முதிர்ச்சியற்ற 감상

대상작품: 미숙 (작가: 적사각, 작품정보)
리뷰어: 난네코, 9월 6일, 조회 52

முதிர்ச்சியற்ற

immature

미성숙한

 

 

 

 

 

목차

1. 새 인간과 물고기 인간

2. 미숙(未熟)에서 성숙(成熟)으로

 

 

 

 

 

1. 새 인간과 물고기 인간

 

 

(p. 1). 팔뚝에 비늘이 붙어있는 게 보였다. 이제는 숨길 수 없을까. 얼마 전 툭 튀어나온 갈비뼈 아래 돋아난 비늘도 전부 떼어냈었다. 르툼은 팔뚝에 돋아난 비늘을 억지로 잡아 뜯었다. 노란 피가 솓구치며 은빛 비늘이 떨어졌고 비늘 끝엔 살점이 뜯겨져 있었다. 르툼은 그것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만 두자. 언젠가 알게 될 일이며 어짜피 미숙은 속일 수 없다. 어쩌면 미숙은 형징의 징후를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p. 3). 새 인간은 교접기 아니면 대지에 오지 않는다. 교접기는 개인마다 달라 르툼이 새 인간이 되지 않는 이상 니소야를 만날 수 없다. 계속 어긋난다면 어쩌면 평생 니소야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 르툼은 주머니에서 깃털을 꺼냈다. 단풍잎처럼 붉은 깃털은 니소야의 짧은 머리칼을 떠오르게 했다. 풍성했던 깃털도 주머니에서 하도 꺼내본 탓에 깃가지가 많이 빠졌다. 어짜피 바다에 가면 깃털을 보관할 수 없다. 볼 수 있을 때 실컷 봐서 뇌에 새기는 편인 더 나을지도 모른다.

(p. 29). 르툼은 숨을 들이마시고 뱉었다. 바닷물을 머금은 더운 숨이 아가미 사이로 빠져나갔다. 르툼은 천천히 해변으로 걸어갔다. 새하얀 포말이 르툼의 발가락 사이에 파고 들었다. 바다의 맥동이 고스란이 르툼에게 전해졌다. 르툼은 목이 잠길 때까지 서서히 나아갔다. 팔을 앞으로 뻗자 비뚤게 돋아난 비늘이 보였다. 아주 오래 전, 르툼의 기억보다 훨씬 가까운 시간에 뜯어낸 흔적이었다. 미숙했던 자신이 만든 상처였다.

(p. 32). 르툼은 바다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무언가에 이끌리듯 헤엄쳤다. 발을 구를수록 르툼이 품었던 붉은 깃털도 태양이 밝게 비춘 대지도 르툼을 평생 돌본 미숙도 바다에 녹아 사라졌다. 르툼이 동경한 모든 것을 전부 잊고 본능을 따라 움직였다. 아래로. 아래로.

 

적사각 작가님의 33매짜리 중단편 소설 <미숙>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문장들을 작성해보았습니다. 작품의 시작은 르툼의 형징(2차 성징처럼 새 인간 혹은 물고기 인간으로 형태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팔뚝에 돋아난 비늘은 르툼의 미숙한 몸이 물고기 인간으로서 성숙해져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적사각 작가님의 <미숙>은 판타지와 SF 장르이기 때문에 작품을 읽으면서 환상적인 미래의 인류의 모습을 묘사한 것 같으면서도, 과거의 인간들이 만든 상상 속의 인류를 묘사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저는 학부와 대학원 전공 때문에, 후자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새(bird)와 물고기(fish)는 생물학적 분류로 동물계 척삭동물문까지는 같습니다. 그보다 더 자세하게 분류하면 조류와 어류는 나뉩니다. 별개의 생물이 되지요. 그러나, 인간의 상상력은 과학적인 원리로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문학적인 내러티브(narrative)는 인간의 감수성을 증폭시킵니다. 과거의 인류는 인간과 동물이 섞인 상상 속의 생물을 상상했습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마의 종족 켄타우로스(Κένταυροι)를 비롯하여 다양한 문화권의 시각자료로 예시를 들겠습니다. 

 

 

 

[Figure 1] Ba-bird (Egypt, Ptolemaic Period, 332~30 BC or later), Wood and paint and gold leaf, 15.5cm x 5.1cm x 9.3cm,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USA.

 

 

 

 

 

[Figure 2] Henry Louis Stephens (American, Philadelphia, Pennsylvania 1824~1882 Bayonne, New Jersey), Son Fish and Sucker, from “The Comic Natural History of the Human Race”, The Comic Natural History of the Human Race, 1851, Color lithograph with watercolor and gum, 17.8cm x 27.7cm,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USA.

 

 

 

 

[Figure 1]에서 바(Ba)는 보통 인간의 머리를 가진 새로 표현되었고, 때로는 인간의 팔을 가진 것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바-새(Ba-Bird)는 이집트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Ptolemaic Period)에 매장과 함께 제공되는 나무 조각상 중 하나입니다. 때때로 관이나 특정 종류의 석비에 부착하기 위해 준비되었습니다. 바 새는 태양 원반으로 왕관을 쓰고 있으며, 신성한 존재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금색 왕관과 붉은 필렛을 착용합니다. 크고 넓은 칼라를 착용하고 있으며, 제드 기둥 부적이 목에 매달려 있습니다. 색상은 선명하고 날개는 아름답게 얼룩덜룩하며, 얼굴, 칼라, 원반 위에 금박이 입혀져 있습니다.

[Figure 2]는 헨리 루이스 스티븐스(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1824~1882년 미국, 뉴저지주 베이욘)의 작품으로, 인류의 만화 자연사(The Comic Natural History of the Human Race)에 등장하는 아들 물고기와 빨판(Son Fish and Sucker)이라는 그림입니다. 찰스 로버트 다윈(Charles Robert Darwin, 1809~1882년)이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을 출간했던 1859년보다 더 앞선 시대의 작품으로, 실존하는 생물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만화라는 장르의 속성을 이용하여 실존하지 않는 상상 속의 생명체를 그린 것 같습니다.

 

 

 

 

 

 

 

2. 미숙(未熟)에서 성숙(成熟)으로

 

근대 문학에서 미숙의 양상은 ‘어린’ 대상을 바라보는 어른 주체 또는 타자의 고정된 시선으로부터 발생하며, ‘미숙함’은 계몽 개념이 전 사회적으로 강요된 시기, 미흡하지 않은 대상의 ‘인식’에서 발견되고, 미숙함은 성인(成人≒어른)과 반대되는 것으로 의미화됩니다. ‘어린 사람’(아희, 어린애, 얘, 소년, 소녀 등)은 비교를 통해 미숙함의 속성을 부여받고, 비교의 주체는 글의 서술자로서 과거를 추측하고 언어로 상정하는 사람이며, 어린 사람은 어림짐작으로 판단되는 누군가입니다.

또한, 개인 주체가 세계로부터 자아를 분리하였다가 재접근하는 존재적 탐구 과정에서 ‘나의 연약함’을 발견합니다. ‘나’는 ‘나를 생각하는 존재’로서 ‘나의 존재 구현 과정’을 단순화하는데, 이 과정에서 언어는 논리적 체계를 밝히기 위한 사유의 도구로 활용되며, 지금-현재의 나를 대변하는 가장 원초적인 것은 감정이고, 가까운 미래에 발생 가능한 현상의 대전제가 될 수 있으나 감정은 다른 개체 및 사건의 단독 원인이 될 수는 없고, 감정을 바탕으로 한 나의 사유가 ‘준-실체’를 획득하려면 그것을 언어로 공표하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문학에서 어린 대상은 “풍경으로서 발견”됩니다. ‘앎=이상향’으로서 계몽의 지표는 ‘미숙’을 개선의 대상으로 여기고 그러한 개체를 고정된 이미지로 형상화함으로써 실현 가능해집니다. 성장서사는 인물의 성장을 다루는 이야기로서 성장의 과정, 즉 한 인간이 자아를 형성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겪는 갈등과 성숙의 시간을 담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성장소설은 특수한 역사적 상황과 맞물려 미성숙한 소년이 식민지 시대, 민족의 분단, 산업화 등의 급격한 사회적 변화가 일어나는 현실에 대응하여 갈등을 겪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간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성장서사는 사춘기의 소년/소녀가 죽음, 성(性), 선함과 악함, 아름다움과 추함 같은 충격적인 경험을 수용하면서 이전과 다른 변화의 효과로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다룹니다. 적사각 작가님의 <미숙>이라는 소설에서도 주인공 르툼이 자신의 신체적 변화를 수용하고 물고기 인간으로 성숙해져가는 성장서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가미로 호흡하고 바닷속을 헤엄치는 르툼이, 자신의 정체성을 수용하고 미성숙에서 성숙으로 나아갔다고 해석합니다. 좋은 작품 써주신 적사각 작가님께 감사하며, 리뷰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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