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무관심 속에 살고 있는 현대 사회 풍경의 축소판 ‘드라이브스루’ 공모(감상)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드라이브스루 (작가: 김은애, 작품정보)
리뷰어: youngeun, 23년 11월, 조회 22

우리 생활에서 매우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는 ‘드라이브 스루’

이 작품을 읽기 전 ‘드라이브 스루’ 와 호러의 상관관계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문장을 읽는 순간 “와…” 하는 탄식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오래된 연식의 회색 스타렉스에 옷을 실으며

새벽까지 좋은 품질의 옷을 구하기 위해 일하는 이 작품의 주인공인 수현.

시간에 쫓겨 밥 먹을 여유가 없던 수현은 햄버거 가게의 드라이브 스루를 방문하게 되는데…

과연 수현에게 펼쳐질 사건은 무엇일까?

 

이 작품에서 가장 소름끼치는 부분은 사건 배경이 흔하디흔한 일상 속 풍경이라는 부분이다.

일상 속에서 어느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주인공이 내가 되지 않는 법이 없다는 점.

하지만 짧고 강렬한 작품에도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암시하는 서사적 장치가 존재한다.

‘잔고장도 많이 나고, 툭하면 트렁크 문이 말썽이었지만’ 이라는 문장엔

오래된 연식의 회색 스타렉스를 묘사하는 문장과 동시에

이 작품의 결론을 어렴풋이 알 수 있어 복선으로서의 역할을 완수하고 있다.

 

마지막 문장을 읽은 후 고생한다며 걱정해주던 경비원 분의 친절이 곧 의심으로 바뀌는 건 시간문제다.

트렁크 뒤에 타고 있던 사람과 공범은 아닐까?

세상이 워낙 흉흉하다고 주차장도 깜깜하니까 얼른 차타고 가라는 말을

거듭 읽을수록 소름이 끼치는 건 왜 인지 모르겠다.

 

만약 수현이 “이벤트 중이신가 봐요?” 라고 묻는 직원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면.

“뭐라고요?” 라고 묻는 수현에게 “스타렉스 안에 누군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말해주었더라면.

직원이 카드를 되돌려주며 ‘차 안에 누가 있어요.’ 라는 쪽지를 수현에게 전달해주었더라면.

이 작품의 분위기는 무서움이 아닌 친절함과 감사함으로 마무리 될 수 있었을까?

 

작품 속 상황은 어쩌면 사람의 무관심 속에 살고 있는 현대 사회 풍경을 대변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일이 없도록.

어떠한 상황이든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1% 의심의 끈을 놓지 않은 채 바라볼 수 있기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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