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고령화 및 인구 감소 문제를 겪는 나라는 꽤 있는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한국의 인구 절벽은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8월에 출생한 신생아는 22,47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가 감소한 수치로 1981년 수치 측정을 시작한 이래 가장 최저라고 합니다. 반대로 8월의 사망자는 25,284명으로 전년 대비 6.7%가 늘어난 수치라고 합니다. 수치를 보면 알겠지만 사망자 수가 신생아의 수를 곧 추월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차이입니다. 참고 기사: http://www.viva100.com/main/view.php?key=20201028010005971%5B/footnote%5D 실제로 이미 여러 지자체에서는 아이를 특정 수 이상 출산한 산모에게 산후조리비용 등을 지원해주거나 난임부부에 대한 지원 확대, 세 자녀 이상의 집에는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출산률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법을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 낮은 수치가 언제 다시 올라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모순인 것은 당장 50년 전인 1970년대까지만 해도 출산률을 낮추려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한번 쯤 들어봤을 ‘아들 딸 구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 꼴을 못 면한다’는 표어가 이 시기 즈음에 나온 것으로도 유명한 편입니다. 불임 시술을 받은 남성에게 예비군을 면제해주고 불임시술을 받은 가정에게 아파트 분양권을 우선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셋째 아이에게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등의 불이익을 주는 등 산아 제한에 가장 열을 올리다 뒤늦게 다시 인구를 늘려야 한다는 정책을 펼치고 있으니, 과거의 상황이 빠른 경제 성장을 요구하던 상황이라 입을 하나라도 줄였어야 했다는 설명을 듣고서도 쉽사리 모순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산아 제한 정책은 1995년까지 지속되었고 그것이 폐지된지는 35년 밖에 흐르지 않았습니다. 40년 가까이 지속되었던 정책의 후폭풍을 수습하려면 지금까지 흐른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지도 모른다고, 그래야 과거와 현재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의 간극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문득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