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장아미 작가님의 다른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고, 작품 리뷰를 써 본 적도 없기에, 잘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한 번 리뷰를 써보겠습니다.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상편까지 읽고 나서는 이게 호러일까 로맨스일까 판타지일까 고심했는데, 하편의 전개는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다루는 주제는 이기심과 욕망에 사로잡혀 자신마저 파멸시키는 행동에 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을 어른들은 괴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리고 그렇게 하면 마을의 풍요를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 혼례식을 핑계로 매년 한 사람을 괴수에게 잡아먹히게 하지만, 그로 인해 섬 전체를 파멸시키게 됩니다. 산은 진홍에 대한 어리석은 집착으로 인해 신랑과 각시가 있는 방안으로 난입하지만, 그 선택은 자신만이 아니라 섬 모두에게 비극을 불러옵니다. 진홍은 마음을 굳게 먹고 무율만 희생시키면 지긋지긋한 섬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고 믿었지만, 결국 자신의 가족 모두 괴수가 되고 본인도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와 대조되게 마지막 부분에서 진홍은 달이를 구하고 자신은 희생하려는 이타적인 결단을 내리지만, 달이에게 구조 받습니다. 본인이 희생하려고 해서 산 것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보면 의미심장하기는 하죠.
진홍은 섬을 끔직이도 싫어하고, 간절히 섬에서 빠져나오기를 바라지만 그러기 위해서 섬의 악습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섬에서 나오기 위해 섬의 부조리에 순응하는 셈이죠. 그런 면에서 마지막에 두 소녀가 서로를 도와 섬을 탈출하는 것은 의미가 깊습니다. 섬의 젊은 세대가 어른 세대의 악습을 끊고 새 시작을 하기로 한 셈이니까요. 이 작품의 결말이 암울하면서도 나름 희망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제목의 의미에 관한 것입니다. 「내 신랑」이라는 제목을 직접적으로 해석하면 신랑으로 뽑힌 무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길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는 작품에서 그리 중요하게 다루는 인물은 아닙니다. 마지막에 진홍과 함께 섬에서 탈출한다는 점에서는 달이가 ‘신랑’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혼례식의 신랑이 섬사람들의 역할을 맡는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제목의 ‘신랑’은 (섬의 관점에서 본) 섬사람들 전체를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섬’을 대표하는 ‘각시’가 인간 신랑을 잡아먹듯이, 결국 섬은 ‘신랑’인 섬사람들을 집어삼킵니다.
여러모로 인상적인 작품이었고 생각해 볼 만한 점도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좋은 작품을 읽을 수 있게 해주신 점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