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책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작품을 읽기 전에는 보통의 소설처럼 전개가 되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열었는데 서간체의 소설이어서 놀랐습니다. 정말로 오랜만에 읽어보는 서간체 소설이어서 우선 매우 독특하다는 생각부터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황유석 대리가 하는 이야기에 의아함을 느꼈습니다. “이게 갑자기 무슨 말이지?” 처음에는 황유석 대리가 소위 요즘 말하는 당돌한 MZ세대같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후반부에서 황유석 대리의 정체가 드러나며 여태 사장과 주고받았던 서간의 내용이 이해되기 시작하더라고요. 제목도 독특했지만, 형식도 독특했고 심지어 소재마저도 독특했던 장르소설이었습니다.
Q.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이 책에 나오는 황유석 대리는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황유석 대리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차별을 받는 존재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소위 마이너리티라고 불리는 주류문화에서 벗어난 사람들, 황유석 대리는 그런 사람들을 대변하는 존재인 것 같았습니다. 주류 문화에 속해있는 사람은 소수 집단의 상황을 배려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류 집단은 소수 집단과 같은 상황에 있어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차별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특별히 차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몰라서 의도와 다르게 차별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고요. 황유석 대리와 같이 소수자를 말로는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그 상황을 고려하여 방침을 만들만큼의 이해를 못 하는 경우도 많지요. 소수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주류 사회에 나타내기 위해 더 단호한 태도를 보이거나 과격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보이기도 합니다. 황유석 대리의 경우에는 퇴사를 통해 차별적인 상황에 대해 대항을 했었던 것 같고요.
사장님은 황유석 대리의 사정을 듣고 제 나름의 방식대로 조정을 해보려고 했지만, 사실 문제는 특근 시간때문만은 아니었지요. 물론 이 문제로 인해 정직 처분이 내려졌다는 내용을 읽으면서, 황대리의 상황을 회사에서 온전히 다 이해한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요. 아무튼 황유석 대리는 그동안 자신이 당했던 차별적인 대우, 그리고 그로 인한 자신의 과격한 대처 등의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 사건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소수자로서 참으로 아팠을 황유석 대리를 넘어 다른 차별받는 사람들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홍성수 작가의 <말이 칼이 될 때>라는 작품을 보면, “소수자들이 처해 있는 불평등의 맥락 때문에 혐오표현은 그 표현 수위와 상관없이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어떤 혐오표현은 특별히 대응하기도 구차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내버려두면 고착화되어버린다”라는 구절이 있어요. 문득 작품을 읽으며 그 구절이 떠올랐고, 황유석 대리 또한 그 과격한 대처는 소수자로써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Q. 책의 미래 독자에게
A. 짧고 독특한 소설이었고, 그러면서도 마이너리티 사회, 그리고 차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재밌게 잘 읽은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