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동이 수축되지 않는 세계를 사는 외계인들을 만나 나의 세계에선 이미 죽은 나의 연인에게 편지를 보내는 내용인데, 전자에 비중을 두느냐 후자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작품에 대한 평가가 갈릴 것 같습니다.
전자의 경우 이미 이쪽으로는 더 흥미로운 소설들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아쉽습니다.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는 작품인데 그 아이디어가 이미 흔한 것이 되었으니까요. 조금 더 특별한 비전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반면 후자에 비중을 둘 경우, 간결하고 임팩트가 있는 작품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내용적으로 좋다기보다는 제목에 기대는 면이 큽니다만, 그럼에도 절묘하고 감탄이 나오는 제목입니다.
저는 이런 설정에 익숙해서 그런지 초중반부가 지지부진하게 느껴졌습니다. 전자가 더 부각됐다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이런 설정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불친절할 수도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세계관 설명을 조금 줄인다면(특히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각기 다른 소설에서 백 번은 더 넘게 읽은 것 같습니다) 제목의 임팩트에 무게가 실리면서 작품이 깔끔해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