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나누고자 방문했던 집엔 뜻밖의 손님이 와있었다. 동생의 딸, ‘나’의 조카. 동생 부부의 휴식을 위해 하루종일 조카 놀이기구가 되어주었다. 동생의 아내는 돌아와 센스있는 선물을 건넨다. 그녀는 고등학교 때부터 센스가 있었다. 그렇다 그녀는 ‘나’의 동창이다. 동생의 아내가 되고나서 따로 단둘이 이야기 할 시간이 없었는데 동생이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어색했던 호칭을 벗겨내고, 그때 그시절처럼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 친구가 너무 취했다. ‘나’가 학창시절 뱉었던 다소 중의적이었던 한마디가 시작이 되어, 소문은 잠정적 진실이 되었다. 그녀와 ‘나’가 단순히 친구 사이가 아닌 그 이상의 관계라는 것. 문제는 그녀도 ‘나’의 마음을 소문대로 믿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나’에게 뜬금없는 위로를 건네는 그녀. 해결의 5월을 마주하고 싶었는데, 더욱 더 복잡해진 5월이다.
굳이 말을 덧붙이지 않아도 되는 소문들이있다. 너무 터무니없어서 내가 굳이 변명하지 않아도 아무도 오해하지 않을 듯한 그런 소문들. 문제는 사람의 오해는 한 번 시작되면 끝도 없이 꼬리를 문다는 것이다. 조그마한 차이가 큰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이미 소문의 대상을 정해진 틀 안에 넣어버린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의 목소리를 조금 더 명확하게 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내가 생각한 보편적인 상식이 몇몇에겐 상식으로 통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각자의 생각과 관점이 너무 달라 내가 목소리내지 않으면 모른다. 특히 가까운 사이일 수록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해 침묵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내가 아니면 모르는 경우가 정말 많은 것 같다. 자동으로 알아주는 건 없지 않을까. 5월 가정의 달, 먼저 알아주고 챙겨주기를 바라기 보다는 각자의 목소리를 내보는 시간으로 채워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