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행동이 만들어 가는 삶의 복잡한 모양새 공모(감상)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행복한 삶 (작가: 권선율, 작품정보)
리뷰어: JIMOO, 3월 4일, 조회 84

인생을 돌아보면 끊어진 것만 같았던 길 끝에 또 다른 길이 있었다. 막다른 골목이라 생각하고 돌아섰던 곳에 사실은 조금만 더 모퉁이를 돌아가면 여러 갈래 길이 나온다는 걸 몰랐다. 그땐 분명 이게 최선인 것 같았는데, 왜 몰랐을까? 그래서 생각하게 된다. 이랬으면 좋았겠다, 저랬으면 좋았겠다. 생각한다고 결말을 바꿀 수는 없다. 후회하는 사람은 자꾸만 자신의 과거 행동에서, 타인들이 무심결에 내뱉은 말의 조각에서 단서를 찾는다. 최악의 선택을 했다면 그건 그 사람이 가진 최선이자 그날의 한계였다. 이유를 찾는다고 달라질 건 없다. 스스로에게 그랬어야만 한다고 왜 그러지 못 했냐고 다그치며 올바른 길이 어디쯤이었을지 찾게 되는 이유는, 잘못된 길로 걸으면서 잃어버렸던 소중한 사람들을 찾고 싶어서일지 모른다. 폐허가 되어버린 텅 빈 자리에서 서성거리며 떠나지를 못하는 사람처럼.

많은 여운과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있다. 전작인 <하류>는 판타지 장르임에도 완벽하게 매듭지지 않은 나머지 인물들이 결말 이후 어떻게 되었을지 계속 궁금하고 먹먹했다. 만들어진 이야기라기보단 현실 어딘가에 살아있는 누군가 자기 삶의 일면을 들려주듯 생생하다. 권선율 작가님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에는 그런 힘이 있다.

<행복한 삶>은 액자식 구성의 소설이다. 해선이 연우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현재 시점이 처음과 결말에 배치되어 있다. 사촌 수희 언니가 죽고 해선이 그녀의 딸 연우를 키우게 된 연유를 회상하는 과거의 이야기가 이야기 전체를 이끄는 핵심이 된다.

 

 

나의 삶과 타인의 삶은 그 사람이 되어 살아보지 않고는 다 알 수가 없듯이. 최악이 될 선택지를 고르려는 해선과 그 상황을 모르고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연우에게도 앞으로 어떤 많은 이야기가 무수히 펼쳐지게 될지를 궁금해 하게 될 것 같다. 이야기는 끝이 났다. 그들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