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브릿G 만남의 밤 스케치

2017.12.22

 

안녕하세요, 브릿G팀(1인)입니다. 영원히 랜선 인간으로 남고 싶었다는 포부는 포부로서만 남게 되었지만, 사실은 어제와 같은 자리에서 뵙고 두루 인사드릴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미술부 다희 님께서 행사 시간 내내 고생하며 촬영해주신 사진과 함께, 공식적인 정리 글이라기 보다는 저 역시 현장에 있었던 일원으로서 보다 간편하게 이야기를 전해보려 합니다.

사실 연말에 이런 오프라인 행사를 한 차례 진행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좀 일찍부터 논의가 되었더랬어요. 막연히 준비를 하자고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날짜를 잡고 대관 장소를 알아보고, 준비해야 할 것들을 다른 분들과 함께 나누며 준비를 하기 시작한 것이 12월 초였습니다. 우선, 일정과 장소가 가장 걱정이었습니다. 월요일은 한 주가 갓 시작한 날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벅차게 느껴지고, 금요일에는 선약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식적인 행사는 보통 화, 수, 목요일 중에 하는 편인데요. 다음 날 하루만 나와서 정리하고 쉴 수 있는 목요일로 가장 많은 의견이 모여서 12월 마지막 주를 제외한 21일, 바로 어제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대관 장소는 장르문학 창작 공간인 성수동의 안전가옥을 비롯해 여러 곳을 염두에 두고 알아보았습니다. 애초에 저희가 40명이라는 인원을 다 모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에 80명 이상이 넘어가는 대관 장소는 괜스레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처음에는 테이블 위주의 도란도란한 모임을 생각했기 때문에 행사를 진행했던 프리스타일 이벤트홀이 분위기도 위치도 좋아보였기에 최종으로 결정된 곳이었습니다. 다만, 넋이 나간 상태의 브릿G팀(1인)이 초청 회원과 일반 신청 회원 사이에서 총 인원 조율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테이블도 모두 빼고 의자로만 세팅을 하게 되었고 어제처럼 협소한 장소에서 모시게 되었네요. :cry:

 

 

여러 일정이 많은 연말인 만큼 기꺼이 시간 내어 와주시는 분들께는 소소하지만 브릿G의 특색이 느껴지는 소품을 드리고 싶었고, 미술부 나연 님께서 예쁘게 만들어주신 구글 배너나 표지 이미지가 있었기에 4종을 추려 스티커를 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꼭 스티커로 쓰지 않아도 보관이 쉽도록 명함이나 카드 사이즈의 직사각형으로 심플하게 만들었고, 팀원 분들이 한데 모여 포장 작업을 다시 하여 현장에서 선보였더랬습니다.

행사 당일, 일찍 회사에서 준비를 마치고 나온 편집부 일원들이 보무도 당당하게 마트를 활보하고 계시는 모습입니다. :razz: 저녁에 드실 간식, 과일, 물 등을 구입하기 위해 행사장 근처에 있는 홈플러스 합정점에 잠시 들러 장을 보았더랬지요. 인원이 많다보니 편집 팀장이신 드래곤찾아삼만리 님께서 여러분 이쪽으로 이동!을 외치시며 저희를 이끌었더랬어요.ㅎㅎ

 

 

일찍이 행사장에 도착했더니 자리 배치는 이미 완료되어 있었고, 저희가 가져간 각종 행사 포스터, 현수막, X배너, 물품 등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누어 맡은 영역(?)에서 각자 정리를 하고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했더랬어요. 두근두근…

 

 

테이블을 꽉 채운 명함 정리… 누가 하신 걸까요? (모름)

아마 푸린 님과 드래곤찾아삼만리 님일 것입니다. (박수)

사실 컴퓨터 세팅에 살짝 문제가 있어, 입장 안내를 좀 더 일찍부터 도와드리지 못 했더랬어요. 오디오 북 재생 시에도 살짝 버벅거렸지만, 불과 엊그제까지도 문제 없었다던 사운드 세팅이 잘 안 되어 행사장 관계자 분과 저와 개발자님은 심각한 표정으로 앞자리에서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었거든요.ㅠ_ㅠ 언제부터 입장이 되냐고 문자를 주신 분도 계셔서 죄송하다는 안내 드리고, 프로젝터 화면을 끊고 소리만 확인하는 것으로 리허설을 다소 불안하게 마친 후 입장 안내를 시작했습니다. 명단 확인을 하며 활동명이 적혀 있는 명찰표를 드렸는데 더러 많이 놀라셨다고.. 전해 들었습니다.ㅎㅎ 여러분 저도 영원히 랜선 자아로 남고 싶었음을 다시 한 번 전해드리며…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한답니다.

 

 

풍선 하나 불다가 바람 빠진 것 정도는 아무도 몰라보셨겠지 싶네요. 사실 풍선이 터질 것을 예상하고 은폐하기 위해 비좁은 장소로 여러분을 초대했던 누군가의 음모일지도 모릅니다.

 

 

가장 바빴던 테이블이 아닐까 합니다. 명단 확인 후 명찰표를 나눠드리고, 손목띠에 스티커에 식순지에 이야기 노트와 연필까지 헥헥… 게다가 도서와 굿즈 판매까지 맡아주셨으니, 정말 노고 많으셨지요!

옆 테이블에는 이렇게 간단한 다과 케이터링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2부 때 치킨과 맥주를 따로 드릴까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모시게 된 바람에 일찍이 모든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었어요. 행사장 답사를 왔다가 영국쥐 님과 저녁을 먹으며 여기서 꼭 시키겠노라며 반했던 노랑통닭이 편집부에서도 인기가 많아 당일 일찍이 주문했고, 맥주와 커피는 계속 리필하는 방식으로 제공하였습니다.

 

 

표지를 작업하셨던 나연 님께서 새롭게 디자인하여 정성스레 작업해주신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아트 포스터와 액자. 행운권 추첨 선물로 드릴 예정이었던 터라, 현장에서 보실 수 있도록 하나만 가져가 비치해두었더랬습니다. 당첨되신 세 분께는 오늘 모두 발송해드렸으니, 냉장고가 갔다고 놀라지 마시고 액자를 잘 맞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어제 만남의 밤 오시기 전에 홍대 영풍문고에서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브릿G 팝업스토어에 들러주신 분들도 더러 계신 것 같았는데요. 팝업스토어 매대에 비치해둔 작품 소개 이미지도 현장에 일부나마 가져와 하나 있는 테이블에 올려두었지요. :roll:

 

 

문학자판기를 위해 아이라비 님, 드래곤찾아삼만리 님, 아싸조쿠나 님께서 모두 모두 고생 많이 해주셨어요. 하지만 아싸조쿠나 님 말씀처럼 문학자판기가 이렇게 섬세할 줄이야… 문학자판기 이용 안내를 맡아주셨던 아싸조쿠나 님께서 정말 속 많이 끓이셨을 듯 합니다.T^T 몇 번이고 올 때마다 안 돼서 못 해보신 분들도 있는 듯 하여 죄송하고 안타까웠습니다. 잘 멈추는 일이 없다던데 우리한테 왜 그런 걸까요… 몇 번이고 마른 눈물을 쏟아내게 했던 섬세한 문학자판기였습니다…

 

 

어찌됐든 간에 2017 브릿G 만남의 밤은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라비 님께서는 원래 사회 전문이세요. 아니, 전문 사회자입니다. 아니 사회 전문가이십니다. 황금가지는 오프라인 행사가 많이 없는 편인데, 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늘 사회를 도맡으셨고, 그때마다 화기애매한 시간을 매끄러이 채워주셨지요. 아이라비 님은 이미 두루 얼굴이 밝혀졌기 때문에 유일하게 신경쓰지 않고 단독 사진을 올립니다…

그리고 가장 인기 많으셨던 저희 개발자님. 일찍이 와주시고 철수 때까지 남아 도와주셔서 괜스레 일만 하다 가신 것 같은 마음이네요. 크흑.. 하지만 개발자님께서도 꼭 와주셔야 하는 자리였어요. 오랜 파트너이자 갖은 고생을 함께한 동지이자 동료, 개발자님의 모습도 제 맘대로 올려봅니다, 에잇!

 

 

단연 1부 최대의 이벤트였죠. 브릿G 최고의 인기 단편이자 2017 올해의 브릿G 단편으로 선정된 「증명된 사실」의 이산화 작가님을 급히 소환하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듣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오디오 북으로 제작된 파일을 현장에서 최초로 공개하고 앞부분 일부를 함께 청취하는 시간에 앞서, 작가님의 말씀을 듣게 되어 정말이지 즐거웠습니다. :razz:  알고 보니 의외로 무대 체질이셨고요…! 앞으로 마련되는 자리에서도 소환하여 말씀을 듣고 마이크를 마구 쥐어드릴지도 모릅니다.

 

 

안내된 시간까지만 오디오북 파일을 듣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이동하며 다과도 드시고, 문학자판기도 이용하실 수 있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오디오북 전체 파일은 내년에 새로이 공개될 네이버 오디오클립 플랫폼을 통해 구매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2부가 시작되고, 올해 2월 1일,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브릿G의 한 해를 돌아보고 내년 목표와 계획을 다짐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이를 위한 자료를 만들면서 여러 추억과 눈물이 소환되었는데요. 브릿G를 만들었던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니 어느새 이런 자리까지 만들게 된 것인지, 그 시간이 무색하면서도 감격스럽고, 기쁘면서도 앞으로도 갈 길이 멀기에, 어제 발표를 들으면서도 여러 가지를 돌아보고 새기는 계기가 되기도 했네요. :)

 

 

아직 부족하지만, 회원, 작가, 리뷰어, 리뷰, 작품, 추천 작품과 계약 작품 등… 지금의 브릿G가 있을 수 있게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과 같이 이뤄 낸 결산입니다. 그리고 내년 상반기에는 현재 개발자님께서 총력을 다하고 계신 모바일 리더 앱 개발과 함께 그랜드 오픈을 준비할 예정임을 말씀드렸습니다. 올해는 오픈 베타를 성공적으로 시작하고 서비스 보완과 앱 개발에 주력했던 원년이었다면, 내년에는 브릿G를 대대적으로 알리고 키워나갈 도약의 한 해가 되겠지요. 여러 마음이 교차합니다.

단연 하이라이트 소식이었겠지만, 이영도 작가님 10년 만의 신작 장편 『오버 더 초이스』 발표 소식을 어제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자리에서 바로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고, SNS에서 빠르게 퍼져 나가며 공식 계정으로 올린 내용을 직접 그려주신 분도 있었고, 발표하시는 아이라비 님의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인다는 내용을 전해주시기도 했고…ㅎㅎ 여러모로 얼떨떨했던 반응이었습니다.

관련한 내용은 공식 보도자료 내용으로 만나보실 수 있고요, 현재 동 시리즈의 첫 단편인 「오버 더 호라이즌」을 브릿G에서 출판 작품으로 연재하고 있기도 합니다. 많이 구독해주시고, 함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발표를 마치고, 아이라비 님과 나누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서 진행되었어요. 많은 분들이 현장에서 질의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올해의 작품과 리뷰 발표 및 시상식. 다들 예상하셨던 결과였던 걸까요? 하지만 발표자께서도 말씀하셨듯, 저희가 논의해서 뽑은 것이 아니고, 작품 및 리뷰 지표에 의해 선정되어 해당 분들께는 별도의 안내 메일을 미리 드렸습니다. 내년에 책으로 만나볼 수 있는 「피어클리벤의 금화」 신서로 작가님께서는 아쉽게도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프사로나마 모셔놓고 영국쥐 님이 대리 수상하셨음을 알려드립니다… 오늘 상패, 보내드렸으니 무사히 도착하기를 바랍니다. :)

그리고 어제 뜻하지 않게 마이크를 거듭 쥐게 되셨던 이산화 작가님!ㅎㅎ 역시나 압도적인 지표로 올해의 단편으로 선정되어 상패를 전달해드렸고 소감을 들었습니다. 이어지는 올해의 리뷰는 ‘이계리 판타지아’로 인해 촉발된 내면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주셨던 이나경 작가님의 글이 선정되었습니다. 역시 압도적이었고요. 이나경 작가님의 수상 소감이랄까, 사실 남모르게 기대해버리고 말았는데 역시나 라고나 할까요… 화장실 슬랩스틱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제 안의 무엇을 촉발시켰다고나 할까요. 아싸조쿠나 님께서는 ‘화장실 슬랩스틱’이 마치 ‘이나경 어쿠스틱’에 쓰일 법한 소제목 같다고도 했습니다.ㅎㅎ

이어서, 입장할 때 나눠드린 손목띠와 문학자판기를 이용해 랜덤 행운권을 추첨하는 이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당첨되었을 뿐인데 앞으로 소환당하셔서 사진 촬영하신 모든 분들, 그리고 작품 낭독까지 하신 납자루 작가님… 고생 많으셨고 제가 깊이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각자 사인을 교환하며 행사가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사실 일찍이들 사인 교환하셨더라고요!!

이번에 전해주신 후기와 저희가 느꼈던 점들을 모아 다음에는 좀 더 쾌적하고 여유로운 시간, 함께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무래도 장소가 너무 협소했고, 여러모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실 수 있는 시간의 여유도 부족했네요. 두루 고민해보고 또 좋은 자리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추운 날, 연차에 반차, 개인 일정을 뒤로하고 지방에서부터 서울 근교에서까지 먼 길 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말 감사드리고요. 사실 좀 믿기지 않는 감흥에 저도 좀 빠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와주신 분들 덕분이겠지요. 함께했던 일원으로서 부족한 행사였음에도, 즐거이 두 시간 보냈습니다! 저희는 내년에도 갈 길이 머네요. 그 길, 모쪼록 함께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2017 브릿G 만남을 함께 준비했던 편집부와 미술부 일원들, 활동명 사진 소개하며 이만 후기를 마칩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

 

 

(+ 먼 곳에서 오시면서, 성심당 튀김 소보로와 부추빵을 사다주신 노말시티 님, 정말 감사합니다. 와주신 것도 감사한데, 정말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감사한 마음 전할 길이 없어 여기서나마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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