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약속이 취소된 토요일 오전, 게시판에 서로 30화까지 읽어주고 단상 써주자는 제안을 했다. 그리고 김줴씨님이 댓글을 다셨다. 두려움이 있었다. 나랑 맞지 않는 글이면 어떻게 하지? 일주일 동안 다 읽을 수 있을까? 그런데 그 두려움은 바로 사라져버렸다. 한마디로 땡잡았다.
이 소설은 무당의 저주로 시작한다. “거짓을 말하는 날, 네 생도 함께 끝날 것이다.” 그리고 그날 아버지가 죽는다. 이 내용이 1편인데, 딱 1편만 어렵다. 어렵게 쓰이지 않았고, 문장도 수려하고, 이야기 전개도 흥미로운데, 아마도 조선시대 노비를 다루는 이야기구나 하는 점이 마음속에 ‘정통 사극인가?’라는 무거움으로 자리 잡았나 보다. 그런데 2장부터 그냥 막 읽힌다. 31부까지 읽었는데… 대충 아침 10시부터 저녁 5시 30분까지 밥 한 번 먹고, 커피 두 잔 정도 타러 갔다 온 시간을 빼놓고 계속 읽었다. 아니, 소설이 읽게 만들었다. 쉽고 간결한 문체가 적당한 긴장감을 만들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있을 법한 이야기, 있을 것 같은 사건이 펼쳐지면서 거부감 없이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렇다고 뻔하지 않은 무언가 특별한 긴장감이 흐른다. 억지스럽지 않은 긴장감은 소설 속에 ‘다음은 뭐지? 다음은 이렇게 갈까?’ 하는 호기심을 끊임없이 유발한다. 그러면서 다음을 예상했던 모든 것이 틀린다. 그러면서 너무 재미있다. 기생 월향과의 만남, 사랑 이야기. 아버지, 어머니의 죽음 이후로 혼자가 된 백정 무생. 처음으로 사람으로 대해주는 월향에 대한 애틋함. 그리고 사랑으로 발전하는 이야기. 월향을 때리는 남자를 살해할 수밖에 없던 무생, 수사를 시작한 무사를 또 죽여야 하는 이야기. 그리고 신분을 숨기고 월향이 사또의 부인으로 들어가자 머슴으로 따라 들어가 월향을 지키는 이야기. 사또와 월향의 침소 밖에서 그들의 유희를 모두 다 들어야 하는 운명 이야기. 그리고 갈등… 이런 이야기들이 너무 유기적이고 필연적으로, 그렇다고 신파로 흐르지 않아 더욱 아프게 쓰여 있다. 로맨스이고 스릴러다. 왜 이런 작품을 이제야 보게 됐는지 모를 정도로.. 왜 이런 작품이 조회수가 별로 없었는지 모를 정도로 잘 쓰인 작품이다. 진짜 브릿G에는 보석이 너무 많다. 너무 자세히 쓰면 스포가 되고.. 참.. 죽겠네요.. 지금도 스포를 한 건가.. 무생, 월향, 이호원(사또), 김대감, 한영, 이런 캐릭터들의 설정 또한 입체적이다.
이 작품을 읽다가 로맨스 스릴러 공모전에 꼭 응모하시라고 댓글을 썼다. 빈말이 아니고 정말 수작이고, 이런 작품을 뽑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갑자기 ‘내 소설은 안 되겠구나’ 하면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뭐.. 난 로맨스 스릴러가 아니니까.. ‘장르가 다르다!’라고 위안하기로 했다. 잘 읽히고, 눈이 침침할 때까지 보게 만든다. 이 작품은 진짜 수작이다. 그런데 장편 처음 쓰시는 거라고 해서 약간 (재수 없었다). 그냥 기성 작가라 해주지.. 그래야 나 같은 꾸물이한테 꿈과 희망이 남아 있는 건데… 그런데 어쩌랴… 재미있는 것을…. 한 화만.. 한 화만 더 봐야지 하다가 하루에 31화를 보고 단상을 쓰고 있다. 이분 글 정말 추천하고 싶다. 너무 좋다. 흠을 잡자면, 아이디 옆에 있는 그림과 글이 안 어울린다. 이 정도다. 쩝…. 주유가 죽을 때 “왜 하늘은 제갈량을 낳고 저를 낳으셨냐?”고 했다는데, … 꿈과 희망이 조금씩 자랄 때면.. 왜 자꾸 잘 쓴 글이 보이게 합니까? 그냥 모르게나 하지…
어차피 전 완결을 봐야 할것 같은데… 60화 까지 읽고 단상 또 쓰기 하면 안될까요? 완전 저만 땡 잡는건가…
그런데.. 서로의 소설을 동시간대 읽으며 어색한 부분 알려주고, 댓글로 대화하면서 소설 읽는거 진짜 재미있고 유익하다.. 내 작품의 어색한점만 나와서.. 이런 완성형 작가님은 좀 불리하다…
진짜 읽음 주의다.
물론,,, 재미있기는 한데,
처음 쓰는 장편이라는 한마디에 좌절 느끼실 분은 읽지 마시고,
저처럼 주유 저런거 생각하실 맘 약하신 분들도 가리셨으면 좋겠다.
하지만, 재미있고, 잘쓴 소설을 원하신다면 강력추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