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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소일장을 개최하면서 칼리 월리스의 <데드 스페이스>를 소개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소일장이 아니었어요. 브릿G에서 읽은 어떤 단편이었지요. 소일장 안내에서 소개할까 했는데 너무 길어질 것 같아 큐레이션을 따로 올리기로 했어요.
이규락 작가님의 <구토맨이야>랍니다. 초거대기업 파르테노페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이 작품의 갓김치 주식회사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어요. 주인공 헤스터 말리와 진우의 상황은 다릅니다만, 같이 읽으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어요. 책에 관심이 가는 분이 계시다면 이규락 작가님의 <구토맨이야>도 함께 읽어보시면 어떨까 해요.
<데드 스페이스>를 읽으면서 떠올린 다른 작품들도 몇 개 소개할게요.
<데드 스페이스>에 등장하는 한 인물은 이런 말을 했어요. 인공지능은 우리를 더 위대하게 만들어주고, 우리를 더 위대하게 이끌어줄 것이라고요.
저는 여기서 디듀우 작가님의 <엘라단이라는 도시>를 떠올렸어요. 하나의 시스템이 하나의 도시를 관리하고 있지요. 사람들은 기꺼이 시스템의 관리 속에서 살아가요.
그리고 겨울볕 작가님의 <시간의 물결 속을, 당신과 함께>가 있어요. 이 작품에서는 인공지능이 ‘쓰레기장’이라는 구조물을 관리하고 있어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에요. 주어진 목적만을 따르다가 어떤 인물과의 만남을 계기로, 인공지능은 전과 다른 결정을 내리지요.
마지막은 담장 작가님의 <오온의 범위>입니다. 헤스터 말리는 모종의 이유로 파르테노페에서 보안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만, 이전에는 인공지능을 만들고 가르치는 과학자였어요.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들, 직접 가르친 인공지능 뱅가드를 잃지 않았더라면 헤스터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었겠지요.
뱅가드는 늘 우리를 놀라게 했다. (…) 나는 뱅가드가 생각하는 방식, 소통하는 방식, 성장하고 변화하고 스스로 더 복잡해지는 방식을 사랑하게 되었다. (칼리 월리스, <데드 스페이스>, 243쪽)
인공지능과 과학자의 교감, 인공지능의 성장을 보고 있으니 <오온의 범위>가 떠올랐어요.
짧은 큐레이션이지만, 재밌게 읽은 책과 함께 기억에 남는 브릿G 작품들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관심 가는 작품이 있으시다면 좋겠네요. 다음에 또 흥미로운 주제가 생기면 찾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