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그 회사엔 무슨 일이… 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신입사원 (작가: 이시우, 작품정보)
리뷰어: 매미상과, 1월 31일, 조회 50

저는 작년 10월에 운이 좋게 소설가분들과 이시우작가님을 만났는데요. 브릿G에서 좋은 인연을 만난 것 같아 기뻤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기억 못 했는데 제가 이시우 작가님의 ‘넷이 있었다’를 봤었더라고요. 밀리의 서재에서 재밌게 봤습니다. 그때 말했다면 좋았을 텐데 싶었어요.

어쨌든 이제 ‘신입사원’ 소설에 대해 들어가 보겠습니다.

저는 소설을 볼 때 주인공의 이름과 지명을 자세히 보는 편이에요. 주인공의 이름은 ‘세일’이죠. 저는 이 이름이 ‘세일즈맨’의 줄임말을 사용한 것이라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습니다. ‘어떤 것을 영업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으로 처음에는 봤습니다. 두 번째로는 ‘시간을 판다’는 의미에서 ‘세일’일까라는 추측했습니다. 이 회사를 주인공이 이상하게 여겼던 게 시계를 보는 직업이기 때문이죠. 어떤 이에게는 그저 시계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일이 쉬워 보이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주인공 ‘세일’은 사회 초년생으로 젊은 나이일 테니 회사에서 능력을 쌓는 일이나 다른 일들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을 회사에서 보내는 것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회사는 주인공 ‘세일’의 시간을 사는 게 아닐지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왜 과천일까? 과천은 서초구와 강남구에 가까운 경기도 지역으로 강남 회사원들이 선호하는 거주지입니다. 강남만큼은 아니지만 과천은 아파트 가격도 비싼 곳입니다.  그런 곳에 있는 회사니 외지지도 않고 서울만큼은 붐비지 않는 곳이죠. 기사를 보니 과천은 관악산의 얼굴에 해당하는 풍수지리상으로도 훌륭하다고 나와 있기도 하네요. 이런 지리상의 부분도 코스믹 호러를 제작할 때 중요하기에 염두에 두고 썼지 않았을지 하는 부분입니다.

사실 이렇게 말하지만, 저는 주인공에게 발음이 부드럽거나 기억에 남는 강한 이름을 지어주기는 합니다 :smile:

이 책의 마지막에 ‘현상과 해석’이라는 이름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저는 이것이 궁금해서 인터넷창에 검색을 해보니 니체의 [유고] 안에 있던 글이 나오더라고요.

[현상(Phänomen)세계는 우리가 실제라고(real) 받아들이는 정돈된 세계다. “실재성”은 동일하고 알려져 있고 유사한 사물의 지속적인 회귀에, 그것들의 논리화된 성격에, 우리가 계산할 수 있고 산정할 수 있다는 믿음에 놓여 있다. [···] 우리의 감관의 수용성과 오성의 자발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사물 자체’가 어떻게 가능하지에 대한 물음은 다음의 질문에 의해 거부되어야만 한다 : 사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사물성’이란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다. 문제는 이런 가상적 세계를 만들어내는 또 다른 종류<들이> 많이 있을 수 없는가 하는 것이다 – 그리고 이러한 창조, 논리화, 정돈, 위조 행위가 최고로 보증된 실재 자체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가해진 외부세계의 작용’ 또한 저렇게 원하는 주체들의 결과일 뿐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KGW Ⅷ 2 9[106], 59쪽; 한글판 75쪽)

[네이버 지식백과] 현상과 해석 (니체 『유고』 (해제), 2004., 백승영)]

책 안에 있는 ‘현상과 해석’이 이를 뜻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위에 있는 글이 이 책과 걸맞기에 작가님이 이 부분을 생각하고 쓰신 게 아닐지 하는 짐작을 했습니다.

주인공 ‘세일’이 “이래도 되는 건가?”라는 말이 몇 번 나옵니다. 초반에는 간단하던 일이 점점더 강도가 세지며 회사의 민낯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죠. 오픈 결말이라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저는 코스믹 호러를 습작한 적이 있기에 오픈된 결말을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무기력함을 느끼는 존재를 이기면 코스믹 호러의 매력을 저하할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렇답니다. 그런 부분에서 저는 결말이 좋았습니다.

신비로운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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