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와 용서 공모(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부활 (復活) (작가: 뿡아, 작품정보)
리뷰어: 적사각, 8월 9일, 조회 58

 본 리뷰는 소설 내용을 전부 다루고 있기 때문에 소설 본편을 먼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재미 있어서 술술 읽히실 거예요.

 

 

 ‘부활’을 모티브로 다루는 이야기를 종종 어렵지 않게 접한다. 영화, 드라마, 소설까지. 부활을 다룬 이야기 중 가장 유명한 이야기인 성경을 생각하면 그 역사 또한 깊다고 할 수 있겠다.

 필자는 본 소설을 천일야화나 이솝우화에 나올 법한 이야기처럼 읽었다. 죄와 벌. 그리고 복수. 필자는 복수에 대해 다소 과격한 입장이다. 그러니까 복수를 해야 한다면 그 끝을 반드시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해자에 의해 오랜 세월동안 물질적 피해와 정신적 고통을 받았는데 복수의 끝은 허무하다며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한다. 복수의 끝이 허무한지 허무하지 않은지는 피해자가 결정할 일이다. 그렇기에 바흐만이 성주를 죽인 건 아주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겁탈 당한 아내를 잃고 아내가 당한 일을 복수하기 위해 성주를 살인한 일 말이다. 그 대가로 바흐만은 돌팔매질을 당해 죽음을 맞이하며 극의 첫 번째 복수는 익히 하는 복수의 씁쓸한 뒷맛을 느끼게 한다. 이렇듯 복수는 한 쪽이 목숨을 다해야 끝나며 복수의 굴레는 끝난 것처럼 보였다.

 바흐만의 부활은 성주의 아들 압툼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죽은 자가 살아나는 것 말고도 아버지의 복수를 갚았는데 그 임무를 다하지 못한 셈이 되었다. 압툼은 복수를 완수하기 위해 도망 간 바흐만을 쫓아 세상 끝으로 향한다. 그 과정에서 압툼-카바드와 그를 따른 일행은 고립된 배 안에서 인간으로서 해선 안될 짓을 저지르고 만다. 그것은 산 자에게도 죽은 자에게도 지옥이나 다름 없다. 마침내 바흐만을 만난 카바드는 보자마자 뺨을 후려치지만 바흐만은 반대쪽 뺨을 내민다. 용서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듣기까지. 카바드는 화를 내지만 여정을 동고동락한 이들은 어느새 바흐만 쪽에 선다. 압툼 입장에서는 배신감을 느낄 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바흐만의 교리를 배우며 복수는 덧없으며 용서와 사랑만이 복수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소설 말미에 바흐만이 어떻게 복수의 굴레에서 벗어났는지 보여준다. 죽음보다 더 끔찍한, 지옥같은 고행을 겪은 후에야 바흐만은 용서만이 마음의 평화를 안겨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결국 복수의 굴레를 끊을 수 있는 건 자신 밖에 없다. 복수란 그 일을 당한 나의 억울함과 분노를 풀기 위해 타인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그 폭력은 다시 내게 되돌아오고 그것은 끊임없이 나와 타자 사이를 왕복한다. 둘 뿐이면 그나마 상황은 낫다. 복수는 대를 이어 한 핏줄이 끊어질 때까지 모두를 피로 물들인다. 복수의 칼날이 타자가 아닌 스스로에게 향했을 때 비로소 복수는 끝이 난다. 물론 불 같이 타오르는 복수심을 스스로 잠재운다는 건 어려울 것이다. 사자는 죽은 자신을 대신해 복수를 해달라고 울부짖을지도 모른다. 필자도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는 폭력으로 되갚아주는 것이 복수의 끝이라고 생각한다.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복수의 굴레에 갇힐지라도. 필자는 복수를 다루는 방법 중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용서만이 복수의 업화에 빠진 이들을 구할 수 있음을 틀림없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물론 누군가를 해치고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이 처음부터 없어야 하겠다.

 감상문을 쓰고 보니 ‘부활’은 단순히 바흐만의 육체적 부활을 넘어 정신적 부활, 그리고 바흐만의 교리를 얻은 많은 이들의 정신적 부활을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옥 같은 항해 속에서 시체들을 밟고 일어선 이들은 그들의 죄를 용서하고 용서 받고 죄책감을 안으며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신적인 부활을 한 것이다. 떠나가는 바흐만을 막는 카바드 역시 새롭게 부활한 것이다. 필자가 꼽는 이 소설의 백미다.

 부활. 불꽃에서 타올라 재에서 다시 태어나는 불사조처럼 우리가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것, 정신적으로 태어날 수 있는 건 고통스럽지만 그것을 해냈을 때 우리는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잊고 있었던 걸 꼬집는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부활’은 그것에 딱 맞다. 이야기도 술술 읽히고 아주 재밌다.

 

 재밌었습니다. 이런 소설을 써준 뿡아 작가님께 감사 말씀 드리며, 오해석이 있다면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인명이 틀려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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