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파라미터O 의뢰(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파라미터O (작가: 알렉산더, 작품정보)
리뷰어: dorothy, 17년 5월, 조회 128

.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인간 철학의 영원한 숙제, 사람은 왜 사는가?

존재하기 위해서 살아간다. 라는 대답을 했다는 어느 대학 교수가 있더란다. 너무도 당연한 대답인 듯 하면서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이 답변. 당신이라면 어떻게 답할 것인가? 작품 「파라미터O」는 쉘터 거주민들의 행동 패턴을 통해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만약 당신이 후손을 남길 수 없는 마지막 인류라면, 어떻게 살건가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지구의 마지막 인간”은 30여 명 남짓밖에 되지 않지만, 죽음을 기다리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각자가 생각하는 삶의 가치가 모두 다른 것이다. 누군가는 쾌감기 안에 머리를 디밀고 끊임없는 쾌락을 추구한다. 고전 영화를 감상한다. 역사를 기록한다. 엔지니어 일을 계속한다… 그들은 그들의 죽음이 인간의 ‘완전한’ 죽음이 될 것임을 알고 있다. 사후 세계를 운운하지만 단지 자조의 의미일 뿐이다. 저 세상에 가면 환생할 영혼의 줄이 끝없을 것이라는 농담이나 하면서도, 그들은 살아간다.

 

 튜링 테스트를 아시나요?

「이미테이션 게임」이라는 영화의 모티브가 된 인물인 수학자 앨런 튜링이 제안한 인공지능 판별 테스트다. 튜링은 그의 논문에서 이 테스트를 통과한다면 기계도 인간처럼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라미터O에 명령어를 입력하지 않은 새로운 기계종들이 이 테스트를 한다면 훌륭한 성적으로 통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만들어낸,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기계들. 처음으로 발견한 자아를 가진 기계종의 이름은 ‘이브’다. 의도가 다분하다. 작가는 새로운 기계종과 인간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보면 볼 수록 인간을 닮은 그들은 인간을 ‘창조주’라 부른다.

이 작품은 수많은 의문을 안고 전개된다. 인간을 창조주라 부르는 그들은 단지 로봇에 불과한 것일까? 인간과 로봇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스스로 사고할 수 있다면 한 인격체로 존중해야하는가? 종교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그들은 단지 신의 권능에 도전한 인간의 바벨탑으로밖에 볼 수 없는가? 모를 일이다.

 

파라미터O의 의미

인간은 삶의 목표를 스스로 설정한다.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그러하듯. 그러나 구형 기계종들은 다르다. 일하는 것이 목표로 정해져 생산된다. 단지 인간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브를 포함한 새로운 기계종들은 어떠한가? 파라미터O에 명령어를 입력한다면 구형 기계종과 다를 바 없이 타의로 정해진 목표를 위해 움직이나, 그렇지 않는다면 -기계에게 삶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다면-스스로 삶의 목적을 찾으려 한다. 설정하지 않은 파라미터(변수)는 말 그대로, 정해지지 않은 변수가 된다. 달리말해, 자유를 부여한 셈이다.

 

 아쉬웠던 점

 

장편 의뢰는 처음이라 어쩐지 말이 길어지게 되었네요. 부디 마음에 드셨기를 바랍니다. 좋은 작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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