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책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소설 “좀비 버스”에서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그대로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런데 이 좀비 버스에 타고 있는 주인공은 보통의 좀비 장르물에 나오는 주인공과는 분위기가 다른 것이 뭔가 독특한 느낌입니다. 병원에서 타온 약이 거의 다 떨어졌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주인공은 거의 이야기 내내 소극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그저 함께 버스에 탄 사람들을 제3자의 입장에서 관찰할 뿐이죠. 심지어 실제로 위험한 순간이 닥쳤을 때도 외부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아니야, 죽지않아’하고요. 소설의 후반부에 가서야 이 주인공의 진단명이 밝혀지는데, 조현병이라는 진단명을 통해 그동안 주인공의 행동들이 조금은 이해가 갔습니다. 어쩌면 주인공은 좀비떼가 창궐하는 이 모든 상황들이 그저 자신의 조현병으로 인한 환각, 환청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을지.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그저 최대한 관찰하기만 하려 했던 것은 아니었을지, 하고 말이죠. 그렇다기에는 주인공이 관찰하는 모습들의 묘습이 너무나도 디테일하다고 생각되었지만, 좀비가 나오는 현실이든 혹은 자신이 보고 느끼는 것이 환각이든 이 모든 상황은 참으로 비현실적인 현실이라 느껴졌습니다. 그동안 읽었던 좀비 장르물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Q.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이 소설을 읽으면서 조현병을 가진 환자들이 현실을 현실로, 비현실을 비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일지 새삼 생각해보게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좀비가 현실에 나오는 상황은, 특히나 그 좀비가 자신의 옛 연인인 그런 상황은 현실에 있을 수 없는 일일텐데도 주인공은 몇 번이고 자기 자신에게 이 상황이 현실이 아님을, 자신은 죽지 않음을 다짐하듯 속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이 병에 의한 환각과 환상이라는 것은 비단 좀비와 같이 누가 봐도 비현실적인 형상뿐 아니라 너무나도 현실적이지만 현실이 아닌 형상으로도 나타날 것입니다. 자신에게 병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그것이 자기 자신에게는 너무 현실적이기 때문에 매번 여러번 부정을 해도 비현실을 인지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결국에는 남들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생각, 나아가 자신까지도 믿을 수 없게 되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생각이 이어지니 이 이야기가 너무 안타깝고 또 슬프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Q. 책의 미래 독자에게
A. 좀비라는 장르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아닐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혼자 여러 해석을 해보며 읽게 된 소설이었습니다. 현실과 섞여버린 비현실, 어느 것이 진실일지.. 독자들마다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을듯한 소설이라 더 흥미롭고 재밌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