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켠 작가전] 브릿g의 문장가 이나경 작가님

대상작품: <포스트 잇!> 외 12개 작품
큐레이터: 한켠, 18년 6월, 조회 209

같은 노래를 (편곡 없이) 다른 가수가 부를 때 아주 다른 노래처럼 느껴질 때가 있죠.

음색이나 기교, 어디에서 지르고 어디에서 숨죽여 부르는지 등등의 차이일 텐데요.

(예를 들면 이소라 님 노래를 다른 가수가 부르면 이소라님 만큼의 호소력이 없죠.)

글에서는 문장, 문체가 그런 역할을 하는데, 이나경 작가님은 살아 있는 문장, 문체로 독자를 설득시키는 분입니다. 문장에도 감정이 있다면 이나경 작가님의 작품에…

브릿g매거진의 인터뷰 먼저 보고 가실까요?

https://britg.kr/18219/

이나경 작가님 https://britg.kr/novel-author/1402/

붙이기만 하면 소원을 이뤄준다는 마법의 포스트잇!입니다. (브릿G에는 말하기만 하면 개발해주신다는 개발자님이…) 아이들이 아이답고 좋았어요. 저는 귀여운 아이들의 동심이 담긴 따뜻한 엽편이라고 읽었는데 단문응원을 보니 호러로 읽으신 분도 계시네요.(엄마가 포스트잇을 보면…아…너무 슬픈 작품이었군요 ㅠ) 과연 결말에서 초인종을 누른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이 포스트잇이 어디서 왔는지 궁금하시다면 읽어보세요. 귀여운 아이들의 스케일 큰 사고…이래서 애들이 조용하다 싶으면 찾아나서야…그렇지만 역시 어린이답게 수습합니다.

항상 주절주절 말이 많은 저는 엽편 잘 쓰시는 분들 보면 부러워요.

O.헨리 작가의 단편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읽으시면 좋겠어요.

흔하고오래된 농담이 수미쌍관의 구조로 인물이나 배경 설명 없이도 삶의 쓸쓸함을 느끼게  합니다.

작품소개만 보고 호러일 줄 알았는데…낚이지 마세요. 슬픈 이야기입니다.

이나경 작가님 작품을 보다 보면 엽편에서 결말을 휙 급커브 트는 솜씨가…그 뭐죠? 카레이싱에서 드리프트인가…그거를 굉장히 잘 하시는 분입니다.

‘사랑 손님과 어머니’를 SF로 다시쓴 작품입니다. 옥희는 아직 어려서 대사없이 마당에서 춤만 춥니다 ㅋㅋ그러나 원작에는 없던 옥희 외삼촌과 사랑손님(정체를 말하면 스포일러 ㅠㅠ)가 개화기 소설에서 보던 그 말투로 대사를 치는데 역시 옥희가 잔망스러운 건 집안내력이었군요? 문체의 힘이 잘 살아난 작품입니다.이 정도 남동생이면 청상과부 옥희 엄마도 덜 외로울 것 같습니다.

세월호를 다룬 ‘다수파’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참신한 소재와 거대한 주제가 만났을 때 결말부가 힘이 빠지는 것 같아서 약간 아쉬웠어요.

크리스마스에 고백을 하러 가려고 택시에 탄 남자. 택시 안 라디오에서는 루돌프(?)를 로드킬한 후 크리스마스에 교통사고로 죽은 오빠의 사연이 나오고 이 교통사고와 택시기사, 고백남이 서로 얽힌 ‘기적’이 있는데…

크리스마스에 오빠가 끔찍하게 죽은 사연 다음에 자기가 크리스마스에 선물받은 즐거운 기적을 얘기하는 조증 아니고 공감능력 없는 소시오패스 같은 DJ와 사람이 눈 앞에서 죽는 교통사고가 있었는데, 나는 기적적으로 살았다고 좋아하는 담력 센(?) 택시기사가 나오는, 이기적인 인간이라는 존재의 무서움을 다룬 호러…인 줄 알았는데 판타지고요? 단문응원 봤더니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따뜻한 이야기라고 하고요…? (저는 편해영 작가의 소설들이 직장인을 위한 호러라고 생각하는 독자니까…다른 분들과 감상이 다른 거일 수도…?)

‘변신이야기’ 못지않은 한국적 변신이야기 입니다. 전래동화를 생각나게 하는 문장이 매력적입니다. 분명히 처음에는 아기자기한 전래동화 다시쓰기인 줄 알았는데(아니, 그러기엔 일단 짐승, 사람이 죽어나가긴 해요;;;). 보통 이런 동양판타지물에서 진입장벽 중에 하나가 사극을 연상시키는 힘 빡 들어가고 고어 섞인 문어체인데요. 이 작품은 구어체입니다. 진입장벽이 낮은 아기자기한 전래동화 같은 도입부인데 뭔가 금관에 얽힌 큰그림이 있는 것 같아요. (작가님 2부를 주세요) <백귀야행>이란 만화를 좋아하시면 <전신보>도 좋아하실 듯 합니다. 꼭 스크롤을 끝까지 내려서 작가의 말을 읽어주세요. ㅋㅋㅋ

또다른 조선배경 이야기입니다. 조선판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인데요. 단문으로 절제된 문장이 ‘애이불비’를 불러일으켜서 애절한 이 커플의 결말에 눈물이 핑 돕니다.

(주의! 벌레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읽지 마세요ㅠ)

허약한 ‘도련님’이 외딴 곳으로 요양을 옵니다. 얼핏 에드거 앨런 포의 ‘어셔 가의 몰락’ 풍으로 가나 했더니…이 청년, ‘죽음의 냄새’를 탐구하기 시작합니다. 계속 뭔가 나올 것 같은 낌새를 풍기며 가문의 비밀을 파헤치나 했더니 섬뜩한 실험을 계획하는데요. 바다로 피서가기 전에  읽으면 아주 좋을 소설입니다…

시치미 뚝 떼고 한국어로 번역된 영문 단편소설인 척 쓰인 작품입니다. ‘서프라이즈’느낌이 살짝 나는데 그게 매력입니다. 왠지 외화더빙 성우처럼 읽고 싶어지는 말맛이 있죠. 절묘한 부분에서 끊은 결말, 언젠가 뒷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요?

술자리에서 제일 듣고 싶은 게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라고 하죠? 근데 그것보다 더 듣고 싶은 얘기가 뭔지 아시나요? 바로 군대에서 타자 친 얘기죠. 허풍과 뻥과 과장과 허세를 어떻게 이렇게 담백하게(?)할 수 있을까요?

가정적인 이나경 작가님의 수필…인데 이 분은 왜 인생이 콩트죠ㅎㅎㅎ능수능란한 달변으로 어린 딸에게 ‘구라’를 선보이는 작가님의 말발에 함께 넘어가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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