정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 꿈 해석

 

이쪽이 꿈이야. 너 아직도 세탁기 안에 있잖아.

 

투명한 세탁기 문에 얼굴을 가져다 붙였다. 세탁기 안에서 내 얼굴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기묘한 안정감이 찾아들고 나는 곧 눈을 감았다. 물소리와 함께 귓전에 목소리가 아득하게 들려왔다.

 

우리 수영이 이제 괜찮을 거야. 세탁기 안에서 영원히 행복할 거야. 그곳은 이상적인 꿈을 선물해주니까.

 

꼬르륵

 

물에 잠겨 숨이 가쁘게 일렀다.

 

‘하지만 엄마, 틀렸어요. 이곳은 지옥이에요.’

 

세탁기로 들어차는 폭포수에 낙원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이미 죽었어요.’

 

나는 뜯게나간 성대로 움질댔다.

 

‘우리 이제 의미 없는 짓은 그만 하고 날 땅에 묻어주세요.’

 

담장, 세탁기의 꿈, pp. 43-52.

 

<세탁기의 꿈>은 2023년 7월에 담장 작가님께서 아침에 꾼 꿈을 각색한 52매 분량의 호러 중단편 소설입니다. 꿈이라고 하는 것이 무의식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꿈 재생 세탁기라는 것은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탁기 속에 머리가 빙글빙글도는 것도, 뜯겨진 머리가 말을 하는 것도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세탁기의 꿈>을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보았는데, 현실에서 벗어난 꿈도, 꿈이 없는 현실도 존재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적이고 행복한 꿈은 나비처럼 나풀거리며 날아가는 것이므로, 각박하고 불행한 현실을 잊고 꿈속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영원히 발버둥을 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한다면 행복은 언제나 우리에게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꿈이란 것이 특별히 의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니니까요.

여러가지로 생각을 많이 할 수있는 좋은 소설을 집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난네코 근상(謹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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