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물은 죽음과 고통에 대해 아주 직설적으로 다루는 장르입니다. 그렇다 보니 공포물을 엔터테이먼트로써 즐기는 심리의 근간에는 ‘내 일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아직 저만큼의 고통과 죽음에서는 멀리 있다’는 안도감이 있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삶은 때로 그런 고통과 죽음에 가까이 있지요. 그러니 어떤 순간 누군가에게 공포물이란 이미 경험한 상실을 재해석하며 소화하는 도구로서 기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SF, 판타지, 무협 등 다양한 장르가 모이는 플랫폼 브릿G의 작가님들 가운데, 공포라는 도구를 주 무기로 멋지게 쓰시는 분들과 작품을 소개합니다.
1. xx(차삼동)
Xx최근 브릿G 숏터뷰 주인공이시기도 했죠. xx작가님의 작품중엔 긴 호흡을 가진 공포소설이 많습니다. 상상의 여지가 많은 간결함이 그 무엇보다 공포스럽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분량이 긴 공포물을 끝까지 안정되게 끌어간다는 건 참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쉽지 않은 일이 작가님 글에선 일어납니다.
규칙과 저주라는 소재가 회사라는 배경과 맞물리며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작품. 개성있는 정서가 인상적입니다.
이 시대에 재해석된 오래된 괴담. 조금씩 고조되던 공포감이, 가게 앞 날이 저무는 순간 새로운 국면을 맞으며 머리를 쭈뼛하게 합니다.
2. 이소플라본
이소플라본연작 소설<기이담>으로 혜성처럼 나타난 공포 작가님입니다. 토속적인 소재를 안정적인 방식으로 끌어가는 작품들이 많아요. 인간성에 대한 질문이 담긴 호러입니다.
신비적 존재에 대해 깊이 다룸으로써 공포와 판타지 그리고 장르로 규정될 수 없는 것들을 품는 작품입니다.
가족이란 무엇이기에. 결말에 이르면 한숨처럼 이런 말이 흘러나옵니다. 아주 전통적 이야기지요.
3. 이일경
이일경꾸준하고 성실하며 참신한 공포. 이일경 작가님의 작품 세계는 이렇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최근 소설이 연극으로 오르기도 하셨는데 계속 좋은 소식이 들리기를 바랍니다.
한자 중엔 참 기이한 모양이 많지요. 왜 이런 글자를 만들었을까? 간단한 질문은 소설로 확장되고, 사이비라는 소재와 만나며 폭발합니다.
웹이라는 매체를 적극 활용한 소설입니다. 고어한 묘사와 피폐하고 차가운 이야기로 마음을 헤집어놓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4. mik
지야꾸준히 소일장을 개최해주시는 작가님이기도 하시죠. 뿐만 아니라 작가님의 작품을 따라가다보면 규칙 괴담을 필두로 다양한 결의 공포소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요즘 고등학생들을 이야기한다면 단톡방을 빼놓을 수 없겠죠. 트렌디한 소재를 놓치지 않는 작가님의 특성이 묻어나오는 글입니다.
마찬가지로 학창시절의 악연과 악의를 그린 공포물입니다. 여기엔 유튜브와 먹방이라는 매개가 등장하고요.
5. 일월명
일월명일월명 작가님은 sf와 호러를 주로 다룹니다. 이론적 바탕이 탄탄한 글 같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최근 출간된 도서의 수록작들을 소개합니다.
화제의 그 작품. 짧고 강렬한 이 시대의 괴담입니다. 호러가 시대와 공명하는 방식이겠죠.
아동학대에 대해 다루는 공포물입니다. 공포 강도는 높지 않은 대신 서사에 집중한 작품입니다.
6. 사마란
사마란브릿G 초기 <그네>라는 강렬한 단편을 남기신 후 꾸준한 작품활동을 해오신 사마란 작가님. 최근 다시 브릿지에서 새로운 소설을 만날 수 있어 기쁩니다.
복수라는 소재는 아무리 말해져도 새롭죠. 웹툰으로도 각색된 작품입니다.
어릴 적, 동네에 정체가 궁금한 집 하나씩 있지 않으셨나요? 오래된 공포를 sf적 요소와 접목시킨 새로운 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