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학, 그는 누구인가 감상

대상작품: 면접 (작가: 으후루, 작품정보)
리뷰어: Julio, 23년 3월, 조회 26

1차 서류 통과와 2차 실무 테스트를 무사히 마쳐 3차 실무진과의 면접이 있는 면접장이다. 한 면접자가 자리에 앉자마자 대뜸 건넨 한 마디

“고백할 게 있습니다”

그의 발언에 성직자도 형사도 아닌 개발팀 클라이언트 부서 팀장이자, 기술 면접의 면접관은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떤 사람이길래 저러나 싶어 이력서를 들여다봐도 이상한 점이 없다. 오히려 탄탄한 스펙에 임원의 백까지 가지고 있는 능력자다. 합격을 코 앞에 두고 있는 그가 스스로에게 죄를 지었다며, 이력서의 모든 내용이 거짓이라고 고백한다.

이 당혹스러움을 내려두고, 인사팀에 문의해보지만 이성학이라는 사람은 명단에 없다. “당신 누구야?”라고 외치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고 다음 면접자가 들어왔다. 다음 이력서를 넘기지 못한 채 이성학의 이력서만 응시하는 그.

이성학, 그는 누구였을까. 회사 면접의 부실함을 고발하기 위해 스스로 면접자가 된 사람일 수도, 정말 이 회사에 들어오고 싶었지만 부족한 스펙으로 떨어진 탈락자일 수도 있다. 그 외에도 가능성은 많다. 그가 어떤 사람이던간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2가지 정도가 되는 듯하다.

첫째, 임원의 백이면 면접과 상관 없이 합격예정자로 분류되는 불합리한 현실. 블라인드 면접, 인맥보다 능력을 중요시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고 해도 입김이 없는 건 절대 아닌 듯하다. 누군가의 소개로 조금은 편히 입사했다는 주변의 이야기가 들리기도 하고, 뉴스에 간간히 취업비리 사건들이 다루어지기도 하니까. 어떻게 해야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는 것일지에 대한 여러 과제가 남아있고, 온전히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대놓고 스스로의 지위를 악용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둘째, 회사의 허술한 보안이다. 공채 지원자 명단에도 없는 그가 어떻게 가짜 이력서를 가지고 1차,2차를 거쳐 3차 면접장에 올 수 있었을까. 위조된 스펙들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신원이 명확하지 않은 자가 회사 건물 안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스스로의 자백에 의해 해프닝으로 마무리되겠지만, 만약 회사의 정보를 캐내려고 하는 산업 스파이와 같은 범죄자가 침입했다면 많은 문제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짧은 이야기였지만, 여러 생각과 고찰을 하게 되는 좋은 글이었다. 사회가 계속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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