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와 마녀, 낯선 ‘너’와 우리 공모(감상) 브릿G추천 이달의리뷰

대상작품: 달길 (작가: 천휘린아, 작품정보)
리뷰어: 민트박하, 23년 6월, 조회 49

개인적으로 마녀라는 소재를 참 좋아합니다. 판타지에서 등장하는 마녀 뿐만이 아니라, 중세 시대 화형으로 사라진 여자들을 가리키는 마녀도 좋아합니다. 인간의 역사에서 학살은 자주 일어납니다. 우리와 다른, 받아들일 수 없는, 낯선 ‘너’를 ‘우리’에게서 배제합니다. 중세의 마녀는 갖가지 말도 안 되는 죄목으로 누명을 쓰고 고문 받다가 죽었고, 거기에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사악한 마귀와 악마 대신 차가운 이해득실과 계산이 있었습니다. 마녀 사냥은 꽤 돈벌이가 되었다고 하죠.

하지만 그렇게 죽은 여자들 가운데에서 진짜 마녀였을지도 모르는 여자들이 간혹 나타났다는 기록도 있었습니다. 몇 번이나 화형시켜도 다시 살아나 모습을 드러내는 여자가 있는가 하면, 온갖 고문을 가하려 해도 조금도 먹히지 않았던 여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그것마저도 마녀에 대한 공포를 조성하기 위한 사람들의 음모였을지도 모르지만, 이 세상 어딘가에 우리가 모르는, 알 수 없는 마법적이고 환상적인 어느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이비는 철저하게 ‘우리’를 낯선 ‘저들’에게서 분리합니다. 모 종교가 길가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말을 걸면서 포교하려고 하는 건 사실 포교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그렇게 사람들로부터 차갑게 외면당하고 거절당함으로서 자기 연민에 빠지고, 자기들끼리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또 사이비는 구원과 영생을 약속하며 제한적인 인원의 숫자를 정해 놓습니다. 구원 받을 수 있는 인간의 숫자는 정해져 있고, 특별히 선택 받은 ‘우리’가 거기에 들어갔다는 식의 논리는 사이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논리입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사이비들의 공통점을 보면 외부와의 단절, 세뇌, 한 명의 인간이 자기 스스로 자립하여 살아갈 수 없게끔 그들 무리에 의존하고 의지하게 만드는 점 등이 있습니다. 최근 사이비와 관련된 다큐멘터리에서도 해당 내용이 잘 나오지요.

 

 

 

 

 

 

좋은 글에 대한 부족한 감상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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