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 않은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소설, <인공재판> 감상

대상작품: 인공재판 (작가: 윤지응, 작품정보)
리뷰어: 쥰노, 23년 5월, 조회 14

Q. 책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인공재판이라니, 단 네 음절의 제목임에도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는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단 38매의 이야기 속에는 한 편의 스토리와 캐릭터들의 서사, 반전까지도 모두 담겨있었습니다. 출근길에 이게 뭘까 하는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결말이 궁금해서 지하철에서 내려 걸으면서까지 계속 읽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을 정도로 재밌었어요.

Q.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얼마 전 챗GPT와 기후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지구의 미래를 비관해 목숨을 끊었던 한 남성의 이야기를 기사를 통해 읽은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사람이 그런 식으로 자살의 결정을 지을 수 있을까 의아했지만, 기사 내용을 계속 읽다보니 챗GPT 즉 AI가 빅데이터를 통해 내놓은 답을 그것만이 절대적인 답인 것처럼 맹신하고 따르게 된다면 이런 비극적인 일이 생길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의 직업이 사회복지사이자 또한 상담가이다보니 종종 AI나 빅데이터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언젠가는 우리의 직업 또한 AI에 의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이러한 사건에 대해 알고나니 결국 AI 또한 절대적인 해답을 내놓을 수는 없으며 오히려 그 해답은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습니다.

<인공재판>에서의 그 결말 또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기술발전의 맹점과 부작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의 죄에 대해 그에 합당한 벌을 다 받았다고 판단하는 것, 그 죄인의 감정을 통해 이를 읽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했습니다. 인간은 흔히 유혹에도 약하고, 사사로운 감정에 의해 휘둘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드라마에서만 보더라도 재판이라는 현장에 맞닥뜨렸을 때 어떤 가해자들은 검사나 판사가 누구냐에 따라 더 걱정을 하기도, 조금은 안심을 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요. 같은 가해자, 같은 범죄라 하더라도 결국 판단은 인간이 내리는 것이기에 그 처벌을 내리는 주체의 내면 상황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런 면에서 AI는 인간보다 월등히 객관적이고 정확한 주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AI가 재판을 하더라도 그 결과값은 동일하게 나올 수밖에 없겠지요. 모든 AI는 같은 빅데이터를 공유하고 있을테니 말이죠. 그래서 인공재판과 같은 상황이 실제로 나타난다면 지금 재판 현장에 있는 항소와 같은 개념들은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그렇게 결과가 나타난 것은 번복될 수 없을 결과일테니까요.

결국 감정을 가진 인간이든, 감정이 없는 AI든 인간의 어떤 문제에 대한 정답을 내놓기 위해서는 여전히, 아니 어쩌면 앞으로도 쭉 다양한 의견들의 충돌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상황적 변수와 감정을 AI가 가지고 있는 단 하나의 정답이 판단하기에는 오히려 너무 선명한 편견과 경향성을 내보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Q. 책의 미래 독자에게
A. AI가 인간의 상황을 판단하고 판결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 이 책은 혼자서 읽어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읽으며 이와 같은 주제 혹은 다른 주제들로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논의해보면 좋을 듯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밌게 읽은 겻과는 별개로 읽은 이후 AI와 함께 살아갈 우리의 미래 혹은 현재 사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 작품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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