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마치며 : 어느 이야기 수집가의 이야기

21년 4월

안녕하세요,

연재를 끝낸 지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이제 연재 후기를 남깁니다.

간단한 인터뷰 형식으로 써보았으니 혹시 궁금하신 게 더 있으시면 아래 댓글 창에 부탁드려요.

 

Q1. 어쩌다 첫 소설을 쓰게 되었나요?

A1. 저는 소설을 써보겠다는 생각을 중학생 이후로는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날 <매직 트리하우스> 작가 메리 포프 오스본의 인터뷰를 들었어요. “소설 쓰기는 어렵지 않아요. 자기가 가진 경험에 상상력만 조금 섞으면 됩니다.”라고 하시더군요. 본인도 어릴 때 좋아하던 자연, 과학, 역사책들을 읽었던 경험에 가상의 인물이라는 상상력을 더했을 뿐이라면서. 소설을 쓰려면 ‘경험’ 중요하다는 걸 그때 새삼 알게 되었어요.

 

Q2. ‘경험’에 대해서 살짝 집착이 보입니다?

A2. 네, 아주 강한 집착을 하고 살았습니다. 저는 2, 30대 20년간 ‘가능한 경험은 다 해 보자.’를 모토로 살아왔죠. 책에서 배우는 것은 내 것이 아니다. 경험만이 진짜 내 것이다.

 

Q3. 인생 경험. 뭐, 좋은 말씀입니다만 말로야 뭐 누구나 떠들어 볼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노력하신 건 있나요?

A3. 저는 여행을 했습니다. 25살부터 10년간 여행자로 살았습니다. 직업은 돈을 벌어 여행 경비를 충당하는 수단에 불과했죠.

 

Q4. 저도 여행 좋아해요. 어디 어디 가보셨어요?

A4. 네, 저도 처음엔 여행이 장소를 경험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여행은 사람을 경험하는 일이더군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이야기가 만들어지고요.

여행하면서 참으로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뭐, 그냥 공원에 앉아만 있어도 누군가가 말을 걸어와요. 남의 말을 잘 들어주게 생겼나 봅니다. 다행히 들을 수 있는 귀가 있어서 귀를 활짝 열고 들을 준비를 합니다. 이럴 땐 어학 덕후라는 게 행복해요.

다가온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들을 눈을 반짝이며 털어놓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즐거워하죠 하지만 아주 가끔은 귀한 눈물을 쏟아 내기도 합니다. 마음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꺼내 놓는 거죠. 어차피 저는 오늘 만나면 스쳐 지나갈 여행자니까요.

저는 그렇게 이야기를 하나둘씩 모아 이야기 수집가가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열어 볼 수 없게 비밀 서재를 만들고 그 안에 이야기들을 수집해 갔습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모이고 모여 더는 자리를 차지할 곳이 없게 되었어요. 이제는 놓아주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는 걸 직감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야기 수집가는 모아두었던 여러 가닥의 이야기들을 모아 뜨개질을 해보려고 합니다. 조금씩 뜨다 보면 긴 목도리 하나 완성하는 날은 오겠지요.

 

Q5. 인터뷰 처음 해보시나 봐요. 눈치 없게 독백을 하시네요. 그럼 시간도 없으니까 이번 소설 <눈처럼 하얀, 검은 소>에 관해 한 말씀만 해주신다면?

A5. 이 소설은 저의 25살에 대한 과거의 이야기며 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이야기입니다. 저희 아이들이 하나랑 리에 상 아이들처럼…(앗, 스포할 뻔했어.) 쿨럭 쿨럭! 세상의 모든 하나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많은 유키가 있었으면 좋겠고. 나츠키와 올리비에가 더는 마음에 담아두는 이야기가 없었으면 좋겠고…

 

Q6. 저기요. 작가님 거기까지 거기까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마무리 하셔야겠어욧!! 그럼 마지막으로 계획은? 짧게 짧게.

A6. 두 번째 소설은 달콤하지 않은 사랑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고요. 일단은 브릿G 돌아다니면서 작가님들 글 좀 읽어보고 싶습니다. 여행도 주요 관광지 돌고 나면 골목길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맛집도 찾고 카페 앉아서 사람도 구경하고 그러니까요.

 

그럼, 이제 가서 ‘연재 완료’ 버튼 누를게요. 2021년 2월 21일에서 3월 26일까지 34일 동안 매일 아침이 기대되고 즐거웠습니다.

모든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