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동/력/{충격}/진/짜/있/음/! 공모(감상) 브릿G추천 이달의리뷰 공모채택

대상작품: 지/박/령/{충격}/진/짜/있/음/! (작가: 담장, 작품정보)
리뷰어: 이외, 1월 6일, 조회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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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소설에 대한 전반적인 감상을 포함하고 있으니
아직 읽지 않으신 분께서는 꼭 읽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블라인드 | 블라블라: 이거 안 되는 이유가 뭐야? 무한동력배터리?

 

 

 

무/한/동/력/{충격}/진/짜/있/음/!

– 작품 끝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

 

 

 

언젠가 걷는 게 너무 싫어서 차라리 날아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날을 통렬하게 반성하게 하는 소설이네요. 중력은 소중한 힘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묘한 곳에서 현실적입니다. 길가다가 머리가 깨져 죽은 사람? 그럴 수 있죠. 그렇게 죽었는데 저승이 없다? 그것도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귀신을 등쳐먹는 사람의 이름이 삭이군 보살이다. 그래요. 그것도 그럴 수 있습니다. 산 사람 등도 처먹는 게 현실인데 죽은 사람 등골이라도 못 빨아먹을 게 뭐 있답니까. 적절히 현실적인 블랙유머와 픽션적 상상력이 가미된 이 작품은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작품입니다.

 

왜 하필 지박령 프로젝트일까요. 지박령의 재정의가 저는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일반적인 통념에 따르면 지상을 향한 미련을 버리고 자유로워 지는 게 죽은 자의 도리인데, 오히려 자진해서 지박령이 되려고 하는 귀신들이라니요. 웃지 않고서 넘길 수 없었습니다. 작품에서 지박령은 일반적인 정의,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원한을 가진 귀신' 에서 작품 만의 정의, '중력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귀신' 으로 변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삭이군 보살에 따르면 '한'이 '중력'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는데 우리의 주인공 귀신에겐 한이랄게 없지 않았나요? 불안해 할 틈도 없이 작품은 웬 듣도 보도 못한 -그러나 묘하게 친숙한- 일정표를 들이밀어 우리를 또다시 웃게 합니다. 자꾸만 홀리게 하는 게 아무래도 작가님이 귀신이 아닌가 합니다.

다시 돌아가서,절정부의 주인공 귀신은 지박령의 진정한 의미를 실현하게 되죠. 한을 스스로 만들어내며 자기 의지로 귀속되고 맙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인에게 한을 빚어내기란 참 쉬운 일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럼요. 내 집 마련을 했는데 떨어져 나가버릴걸 생각한다면 무섭도록 강한 중력과 같은 한이 생기겠죠. 그렇게 한국인의 한을 통해 주인공 귀신은 환상의 존재라는 평생직장을 갖게 됩니다. 워(Walk)라벨은 무슨 워(Work)라벨도 없는 직장 말입니다. 일하다 죽었는데도 영원히 일해야 하는 게 주인공 귀신의 현실이라니 안타깝기 그지없었습니다. 이젠 자의로 퇴사할 방법도 없군요. 딱하기도 하지.

 

이렇게 이야기는 마무리되지만 이 작품의 백미는 작품을 읽고 나서 뒤늦게 몰려오는 후회와 같은 결의 상상입니다.

먼젓번에 날아가 버린 귀신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저승이 없는 게 아닌 건 아니었을까요? 차라리 우주 어딘가로 날아가 버렸더라면… 한이 세지면 거기서 탈출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누구 말에 의하면 한이 모여 서리도 내린다던데, 그렇다면 이건 무한동력이 아닐까요? 아니 애초에, 한이라는 건 무엇일까요?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면 깨닫게 됩니다. 이런 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주인공 귀신의 또 다른 원한이 되는 거겠죠. 갇혀서 할 수 있는게 생각뿐이라면 그만한 지옥이 없을 겁니다. 이렇게 작품을 덮고 나면 몰려오는 상상의 여지에 한참을 빠져있는 것 또한 이 작품을 읽은 독자의 특권일 것이라는 말로 감상을 마치고 싶네요.

참 즐겁게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한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적어볼까도 했지만 어떤 글은 있는그대로 재미를 만끽하는게 더 적절한 읽기일 수 있다는 생각에 급히 감상으로 리뷰를 선회하게 되었네요. 상상의 지평을 넓혀준 멋진 작품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 짧게 감상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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