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섬과 육지를 잇고 있던 물의 다리가 무너지고, 섬은 고립됩니다.
섬에 남은 사람은 원주민과 육지사람으로 나뉘어지고, 원주민들은 육지사람들을 탄압하기 시작합니다.
그 와중에 주인공 알렌은 육지로 나갈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되지만,
사람들은 거기에 동조하지 않고, 외려 핍박받게 됩니다.
점점 음산해져가는 섬의 분위기 속에서,
주인공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
고립된 공동체의 음산한 의식과 그 의식에 희생되는 외부인(주인공 일행), 그리고 이어지는 필사적인 탈출 시도는 과거 많은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안겨다준 바 있습니다. 멀리 보면 위커맨이 있고, 가까이 보면 미드소마가 있겠네요.
이러한 종류의 작품이 꽤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평화로운 분위기가 어느 순간 진실에 접근하면서 일변하여 점차 음습하고 절망적인 것으로 변해가는 것에서 오지 않는가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는데요,
이 작품도 그런 테이스트가 강한 작품에 속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읽으면서 인스머스의 그림자도 좀 떠오르구요…
위에서 언급한 작품들처럼 이 작품도 평화로워보이던 동네가 점차 본연의 광기를 드러내며 미쳐돌아가는 느낌이 강해지고, 그 안에서 나약한 개인이 절망 한 가운데에서 필사적으로 활로를 찾아보고자 하는 내용이 독자를 두근거리게 합니다. 대체 저 광기의 근원은 무엇일까. 배후의 정체는 무엇일까. 주인공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작품은 평화로운 동네 – 점차 드러나는 광기 – 쫓기기 시작하는 주인공으로 이어지는 부분까지 굉장히 매력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작가의 적절한 안배로 인하여 보는 내내 과연 내용이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가? 에 대한 궁금증도 점점 커져갔구요,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절정-결말에 도달하는 전개가 다소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주인공은 원하는 결말에 도달했고, 작품은 진실의 정체에 대한 설명도 제법 친절하게 제공하고 있습니다만, 그 과정을 좀 더 매끄럽게 만들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괴물의 정체를 좀 더 아끼고, 결정적인 순간에 쓰는 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작품의 전반부를 보면서 – 전반부도 아니고 거의 마지막인 14화까지 – 굉장히 기대가 크다보니 이런 아쉬운 이야기를 좀 더 적는 것 같기도 합니다. 16화 이후 적어도 5화 정도는 더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란 생각이 에필로그를 읽는 내내 들었습니다. 하다못해 작품해설이라도 한 편 덧붙여주셨으면…보다보니 마지막까지 보고도 궁금한 게 너무 많네요ㅠ
아마 작가님 나름의 안배가 있고 그걸 제가 놓쳤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되지만, (저같은 사람들을 위해) 좀 더 다듬고 부드럽게 친절하게 풀어냈다면 14화까지 이어졌던 스멀스멀 손톱 아래로 파고드는 긴장감이 마지막까지 짜릿하게 오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러한 결말부의 아쉬움을 제외하면, 작품 자체는 매우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간만에 보는 내내 다음편 버튼을 바로바로 누르게 되는 작품이었던 것 같네요. 작가님께서 쓰실 다음 작품이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기대해봅니다. 이상 Bridge Of Water 감상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