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으면 별이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래. 정부가 사기를 쳤네! 별이 되기 위해 죽임당하는 거였다. 진실은 지렛대와도 같아서, 힘이 가해지기 전까진 아무것도 아니다.
“계속 고민했어요. 일단 버티자. 버티고 버티며 살아남는 게 이기는 거다.”
정연의 고민은 옳았다. 살아남는 게 이기는 거였다. 생명이, 존재가 그 자체로 부조리한 체제에 반항했다. 비단 메시아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었다. 더 나은 무언가를 찾는 생명의 습성이 체제에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최녕의 딸에 얽힌 이야기는 차탁(茶托), 그러니까 찻잔 받침의 발명에 대한 것입니다. 차개(茶蓋)를 더한 개완은 청나라 때 경덕진을 통해 완성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전보다 차를 좀 더 찾아보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모든 발효차의 시대가 안 맞을 것입니다만 이런 것이야말로 소설적 허용인즉슨 여기에서 허들을 넘지 못할 다도인은 없을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아들고 있기 때문에 개완 때처럼 벌떡 일어날 일은 없겠습니다.
좋은 소설은,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성을 말하면서 동시에 시의성을 가진다. 한켠 작가의 시리즈물 <전일도 사건집>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언제나 유독 살아있고 뜨거운 지금을 말한다. 2020년 11월, 지금 우리에게 가장 생생한 화두는 무엇일까. 코로나에 지쳐가는 이 땅은 낙태죄 완전 폐지를 위해서도 싸우고 있다. ‘전일도’ 시리즈 중 하나인 「안녕, 아보카도」 속 등장인물 조우리도 자신의 모양으로 그러한다.
주릴이 죽을 수 없어서 살아가는 모습은 비인간적이면서도 매우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을 닮았다고 생각해요. 극한 상황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주릴의 모습은 찬란하고 눈이 부셔서, 저도 모르게 감동하고 같이 웃게 되고 정신없이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주릴의 좋은 머리도, 강단 있는 성격도, 의리 있는 성격도 좋지만 열심히 사는 주릴의 찬란한 모습이 제일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커피나 차를 소재로 한 작품을 공모하는 브릿G 제 4회 테이스티 문학상 접수 마감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네요. 아기자기한 작품들, 상상도 못했던 발상의 작품들, 잘 읽고 있습니다. 응모하신 작가님들 모쪼록 좋은 결과 있길 기원합니다. 저도 이번 공모전에 응모해보겠다고 커피와 차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브릿G에 올라오는 작품들도 감상하고 하다 보니, 청개구리처럼 약간의 반발심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커피나 차가 아닌 다른 음료, 술에 대한 큐레이션을 준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