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 없이 패는 남자 공모(감상)

대상작품: 아낌없이 주는 남자 (작가: 사피엔스, 작품정보)
리뷰어: 오메르타, 20년 7월, 조회 57

Eminem 의 <Stan> 을 플레이 하세요. 내용은 그닥 비슷한 면이 없지만, 일단 편지 형식이고, 음악의 톤이 이 소설에 몰입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변주인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소설은 한 남자가 사랑하는 여성의 부족함을 채워주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희생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나무가 열매, 가지, 줄기 등을 내준 것 처럼 이 남자도 안구를 비롯해 여러 신체 부위를 내주어요. 이렇게 요약하니 얼핏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 처럼 보이네요.

 

문제는 첫째, 그 부족함이 남자 본인이 저지른 폭력의 결과이고, 둘째, 해당 여성이 그 남자의 선물을 원치 않는다는 점이지요. 남자는 본인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이입하여 세상 어디에도 없는 로맨티스트가 된 듯한 자아도취에 빠져 있지만, 피해자 여성은 이 남자와 자꾸 엮이게 되는 자신의 삶 마저 혐오스러울 지경일 거예요.

 

세상이 바뀌었는데도 뉴스엔 여전히 이 남자와 같은 마음으로 사랑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대상이 폭력으로 받아들이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란 걸 모르는 사람들이요. 오로지 자기만족만을 위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지속적인 폭력을 행하고 끝내는 폭발해버리는 사람들이요. 남자의 순정을 무시했다며 피해자를 욕하는 사람들이요. 가해자에게서 어떻게든 안타까운 부분을 찾아내어 그들을 연민의 눈으로 보는 사람들이요.

 

물론 현실에 바로 대입 하기엔 다소 과장된 면이 있지만, 위에 열거한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고 폭력적인 애정이 얼마나 위험한 지를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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