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니싱 트윈 (Vanishing Twin)

  • 장르: SF | 태그: #SF #우주론 #블랙홀 #종말 #쌍생아소실
  • 평점×10 | 분량: 186매
  • 소개: 항해 중인 선박들이 반으로 잘려나가는 대형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다. 업무차 현장에 나간 현서는 실제로 사고 선박을 마주하게 되고,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감각에 사로잡힌다. 얼마 ... 더보기
작가

2026년 5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세상은 이렇게 끝나는구나, 쿵 소리 한 번 없이 흐느낌으로.

대형 화장품 회사 물류팀에서 일하고 있는 현서는 외할머니의 49재를 기리는 가족 모임 도중 회사에서 다급한 연락을 받는다. 현서가 수입을 담당하고 있는 화장품을 싣고 오던 모선이 두 동강이 났다는, 선뜻 믿기지 않는 이야기였다.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영일만 신항을 방문한 그녀는, 오차 없이 매끄럽고 반듯하게 직선으로 잘려 나간 거대한 컨테이너의 기이한 풍광에 압도당한다. 그 파편을 직접 마주한 순간 두려움과 해방감이 뒤섞인 기묘한 감각에 사로잡힌 그녀는 복귀한 후에도 좀처럼 그날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마치 이 일이 자신을 찾아와 벌어진 것 같은, 자신이 반드시 겪어야 하는 필연적인 일을 마주한 것 같은 느낌에 열병을 앓듯 달뜬 상태에 시달린다. 그 이후로도 해외 각지에서 의문의 선박 절단 사고는 계속 발생했고, 현서는 어릴 적부터 과거의 순간을 이미지로 재현하고 상상하는 예민한 기질이 특출났던 자신의 상태를 온전히 받아들이며 모종의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

제12회 2025 대한민국 과학소재 단편소설 공모전에서 「잘 가, 지마」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민주 작가의 신작 SF 단편소설이다. 작품의 제목인 ‘배니싱 트윈(Vanishing Twin)’은 산모가 임신한 쌍생아 가운데 하나가 다른 쌍둥이나 모체에 흡수되는 현상으로, 직역하자면 ‘사라지는 쌍둥이’라는 뜻이다. 앞서 설명한 줄거리와 이 용어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지만, 주인공 현서는 자신이 살아남은 쌍둥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흔적은 있되 존재는 사라진 다른 쌍둥이를 늘 의식하며 살아온 존재이기에 그녀의 출생 배경은 이처럼 엄청난 사건을 마주하고 직시하는 데 큰 동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강렬한 선박 절단 사건을 시작으로 흥미로운 가설과 이론을 제시하며 설득력 있게 세계관을 직조해 나가는 이야기는 그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온갖 이채로운 이미지로 가득하다. 방사능으로 멸망하는 인류의 모습을 담아낸 네빌 슈트의 『해변에서』의 정서가 연상되는 서정적이고도 지적인 SF로, 이 작품과 일맥상통하는 『해변에서』의 문장을 인용하며 종말에 대한 색다른 사색과 감상을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깊이 추천한다.
“세상의 종말은 아니지. 우리의 종말이지. 세상은 언제나처럼 계속 존재할 테니까. 다만 그 속에 우리가 없을 뿐이지.”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