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테마 장르소설 공모전 ‘테이스티 문학상’ 수상작품집 『7맛 7작』 출간을 기념해, 브릿G팀 전원이 책 속에 등장하는 일곱 가지 요리를 하나씩 골라 각자의 일정과 동선 내에서 맛집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한 명이 몰아서 하는 것보다 다양한 지역과 맛집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글과 사진의 느낌도 보다 다채롭게 살릴 수 있어 브릿G팀(관리자의 활동명이 아닙니다..) 구성원 모두가 직접 미식 기행에 오르기로 한 것이지요!
한 끼만 팀 점심으로 함께하기로 하고 나머지는 6인이 각자 맛집을 찾아 다녀오는 것으로 진행 방식은 금세 정해졌습니다. 그다음으로는 각자 먹어볼 음식을 정했습니다. 라면, 국수, 커리, 평양냉면, 파스타는 물론 의외로 미역국까지 각종 정보를 교환하며 손쉽게 나눠 맡았지만, 무엇보다 ‘비님이여 오시어’의 중심 소재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가 관건이었지요. 용의 심장, 즉 염통 부위의 맛집을 찾아 같은 맥락으로 연결시키는 것도 고민이었지만, 작품 자체가 무의미한 살생은 경계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이번 매거진은 각 단편들에서 비중 있게 등장하는 음식 그 자체에 집중한 기획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소재와 탐방에 초점을 맞춘 이번 여정의 주제와 의미는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활자로 담아낸 책 속 음식을, 그 책을 만들고 알리는 사람들이 직접 찾아나섰다는 것.
저희가 각자의 시간 속에서 한 끼를 풍성히 즐겼던 것처럼 여러분들도 부디 즐거이 살펴주시면 좋겠습니다. 본 매거진에 소개된 일곱 가지 음식과 관련된 나만의 맛집이 있다면, 댓글로 함께 소개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 그럼 다채로운 맛과 즐거움이 담긴 편집부의 테이스티 로드,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세요!
국수 맛집을 찾아간다고 했을 때 생각난 집은 딱 두 곳이 있더군요. 집 근처의 ‘원당 국수 잘하는 집’과 김포/인천에 있는 ‘권오길 손국수‘. ‘원당 국수 잘하는 집’은 생긴 지 8년이 조금 넘은 곳으로, 진한 육수와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인 곳입니다. 반면 ‘권오길 손국수’는 허영만 만화 『식객』에 나온 유명 국수집으로 면발이 좋죠. 육수가 제 취향인 ‘원당 국수 잘하는 집’을 가기로 정하고 망원역에서 하차 후, 밤길을 달렸습니다.
지도에서 보시듯 ‘원당 국수 잘하는 집’의 위치는 요즘 핫한 망리단길을 경유하며(6호선 망원역 혹은 합정역에서 출발) 약 도보로 5분 거리입니다. 국수를 먹으러 가는 길에 복병처럼 면으로 승부할 만한 추천 맛집이 몇 군데 있기 때문에 가는 길에 다른 곳으로 빠지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간장, 소금 라멘으로 유명한 ‘베라보’는 가장 먼저 만나는 곳입니다. 겉에서 보기엔 음식점처럼 안 보이고, 주변 환경이 워낙 공업사 등이 많다 보니 쉽게 지나치게 되는 곳이죠. 간짜장이 맛난 ‘선경 중화요리'(찍먹파에겐 비추천, 탕수육이 부먹으로 나옴)는 근처 직장인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입니다. 어릴 때부터 ‘짜장면 호랑이’로 불리우는 제게 이곳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죠.
그리고 망리단길의 한쪽 끝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머지 않은 곳에 ‘궈바로우’로 유명한 동일루가 있지요. 이 많은 함정들을 어찌저찌 잘 지나치면 드디어 망원정 사거리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대각선에 아주 큰 간판에 ‘원당 국수 잘하는 집’이라고 적혀 있는 게 보일 겁니다.
8년 전, 이곳에 처음 올 때만 해도 잔치국수는 3,000원이었는데, 어느덧 4,000원으로 올랐지만 물가 인상율을 생각해 보면 그래도 착한 가격이지요. 곱배기도 5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랐지만 보통으로 시켜도 양이 많으니 문제 없습니다.
처음에 올 땐 주방쪽에 다양한 재료를 넣는다는 광고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네요. 다만 맛난 김치는 여전히 국산을 쓴다는 광고는 남아 있습니다. 보통 흔히 먹는 잔치국수는 뭔가 오뎅 국물 같은 육수인데, 이곳 잔치국수의 육수는 상당히 깊은 맛이 있어요. 정말 제대로 우려내서 육수만으로도 배가 불러요.
그래서 예전엔 한강변에서 자전거 라이딩을 하는 분들에겐 꽤 잘 알려진 곳이었고, 외진 곳임에도 사람들이 늘 많았답니다. 점심에는 택시가 앞에 늘 정차해 있을 만큼 기사분들에게도 인기가 많았고요. 자가 운전자가 이곳에 오고 싶다면, 강변북로에서 바로 합정으로 빠지지 마시고 유수지 가는 길로 빠지면 이곳에 아주 쉽게 도착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걱정은, 최근 맞은편에 한창 아이파크 아파트를 건설 중이라 조만간 이곳도 젠트리피케이션의 영향으로 가게를 이전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된답니다. 맛집은 없어지기 전에 가서 먹어보는 것입니다. 추운겨울, 잔치국수 한 그릇 드시고 가세요.
사진과 글: 아이라비
“면이라는 건 좋은 날 먹는 거야.
애나 노인들에게는 오래 살라고 먹이고, 결혼하는 날에는 부부의 연이 오래 이어지라고 먹이고.
처음엔 꼴이 우스웠지. 그리 먹는 게 국수인데, 왜 나는 여기 이러구 있누.” ―「하던 가닥」 중에서
만장이라는 괴팍한 사장 겸 요리사가 운영하는 국숫집. 사실 음식점은 부업이고 본업이 따로 있는 그곳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제자로서 일하던 천애 고아 서문은 10년의 세월을 보내다 사랑 때문에 가출하고 만다. 5년간의 방황 끝에 돌아온 국숫집과 스승의 모습은 달라진 게 없었고, 서문은 과거에 해결하지 못한 숙제를 완수하려 하는데…….
라면 맛집으로 신촌 ‘훼드라’와 ‘신계치’ 둘 중 어디로 향할지 고민한 끝에, 최루탄 해장라면으로 유명한 ‘훼드라’로 향했습니다. 마침 비가 내려 따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날씨마저 도와주는 미식 여행이었습니다.
40년 전통의 ‘최루탄 해장라면 훼드라’는 신촌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로, 현대백화점을 끼고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한 블록 뒤의 건물 1층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현대백화점과 마주하고 있으니 찾기 어렵지는 않으실 겁니다. 하지만 가게가 작고 약국의 간판과 색상이 같아 넋 놓고 있다간 지나칠 수도 있으니 유심히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지나칠 뻔했습니다, 하하.)
‘추억의 70·80년대! 그 모습 그대로!’라는 최루탄 해장라면 ‘훼드라’. 간판만 보아도 얼마나 무섭고 매운 라면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되어 식은땀이 나고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가게로 들어서니 좌측에는 라면이 끓고 있는 부엌이 있었고, 우측 벽면에 낙서가 있는 메뉴판이 보였습니다.
해장라면 가격은 5,000원! 해장라면 글자만 끈으로 일부 가려져 있어서 메뉴가 고민되시는 분들에게 좋은 지침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테이블은 좌식과 입식 두 가지였습니다. 라면과 함께 담배도 팔고 있어서 담배만 사러 오시는 분도 계셨어요.
바지락, 콩나물, 청양고추, 김치 등 다양한 재료가 듬뿍 들어간 해장라면! 바지락이 육수에 우러나 맛있게 매운(?) 라면을 물 한 통과 함께 다 비우고 나왔습니다. 매워서 물 한 통 더 달라고 말씀드렸더니 물을 많이 마셔서 배부르겠다고 놀라셨어요. (웃음) 기본 반찬으로 김치와 단무지가 나왔으며, 물은 셀프라고 되어 있었지만 수저와 함께 가져다주셨습니다.
‘훼드라’는 24시간 영업하며 저녁에는 사람이 많아 기다리는 경우가 많으니 점심이나 오후에 오면 좋다는 말씀도 전해주셨습니다. 라면의 맵기는 조절할 수 있으니 매운 음식을 잘 드시지 못한다면 주문하시면서 꼭 말씀을 드리길 권합니다. 매운 라면 좋아하시는 분들, ‘훼드라’에 한번 가보세요. 매운데 자꾸 생각이 나요…
사진과 글: 영국쥐
후루루룩. 면발이 넘어가는 소리가 참 맛깔나다. 고작 라면 따위를 어떻게 저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천천히 삼켜.”
귀신 주제에.
“제삿밥이 라면이라니 서글프지도 않냐?”라면을 좋아하는 이 귀신과 만난 건 처음 전입왔을 때였다. ―「군대 귀신과 라면 제삿밥」 중에서
갓 입대한 신병의 눈앞에만 보이는 귀신은 그가 야식으로 먹던 라면에 혹한 이후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해 군인이 ‘공양’을 바치기를 애탄 눈길로 기다린다. 처음에 느낀 두려움은 잠시뿐, 분식집 자제로서 라면을 끓이는 데 일가견이 있던 군인은 귀신에게 다양한 라면을 먹일수록 점차 정을 느끼며 귀신의 사연을 궁금하게 여긴다.
사실 평소에 궁금했던 파스타 가게는 제법 많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무척 고민이 되었습니다. 미식에 대해 잘 모르니 유명 방송이나 가이드북에 소개된 곳으로 알아봐야 하나, 또 파스타 종류도 무척이나 많을 텐데 그중에서 또 뭘 먹어야 하나, 그렇게 고민하기를 며칠째.
문득 「스파게티의 이름으로, 라멘」에 등장하는 의뢰인이 묘하게 집착하는(!) ‘크림 키스’가 떠올라 이왕이면 크림 소스 파스타를 먹어야겠다고 하던 차에, 작년 이맘때쯤 광화문에 갈 때마다 사람이 많아 포기했던 가게가 생각났습니다.
5호선 광화문역 7번 혹은 8번 출구로 나와서 대각선 방향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금세 나오는 뽐모도로(pomodoro)는 외견에서부터 오픈한 지 20여 년이 된 가게다운 정겹고 푸근한 인상을 줍니다.
(한동안 90년대로 타임슬립한 듯한 착각을… 느꼈지만 가격을 보고 정신을 차림)
마침 비가 와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겠지 하고 방심하고 있었는데, 딱 들어가자마자 뒤로 대기자가 다시 줄을 잇더군요. 내부는 공간이 넓지 않고 테이블 간격이 좁아서 주변의 말소리도 잘 들리고 상당히 복작복작한 편인데, 내부에 혼밥족이 몇 명 더 있어서 위안을 느꼈습니다(…)
사실 크림 소스보다는 토마토 소스와 오일파라서 메뉴판을 보고 망설였지만, 유혹을 이겨내고 당초 계획했던 대로 ‘새우와 마늘 크림소스의 스파게티(15,500원)’를 주문했습니다. 고소하고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은 크림 소스 속에 새우, 브로콜리, 토마토 같은 심플한 재료가 들어가 있는데 순식간에 흡입했습니다. 메뉴 이름을 들으면 딱 예상이 가능하지만, 자주 생각날 것 같은 그런 맛이었습니다. 찾아보니 신라호텔 출신 경력의 주방장이 요리하고 계시고, 아직 국내에 크림스파게티가 정착하지 못하던 시기에 진한 크림소스의 맛을 보여 준 곳이라고 하네요.
※이탈리아 요리 맛집을 찾는 분들에겐 화제의 요리서 『실버 스푼』 한국어판을 출간한 세미콜론에서 소개하는 ‘실버 스푼 로드’ 포스트를 참고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사진과 글: Assajokuna
“프러포즈 이벤트는 어떻게……?”
“일단 저녁에 제가 집에서 까르보나라를 요리하고요. 제가 이 이벤트 때문에 쿠킹 클래스를 수강했다니까요. 그리고…… 음…… 입술에 크림이 묻으면 키스를…….”
드라마 너무 많이 보셨구나. 거품 키스나 크림 키스는 제발 현빈만 합시다.―「스파게티의 이름으로, 라멘」 중에서
결혼하라는 주변의 압박과 경제적 사정으로 ‘계약결혼’이란 황당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남자의 앞에 나타난 교포2세 여성. 그녀가 내건 한 가지 조건은 스파게티교 교도인 자신의 종교를 존중해 달라는 것이었다. 잠시간 기묘하고도 행복한 신혼 생활이 이어지지만 갑자기 아내가 종적을 감추자, 남자는 가업을 이어 불륜 탐정을 하고 있는 20대 초반의 고졸 비혼 여성 전일도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점심시간을 이용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미역국 맛집 ‘청담미역’을 방문했습니다. 제가 방문한 미역국 맛집은 이미 회사 동료의 소개로 다녀왔던 곳으로 제가 꼽는 몇 안되는 맛집 중 하나였는데요, 감사하게도 팀원들이 회의 때 부재중이었던 저의 속사정(a.k.a 위장)을 고려해 미역국 파트를 양보해주셔서 부담 없이 『7맛 7작』을 위한 맛집 기행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방문한 지점은 압구정점이었는데 본점은 청담동에 있다고 합니다. 여느 맛집이든 방문하면 본점이 궁금해지기 마련이지만 이곳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첫 방문 때도 가게를 찾기 쉬웠습니다. 늘 대기가 있는 편이라 가게 입구에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는 곳을 찾으면 되거든요. 하지만 회전율 또한 빨라 오래 기다리는 편은 아닙니다. 입구 오른쪽에 보이는 비닐 천막이 대기석인데 운 좋게도 방문 당일에는 대기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여름에는 뙤약볕에 서서 기다리기도 합니다.
분주해 보이는 직원의 안내로 자리에 앉으니 ‘갓 새끼를 낳은 고래는 산후 조리로 미역을 먹어 나쁜 피를 맑게 한다고 합니다.’라는 문구가 걸린 액자가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그 문구 덕에 건강한 음식을 먹게 될 거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는 것을 느끼며 조개 미역국과 가자미 미역국, 곁들이로 오징어초무침과 가자미구이를 주문했습니다. 주문한 미역국을 기다리며 식탁에 세팅된 종이에 적힌 미역의 효능에 대해 읽어보는데 금세 음식이 나옵니다. 대충 보아도 미역국은 혈액순환에 좋고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것이 분명한데다 본초강목 발췌라니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단호)
톳으로 지은 밥과 함께 뚝배기에 나온 조개 미역국에는 조개들이 갈려져 있었습니다. 통으로 들어가지 않아서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먹기 쉬워 더 좋았습니다. 국물이 진하고 시원해 뚝배기가 바닥을 보이는 동안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뚝배기에 담긴 국이 빨리 식지 않아 급하게 먹다간 입안을 델 수 있으니 천천히 음미하며 드시면 좋겠습니다. 서둘러 먹고 싶을 만큼 맛있지만요!
가자미 미역국에는 가자미 한 마리가 두 토막으로 나눠 들어가 있었는데, 괜히 무리해서 가자미구이를 시켰나 싶을 정도로 살이 두툼하고 실했습니다. 국을 한 숟가락 뜨니 조개 미역국보다 깊고 진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곁들여 먹을 찬거리로 주문한 오징어초무침은 기본에 충실한, 깔끔하고 상큼한 맛이었고 무엇보다 우려했던 것처럼 맵지 않아 좋았습니다. 바삭하게 구운 가자미구이는 늘 접하는 생선구이와 달리 기름지지 않아 고소했습니다.
미역국 맛집이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왜 굳이 미역국을 사 먹지?’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지금은 집밥이 생각날 때, 딱히 뭘 먹을지 모르겠지만 속이 편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바로 떠오르는 밥집이자 힐링푸드가 되었습니다. 이곳을 발견하고 소개해준 동료에게 이 글을 빌어 고마움을 전하고 싶네요. 아직 먹어보지 못한 다른 메뉴들은 다시 방문해서 먹어 볼 예정입니다. 그간 스트레스와 자극적인 음식으로 건강을 챙기지 못했다면, 평범하고도 특별한 미역국으로 속을 달래 보는 건 어떨까요?
사진과 글: 푸린
나는 마지막 순서로 오늘 집에서 나온 목적인 소고기 미역국을 한술 떠 마셨다.
…….
국물은 시원했다. 소고기가 들어갔는데도 기름기 없이 담백했다. 여기서 소금이 조금만 덜 들어갔어도 병원에서나 먹는 맛없는 미역국이 되었을 것이다. 미역은 3D 프린터로 프린팅된 것이 아니라 산지에서 직접 배송되어 온 것 같았다. 부드럽고 입안에서 금세 풀어져서 녹아 없어졌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깔끔한 맛의 미역국이었다. 나는 스마트폰에서 댕기 소녀를 불러와 지금까지 먹은 음식의 맛을 낱낱이 기록하게 했다.
―「해피 버스데이, 3D 미역국!」 중에서
원하는 맛은 3D 푸드 프린터로 재현할 수 있게 된 근미래. 서른두 살 생일을 앞두고 아이러니하게도 생일상을 주제로 칼럼을 써야 하는 상황에 놓인 민주는 푸드 프린터가 고장 나자 미역국을 파는 가게를 찾아 발품을 팔며 돌아다닌다. 애써 찾아낸 가게에서 민주는 훌륭한 미역국을 맛보지만, 그것은 그녀가 추억하는 맛과는 달랐다.
지난 일요일은 하루 종일 당일 저녁에 먹을 평양냉면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공덕에 있는 을밀대 본점을 방문하기로 했기 때문이지요. 지난주 회의 때 각자 맡을 음식을 정하는데, 저는 주저없이 평양냉면을 골랐습니다.
평양냉면의 오묘한 맛에 뒤늦게 빠진 터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먹으려고 노력하는데, 저보다 더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 종종 맛집을 찾아 다니기도 합니다.(그래봤자 셋이어요…) 전 물냉, 비냉 가릴 것 없이 일반 냉면도 좋아하고 잘 먹습니다만, 평양냉면 특유의 슴슴하고 개운한 육수와 메밀로 만든 풍성한 면으로 인해 새로운 미식 감각을 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학생 때 평양냉면을 처음 먹고는 ‘대체 이게 무슨 맛이야?’라며 반도 채 먹지 못했던 제가, 이제는 육수의 간 농도와 면발의 구성(?)을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로써 저의 냉면 우주는 한 뼘 더 넓어진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제2회 테이스티 문학상 수상작인 「류엽면옥」은 이런 제게 너무나도 재밌게 다가왔던 이야기였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대 냉면 배달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살인 미스터리라뇨!(기절 ㅇ-<-<) 물론 이런 장르적 재미뿐만 아니라 전문 냉면집 특유의 분화된 직군을 제대로 알 수 있게 해준 작품이라 더욱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중머리는 냉면 배달부를, 발대꾼은 면을 뽑아 삶는 사람을, 고명꾼은 말그대로 냉면에 고명을 얹고 육수 붓는 사람을 일컫는데, 우리의 주인공 ‘류엽’은 냉면을 배달하는 중머리로 등장합니다. 게다가 당시 경성에는 궁을 나오게 된 대령숙수(궁중 조리사)나 궁녀들이 차린 식당이 꽤 많았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과정이 소개되기도 했던 고종의 애호 음식 ‘배동치미 냉면’을 활자로 다시금 읽고 있자니! 시원 달콤한 육수를 얼른 들이켜고 싶어졌다지요!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입맛을 다시던 중에, 고민할 것 없이 물냉면과 녹두전을 냉큼 주문했습니다. 마감 전 늦은 저녁 시간에 방문했던 터라 대기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지만 실내에도 적지 않은 손님들이 있었습니다.
새삼 돌이켜 보니, 저는 주로 수도권에 위치한 평양냉면 전문점을 다녔습니다. 인천 경인면옥, 종로 유진식당, 을밀대 본점/강남점, 을지로 우래옥, 을지로 을지면옥, 오류동 평양면옥, 구의동 서북면옥을 방문해 먹어봤고, 요즘도 주로 이곳들 중에서 골라 다닙니다. 더 유명한 집들도 많지만 쉽사리 기회가 닿지 않기도 하고요. 경험치가 짧아 추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그중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풍성한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종로 유진식당과, 역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순메밀과 동치미 국물을 섞어 시원 짭짤한 육수를 내는 오류동 평양면옥이 기억에 남습니다.(아니야 다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밤 때마침 시간과 동선이 맞아 방문하게 된 을밀대의 특징에 대해, 평냉 소모임 대장님께 문의했고 다음과 같은 답을 보내주셨지요.
을밀대의 특징은 우선 ‘거냉’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살얼음이 잔잔하게 끼얹어진 불투명한 육수와 한눈에 보기에도 거칠게 뽑힌 메밀면이 특징이지요. 다음번에는 ‘거냉, 양 많이’로 주문해서 먹어보라고도 추천해주었는데, 실제로 을밀대 단골 분들이 그렇게 많이 드신다고 해요. 그리고 고명으로 얹을 계란을 삶을 때 계속해서 굴려주기 때문에 노른자 모양이 늘 반듯한 원형이라고도 했습니다.
시원한 살얼음 육수에 도톰하게 적셔진 투박한 메밀면, 무절임과 고기, 아삭한 오이와 배, 삶은 계란을 고명으로 올린 푸짐한 한 그릇이 도착했습니다. 적당히 기름지고 돼지고기가 정말 많이 들어간 녹두전, 냉면과 번갈아가며 먹고 있노라면 다른 식감이 교차하는 맛과 풍미가 일품이어요.
그렇게 을밀대에 입성한 지 30분만에 설거지를 마치고 나왔습니다. 미원 한 점까지 흡수하고 싶은 맛이라니…
옛날이야 어땠을지 모르지만, 사실 요즘 평양냉면은 저렴한 음식은 아니지요. 보통 맛집으로 소문났다 하면 기본 만 원이 넘어가기 일쑤고, 만 오천 원이 넘는 집도 여럿 보았습니다. 그래서 한 끼 가격으로 부담스럽지 않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여름이고 겨울이고 개운한 청량감을 선사하는 데에는 제격인 먹거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대단히 특별할 게 없다 싶으면서도 왜 자꾸 이 슴슴한 평양냉면을 찾게 되는지는, 앞으로 제 평생의 숙제로 안고 살겠습니다.
사진과 글: 브릿G팀
“거 참, 이리 추운데 왜 냉면을 먹나.”
김 경부는 자신도 일본인처럼 굴기로 단단히 결심한 터라 불평하듯 말했다. 사실 냉면은 겨울 음식이다. 냉면의 주재로인 메밀과 무가 가장 맛있을 때가 겨울이기 때문이다.
―「류엽면옥」 중에서
1932년의 경성, 평양 냉면을 전문으로 파는 ‘류엽면옥’의 배달부 류엽이 순사들에게 체포된다. 일제 경찰에 협력하던 조선인 남작이 요정에서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간밤에 그가 ‘류엽면옥’에서 냉면을 배달시켜 먹은 후 행방이 묘연해졌기 때문이다. 종로경찰서 소속의 김찬규 경부는 억울함을 주장하는 류엽을 회유하여 밀정을 잡아들이려 한다.
테이스티 문학상 수상작들과 함께 수록된 「커리우먼」은 브릿G 출판 지원작으로 선정되어 초대작으로 수록된 작품입니다. 고서점을 방문했다가 난데없이 처음 맛보게 된 인도 커리의 맛. 그리고 ‘커리우먼’에 대한 이야기. 브릿G 초기에 올라온 작품들 중에서도 꽤나 인상 깊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게다가 이 작품을 읽다가 인도 커리가 너무 먹고 싶어져서 두 번을 먹고도 모자라 커리 페이스트를 구입해 집에서 만들어 먹었던 이야기와 레시피도 일전에 매거진을 통해 소개해드린 적이 있지요.
각자 책 속 음식을 하나씩 나눠 맡은 뒤 인도 커리는 팀 점심으로 함께 먹으러 가기로 했고, 지난 금요일 편집장님 추천 하에 택시 두 대로 나눠 타고 한남동의 ‘차크라’라는 인도 음식 전문점을 방문했습니다. 사실 한남동에 올 일이 잘 없는데, 편집장님께서도 우연히 근처에 왔었다가 방문했던 기억이 남아 찾아봤다고 하시네요. 언제인지도 잘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래 전 일이었다는데, 다행히도 없어지지 않아(!) 반갑고 허기진 마음에 냉큼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대로변 지하 1층에 위치한 ‘차크라’의 모습입니다. 도로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건물에 위치해 있습니다. 오후 12시부터 3시까지 즐길 수 있는 한정 런치 메뉴도 다채롭게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고, 배달도 된다고 하는군요. 출입구로 들어서자, 한국어를 능숙히 잘하시는 직원께서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차크라 런치 스페셜 4개와 「커리우먼」에 등장하는 시금치 야채 커리인 ‘팔락 파니르’를 추가로 주문하였고, 또 아쉬워 역시 작품 본문에 잠깐 언급된 ‘치킨 티카 마살라’ 커리를 추가로 주문하였습니다.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며 책과 함께 이런저런 사진을 담아보았습니다. 차크라 하면 나루토밖에 생각이 안 나고, 같은 사무실을 쓰는 옆 팀에서 나온 『차크라의 힘』이라는 책 얘기도 하고 그러면서요. 이 책의 소개에 의하면 ‘차크라’는 바퀴라는 뜻으로, 우리 인체가 가지고 있는 주요 에너지 센터를 일컫는다고 합니다.
음, 설명을 들어보니 역시 나루토 생각이 나는군요.
본격 메인 커리가 나오기 전에, 추운 몸을 녹이는 따뜻한 야채 수프가 나왔습니다. 인도식 야채 수프는 처음으로 맛보았는데, 맑고 심심한 맛이 식전에 먹기 딱 좋더군요. 곧이어 난과 밥, 탄두리 치킨, 사모사, 기본 치킨 커리가 베이스로 구성된 푸짐한 런치 세트가 하나씩 나왔습니다. 책과 함께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브모 씨의 강박으로 인해 온갖 사진에 책이 지나치게 많이 나왔군요…
탄두리 치킨은 흔히 먹어봤지만 우리나라의 만두처럼 생긴 삼각형 모양의 ‘사모사’는 여기서 처음 맛보았습니다. 감자와 야채를 넣어 만든 음식인데, 인도에서 후식이나 간식으로 자주 먹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맛을 본 결과, 특별하게 자극적인 맛은 아니고 굉장히 부드럽고 편안한(?) 맛입니다.
얼마 전 인도 분들의 한국 여행기가 한 케이블 TV를 통해 방송되었는데, 혹시 보신 분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한국에서 10년 넘게 거주한 인도 출신의 럭키 씨와는 달리, 갓 한국에 여행와 한국식 즉석 카레를 맛 본 친구 세 분의 공통적 반응이 무척 재밌었는데요.
인도 커리와는 맛이 아주 다를 거라는 말을 듣고 맛을 본 그들은, 무슨 소리냐며, 인도 커리와 똑같은 맛이 나는데 어떻게 된 거냐며 오히려 럭키 씨를 타박(?)하더군요.ㅎㅎ 인도 커리에도 종류가 무척 많은데, 그중 특정 커리의 맛과 굉장히 비슷하다는 평을 해서 정말 신기했다지요. 제가 느끼기에도 한국식 즉석 카레와 인도 커리 전문점에서 먹는 커리의 맛이 정말 다르니까요.
인도 커리는 버터를 많이 넣어 풍미를 강하게 하고, 약불로 은근히 끓여 향신료가 잘 스며들도록 깊은 맛을 내는 게 특징이라고 합니다. 또 인도에서는 커리를 만들 때 고기와 야채 중 한 가지만 선택해서 주재료로 넣는다고 하네요.
자, 그렇게 런치 메뉴를 나눠 먹으며 허기를 달래고 있을 무렵!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메인 커리 2종이 나왔습니다. 한눈에 알 수 있는 강한 초록빛을 띠는 것이 시금치로 만든 ‘팔락 파니르’고, 진한 주홍빛의 커리는 치킨을 주재료로 넣어 만든 ‘티카 마살라’ 커리입니다.
“내 커리를 먹어주세요. 그리고 평가해 주세요. 물론 이건 계산하지 않아도 돼요.”
나는 그렇게 커리와 만났다.
내 앞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녹색 커리가 놓였다.
“팔락 파니르예요. 시금치 좋아하죠?”
―「커리우먼」 중에서
분명한 달콤함과 매운맛이 느껴지는 치킨 티카 마살라에 비해, 팔락 파니르는 대단히 건강한 음식을 맛 본 느낌이었습니다. 때문에 취향이 좀 갈리실 수도 있을 듯 한데요, 영국쥐 님은 팔락 파니르가 가장 맛있었다며 커리 취향을 찾고 돌아갔습니다.ㅎㅎ
사진과 글: 브릿G팀 6인이 함께
나는 그녀가 내민 ‘난’에다가 그녀가 만든 ‘팔락 파니르’를 듬뿍 발라 입에 넣었다.
막상 접시에 담긴 것만 봤을 때는 색상부터 끔찍하다고 생각했지만 맛은 그렇지 않았다.
사실 내가 요즈음 먹어본 음식 중에 가장 맛있었다.
―「커리우먼」 중에서
종종 책을 팔던 고서점에 들어서자 분위기가 묘하게 달라진 것을 눈치챈 나를 맞이한 것은 서점 주인이 아니라 독특한 외견의 낯선 여성이었다. 커리를 판다는 그녀는 대뜸 자신의 음식을 먹고 평가해 달라고 요구한다. 인도 커리의 깊은 맛에 취할 무렵 여자는 ‘커리우먼’이라는 수상한 소재를 화제로 꺼낸다.
염통 한번 먹어보겠다는 험난한 여정, 좌절, 실패, 그리고……
(호기롭게_염통_요리를_맡긴_했습니다만_맛집_추천에서_결론적으로_독자님들을_만족시키지_못할_듯한_슬픈_예감.jpg)
드래곤의 심장이란 건 모 게임에서는 ‘천상의 맛이다!!’ 같은 찬사를 불러일으키던데 정글에서 가서 도마뱀을 잡아 대리만족을 할 수도 없는 것이라, 일단 염통이 들어간 요리를 탐색하던 차에 학창 시절부터 사랑해 마지않아 1년에 꼭 한두 번은 먹으러 다녔던 바로 이 요리!! 백순대 볶음이 레이다망에 뙇 걸려든 것입니다. 그래서 주말에 온 식구를 끌고 신림동 순대타운으로 출동!
순대타운에는 별처럼 많은 가게가 있고, 별처럼 많은 순대볶음집이 있고, 별처럼 많은 이모님들의 별처럼 많은 호객이 있지만 다년의 경험으로 그집이 그집이라는 확신을 가진 편집자는 여유를 찾아 3층으로 거침없이 직진합니다. 그리고 한가로운 집 아무집이나 초이스! (아무집이나 가서 죄송)(다년간 다녔으나 단골없으뮤ㅠ)
어쨌든 참가인원이 4인이었기에 매우좋다!를 외치며 원조백순대 2인분과 순대 곱창 2인분을 각각 시켰습니다. 그간 테이블 앞의 철판에 직접 볶아 먹었는데 이 집은 따로 볶아서 철판을 통째 교체해 주시네요!
사진을 찍으러 슬렁슬렁 다가가 보니 당면, 양배추, 당근, 대파, 들깨, 순대와 각종 내장 사이로 이런!! 어째서 염통이 안 보이나요! 불길하지만 일단 사진만 찍고 자리로 와서 얌전히 기다렸습니다. 재료 사이로 염통이 숨어 있기만을… 흑흑. (염통아, 제발!! 제발!!!)
그사이 서비스 식혜가 나왔습니다. 신림동 순대타운의 특별 서비스 중 하나. 직접 담은 맛있는 식혜가 무제한 제공! 센스 있는 문구를 보며 속을 달래는 사이. 자~ 드디어 먼저 볶아진 백순대가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젓가락으로 뒤적뒤적! 염통아!! 어디 있니????
아무리 뒤져도 고 구멍 숭숭 뚫린 비주얼이 안 보여요!
사장님~ 여기 염통 혹시 안 들어가나요???
아~ 여기 층 전체에 이제 염통 넣는 집 없어~~
네?? 뭐라구여????
급히 팀 채팅으로 순대볶음 먹으러 왔는데 염통 없어요 흑흑. (← 이실직고)
그래도 이왕 온 거 먹긴 먹어야 겠기에 당면에 양배추 부추 당근 골고루 넣고 순대에 곱창까지 넣고 양념장 듬뿍 찍어 깻잎에 쌈을 싸서 흡입 시작!
(이맛이 천국이로다.jpg)
당면, 순대, 야채들 모두가 들깨가루에 버무려져 고소함 대폭발!
신선한 깻잎 향기가 입 안에서 싸르르~
빨간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고소하고 짭짤하고 진짜 궁합 환상입니다. 특히 요 당면이 눌어붙으면 그거 긁어 먹는 재미가 장난 아니죠. (다만 여기도 들깨가루, 저기도 들깨가루이므로 들깨가 이 사이 끼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지요, 연인 사이에 먹으러 오실 경우에는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그간 백순대만 먹어본 터로 빨갛게 양념한 순대곱창은 처음 먹어보았는데요, 보이는 색과 다르게 입이 화끈하게 매운 맛입니다.
백순대는 깻잎에 따로 쌈을 싸먹지만 빨간 양념에는 깻잎을 함께 넣고 볶지요. 선택은 개인의 몫, 그러나 저는 백순대에 언제나 투썸즈업
원래 책과 함께 사진도 좀 찍고 해야 되는데 맨날 상향등만큼이나 깜빡대는 저는 책을 신발장 위에 꺼내두기까지 하고는 그냥 나와 버린 비극…
그래서 요래 찍어보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7맛7작 하고 1도 상관없는 요리 흡입 중… 흑흑흑.
(그래도 일단 사진은 다 찍는다)
차를 가져온 터라 콜라와 식혜로 화목도 다지고!
매운 순대도 이렇게~ 듬뿍 집어서~ 후후 후후~ 하며 한입에 쑥! 보세요 때깔이 남다르죠?
이것은 4살 최연소 참석자의 작품입니다. 아직 매운 거 못 먹어서 백순대의 순대만 집어먹었는데, 혼자 20개도 넘게 먹고 식혜 두 잔을 모두 드링킹하는 쾌거! 아이 있는 집에도 강추하는 백순대 볶음입니다.
게다가 제가 사진 찍으며 파_워_블_로_거의 포스를 뿜어서인지 사장님이 볶음밥 서비스 제안을… (훗훗, 공짜는 거절 안 한다구요, 사장님) 배 터질 거 같은데도 일단 한 공기는 볶아 달라고 부탁 드려 봅니다.
매운 양념을 먹으면 요런 즐거움이 가능하군요. 윤기 좔좔 볶음밥이 화룡정점!
사람이 네 명이다 보니 볶음밥 한 공기쯤은 순식간에 다 사라졌습니다.
마무리는 깻잎으로 상큼하게 입가심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주차하기 어려운 신림동이긴 했지만 저는 순대타운에서 가까운 아무 주차장에 세웠는데(아무 식당에 이은 아무 주차장 퍼레이드…) 주차 요금이 한 시간에 3,000원이었습니다. 주차가 필요하더라도 부담없이 다녀오셔도 될 것 같네요.
다만… 차를 가져가면 음주가 어려운데 백순대 볶음은 술을 부르는 음식이므로 가능하면 대중교통으로 가 보시길 권합니다! :mrgreen:
사진과 글: 드래곤찾아삼만리
“제주목으로 가서 용을 잡아오게. 산방산 해안의 깊은 동굴 속에 수어 사는 천년 묵은 청룡을. ‘그분’의 명령일세.”
―「비님이여 오시어」중에서
오랜 가뭄으로 풀 한 포기 자라지 않고 사냥감 역시 씨가 말라 굶어 죽은 시체가 넘치는 혹독한 시절. 궁중의 조리사 대령숙수 자리에서 물러나 홀로 지내 온 서이담은 용의 심장을 구해 오라는 갑작스러운 왕명을 받는다. 그러나 동물과 교감하는 청년 모량과 함께 제주 산방산으로 향하는 여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비하인드 스토리 1.
어제 퇴근 직전 무렵 「비님이여 오시어」 편 매거진을 편집하던 주동자와 몇몇 일당은 맛깔스런 사진과 표현에 매혹되어 허기를 참지 못 하고 신림동 순대 타운에 다녀왔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2.
염통을 먹지 못해 아쉬웠던 담당 편집자는 어젯밤 순대를 구입하며 염통을 꼭 넣어달라 했으나, 이것이 염통인지 간인지 구분할 수 있는 자가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마지막 사진은 괜히 덧붙여 보는 n년 전에 찍은 산방산 앞 바다 사진입니다.
원당 국수 잘하는 집
매일 10:30 – 21:00 (월요일 휴무)
잔치국수 4,000원
신촌 훼드라
24시간 영업
해장라면 5,000원
뽐모도로 광화문지점
매일 11:30 – 21:00 (일요일&공휴일 휴무)
새우와 마늘크림소스 스파게티 15,500원
청담미역 압구정점
매일 10:00 ~ 22:00 (브레이크 타임 16:00~17:00)
가자미 미역국 9,000원 / 조개 미역국 9,000원
오징어초무침 4,000원 / 가자미 구이 3,000원
을밀대 마포 본점
매일 11:00 – 22:00 (명절휴무)
물냉면 11,000원 / 녹두전 9,000원
챠크라 한남점
매일 12:00 – 22:00 연중무휴
차크라 스페셜 세트 11,000원
팔락 파니르 15,000원
치킨 티카 마살라 15,000원
신림동 순대타운
지하철 2호선 신림역 3번 출구 이용,
도보 5분 거리에 순대타운 건물이 위치해 있습니다.
메뉴와 가격이 대개 비슷하니, 편하신 곳으로 방문하시면 되겠습니다.
(백순대 볶음 2인분 기준 14,000원)
『7맛 7작』에 담긴 일곱 가지 음식과 관련된 나만의 맛집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