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보는 생명체와 마주했다. 언어 장벽 없이 대화하는 세상을 꿈꾸는 번역기지만, 그들의 언어는 번역하지 못했다. 말 안되는 문장만 늘어놓을 뿐. 낯선 만남에 이어 말까지 안 통하니 당혹감이 몰려온다. 술 취한 사람보다는 괜찮겠지, 외계인 때문에 죽은 사람은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이미 죽은자들이라 말이 없던 것일까. 20분쯤 지났을까, 똑같이 생긴 외계인 한명이 네모난 물건과 함께 나타났다. 그들의 언어를 지구의 언어로 번역해주는 번역기, 이제야 말이 통하기 시작한다. 그들이 원한 건 딱 하나 : 냉장고에 아이스크림과 비슷한 물건을 보관해주세요. 경우가 없는 외계인들은 아니다. 보상으로 금 5kg를 약속했으니, 어쩌면 매우 착할지도… 아이스크림을 보관해주는동안, 중앙 시스템이 복구되었고 그들은 UFO를 타고 보수를 주지 않은 채 떠났다.
외계인을 목격한 사람, 외계인과 대화를 나눴다는 사람 등등 외계인과 UFO에 대한 수많은 경험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외계인이 있다고는 믿지만, 그들을 목격했다는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이 소설의 글쓴이처럼 어느날 내가 외계인을 마주한다면, 최대한 많은 기록들을 남기려 노력할 것이기에, 현재까지 목격했다는 사람들의 증거들은 너무 빈약하다. 몇몇사람들이 당혹스러울 수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외계인이라는 단어 자체에서도 느끼듯이 외계인은 우리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소설의 결말은 그렇지 않다는 걸 시사한다. 태어난 생명체라면 자연스레 욕구가 많은 상태로 태어나 그런 것일까. 보수를 주지 않은 건 우연일까, 처음부터 금은 없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