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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2차 편집부 추천작
혼자 사는 키르케
김유정
SF
아버지의 명령을 받고, 그의 세 번째 아내를 방문하게 된 주인공. 그를 맞이하는 것은 진짜와 거의 흡사한 고양이 로봇과, 그를 기르고 있는 냉소적이고도 공격적인 그의 새엄마, 헤이사다. 막대한 부자에다가 온갖 생명 연장 시술을 받아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멋대로 살아가고 있는 아버지와 홀로 섬에 은거하여 세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기계신경망 연구원인 헤이사는 서로 대척점에 서 있는 듯하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들의 대결은 단순히 그 정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인류는 노쇠했다. 본문에 나오는 대로, ‘소수에 의한 자원초독점, 동족학살, 전쟁, 땅의 파괴를 일삼았’기 때문이며, 소설은 이 주범으로 자멜과 같은 사람들을 꼽는다. 이에 대적해 혼자 사는 키르케로 남기로 한 헤이사가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세상은,이러한 영혼적 노쇠에서 탈피한 새로운 인류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어쩌면 완벽한 평등을 구가하며 모든 이들의 존재함을 존재함 자체로 존중하는 사회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주인공이 염려했던 것처럼 한쪽 성별에게 자원을 편향적으로 배분하여 남자도 여자도 끝없는 욕망의 팽창과 그로 인한 파괴를 서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증명하고 끝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적어도 인류가 걸어온 파괴적인 궤적을 수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니, 그것을 시도해 보아야 할까. 만약 그렇다면 헤이사가 그렇게 하기 위해 내린 선택들은, 과연 독자의 이해와 용서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무한의 전쟁 : 100년을 기다린 질문
코스믹스프
SF
프록시마와의 300년에 걸친 전쟁 끝에 지구를 잃은 인류는 화성의 땅굴 속에서 연명한다. 전쟁 폐허를 떠돌며 부품을 수거하던 안우주는 어느 날, 100년 전 운용이 종료된 폐전함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남은 인간을 기다려 왔다는 인류 방위 알고리즘 아르고스와 마주한다. ‘적국의 잔존 생존권 및 군사 알고리즘의 완전 제거’를 승인해 달라는 아르고스의 요청과 함께, 안우주는 졸지에 전 인류의 무력을 움직일 승인권을 손에 넣게 된다. ‘인간 질문 절차가 마지막 유효 경로였다’는 아르고스의 명분과, 이를 끝까지 의심하며 질문을 이어 가는 안우주의 모습은 AI 시대에 ‘질문을 잘하는 능력’이 왜 중요한지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대화 인터페이스인 아르고스와 전쟁 무기 모두, 그것을 사용하는 존재에 따라 같은 금속이 전혀 다른 쓸모를 갖게 되지 않는가. 작품은 판단과 책임이 AI 앞에서 100년간 유보된 사회 속에서, 3급 시민 안우주가 던지는 질문을 통해 전쟁과 AI라는 두 화두를 자연스럽게 엮어 내며 시대적인 문제의식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배니싱 트윈 (Vanishing Twin)
김민주
SF
대형 화장품 회사 물류팀에서 일하고 있는 현서는 외할머니의 49재를 기리는 가족 모임 도중 회사에서 다급한 연락을 받는다. 현서가 수입을 담당하고 있는 화장품을 싣고 오던 모선이 두 동강이 났다는, 선뜻 믿기지 않는 이야기였다.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영일만 신항을 방문한 그녀는, 오차 없이 매끄럽고 반듯하게 직선으로 잘려 나간 거대한 컨테이너의 기이한 풍광에 압도당한다. 그 파편을 직접 마주한 순간 두려움과 해방감이 뒤섞인 기묘한 감각에 사로잡힌 그녀는 복귀한 후에도 좀처럼 그날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마치 이 일이 자신을 찾아와 벌어진 것 같은, 자신이 반드시 겪어야 하는 필연적인 일을 마주한 것 같은 느낌에 열병을 앓듯 달뜬 상태에 시달린다. 그 이후로도 해외 각지에서 의문의 선박 절단 사고는 계속 발생했고, 현서는 어릴 적부터 과거의 순간을 이미지로 재현하고 상상하는 예민한 기질이 특출났던 자신의 상태를 온전히 받아들이며 모종의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 제12회 2025 대한민국 과학소재 단편소설 공모전에서 「잘 가, 지마」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민주 작가의 신작 SF 단편소설이다. 작품의 제목인 ‘배니싱 트윈(Vanishing Twin)’은 산모가 임신한 쌍생아 가운데 하나가 다른 쌍둥이나 모체에 흡수되는 현상으로, 직역하자면 ‘사라지는 쌍둥이’라는 뜻이다. 앞서 설명한 줄거리와 이 용어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지만, 주인공 현서는 자신이 살아남은 쌍둥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흔적은 있되 존재는 사라진 다른 쌍둥이를 늘 의식하며 살아온 존재이기에 그녀의 출생 배경은 이처럼 엄청난 사건을 마주하고 직시하는 데 큰 동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강렬한 선박 절단 사건을 시작으로 흥미로운 가설과 이론을 제시하며 설득력 있게 세계관을 직조해 나가는 이야기는 그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온갖 이채로운 이미지로 가득하다. 방사능으로 멸망하는 인류의 모습을 담아낸 네빌 슈트의 『해변에서』의 정서가 연상되는 서정적이고도 지적인 SF로, 이 작품과 일맥상통하는 『해변에서』의 문장을 인용하며 종말에 대한 색다른 사색과 감상을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깊이 추천한다. “세상의 종말은 아니지. 우리의 종말이지. 세상은 언제나처럼 계속 존재할 테니까. 다만 그 속에 우리가 없을 뿐이지.”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시간분열증
용복
호러, SF
한 젊은 부부가 출산을 앞두고 시골집으로 이사를 온다. 일주일에 세 번씩 시내로 일을 나가는 남편과 달리 집에서 육아를 전담하는 아내는 마음을 나눌 상대도 없는 환경 속에서 고립된 채 우울감에 잠식되다 점차 미쳐 간다. 지난 3월에 개봉한 영화 「다이 마이 러브」의 이야기다. 린 램지 감독은 이 영화가 ‘산후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지만, 아무튼 촬영 당시 둘째를 임신 중이었고 이로 인해 산후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는 배우 제니퍼 로렌스는 불친절한 서사와 파괴적인 결말로 호불호가 갈린 관객평과는 별개로, ‘인생 최고의 연기’라는 평을 들으며 엄청난 연기를 선보였다. 현실감 넘치는 스릴러를 능숙하게 뽑아내는 용복 작가의 단편 「시간분열증」 역시 아이를 출산한 이후 깊은 우울감을 겪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산후 우울증의 요인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출산 후의 급격한 신체 건강 변화, 육아에 대한 중압감,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지 못하는 독박 육아 환경 등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이 마이 러브」의 그레이스와 「시간분열증」 속 주인공의 공통점 역시 그러한데, 두 사람 모두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남편과는 정신적·육체적으로 멀어지고,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혼자 오롯이 육아의 짐을 짊어지고 있다. 아이를 갖고 함께 가정을 꾸리자고 결심하게 만들었던 둘의 사랑은 어느 새 죽어 버린 것일까? 하지만 남편이 외면해도, 아이가 있는 이상 아내는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모성애를 강요받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날 때부터 아기를 사랑하는 엄마가 몇이나 될까? 모성애가 본능이라고 생각되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모성애나 부성애가 학습된다는 개념이 주류를 이룬다. 아이와 엄마의 관계도 하나의 인간관계라고 볼 때,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진다는 쪽보다는 점차 아이의 사랑스러움에 빠진다는 쪽이 더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분열증」 속 은솔이 엄마는 남편의 그린듯한 냉대 속에서 도무지 자신의 아이를 사랑할 구석을 발견하지 못한다. 그런 자신을 냉담하게 분석하는 그녀의 시선은 육아를 해 본 사람이라면 언젠가 한 번쯤은 겪거나 공감해 보았을 고통스러운 순간들의 집약이다. 이토록 현실적인 이야기를 ‘시간 분열’이라는 SF적 소재와 부드럽게 엮어 소름 끼치는 반전 스릴러로 만들어 낸 작가의 감각이 놀랍다. 모든 어머니가 산후 우울증에 시달리며 아이를 사랑하지 못하는 자신을 비판적으로 보지야 않겠지만, 실제로 10명 중 7명에 가까운 산모가 산후조리 중 일시적인 우울감을 경험한다고 한다. 놀랍게도 산후 우울증은 엄마에게만 오는 것이 아니라 아빠에게도 나타나는데, 아빠들이 겪는 산후 우울증은 출산 1년 후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와 경제적 부담으로 서서히 나타난다고. 부모가 되는 것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알려주는 통계이다.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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