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세상이 내가 아는 세상의 전부라 믿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다만 그렇지는 않다는 것만을 안다. 젠체하며 줄줄이 써내려간 글은 때론 그 길이만이 의미를 가질 때도 많았다. 사실 이건 시제로 따지자면 현재까지로 이어지는 현재완료형이다. 용법은 잘 모르겠지만.
화자가 이야기하는 ‘내가 만든 못생김’이란 표현을 만나고 번뜩하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리뷰를 포함한) 모든 것들에게는 어쩌면 때론 각자의 손때가 묻어있단 사실만이 의미를 가지는 건 아닐까? 셀 수 없이 많은 인간 모두가 같은 생각으로 대상을 바라보기야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니 비교적 근거를 가지는 ‘객관적’ 미의 측면이야 차치하더라도, 잠시 논리와 근거를 떼어놓고 나면 우리는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내가 만들어낸 대상을 바라보며 느끼는 익숙하고도 편안한 감각이 깔려있다. 언어로 조목조목 포장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좋은 것. 이런 기분을 내가 아니라 타인이 만들어낸 무언가를 통해 느끼게 되면 그 미묘한 감정은 훨씬 배가된다.
작가가 간결하게 표현한 이 감정이 내게 어떤 식으로 전해졌는지를 말로써 설명하기란 쉽지가 않은데, 그냥 연거푸 하늘 위를 펑펑 수놓는 불꽃놀이처럼 다양한 감정이 동시다발적으로 느껴졌다. 그게 구체적으로 어땠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에도 내 작문 실력이 따라주지 못하니 딱 이 정도로만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 글에서 가장 내 마음에 든 대목은, 마지막 두 문장이었는데 이게 어떤 식으로 마음에 들었는지는 역시 설명하기가 어려워 그냥 내 속에만 남겨두기로 한다.
뭐 이런 리뷰가 다 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