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의 팬 (수정) 이달의큐레이션

대상작품: <스티븐 킹 실종 사건> 외 6개 작품
큐레이터: 글 쓰는 빗물, 23년 8월, 조회 113

나는 너의 팬이야. 듣기만 해도 마음 한 구석이 든든해지는 말이지요. 세상은 쓸쓸하고 하루는 서늘하기에 우리는 누군가를 응원하고 마음껏 사랑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면에서 무언가를 향한 ‘팬심’을 작품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건, 창작자에게 주어진 작은 행운 중 하나 아닐까요?
오늘은 장르, 작가, 작품 등 예술을 향한 오마주가 담긴 이야기를 모아봤습니다.

 

오메르타 작가님의 작품을 읽다보면 그 안에 숨은 문화적 코드를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생각나게 하는 <이딴 게 초능력?>, 활자에서 락 음악이 들리는 듯한 <녹슨 낙서> 모두 그러했지요. 그 중 서울국제도서전 기념 엽편 <스티븐 킹 실종 사건>을 추천합니다. 시리즈에서 활약 하는 보들레르 탐정이 등장해, 실존 작가인 스티븐 킹이 도서전에 오기로 한 날 생긴 일을 흥미롭게 그려냅니다.

감성적인 문장에 흠뻑 젖을 수 있는 이준 작가님의 <렌항과 나>입니다. 독일에서 거주하셨던 작가님 그리고 주인공의 경험이 렌항이라는 인물의 삶과 겹쳐지며 이야기는 독특한 결을 갖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 렌항이라는 여성은 중국의 사진 작가라고 하는데요, 잔잔한 문체 너머로 서늘한 서사가 담긴 <렌항과 나>를 읽으며 낯선 사진 작가의 얼굴을 상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조제님의 작품 <우리 엄마는 눈의 여왕>은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이 모티프가 된 소설입니다. 양육자의 정서학대에 대항하는 법을 환상 속에서 배우는 아이가 등장하지요. 흥미로운 지점은 제목 뿐 아니라 전체 이야기를 끌고 가는 콘셉트에 <눈의 여왕>의 기본 설정이 잘 녹아있다는 것입니다. 조제님의 작품엔 고전 동화나 신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한켠 작가님의 연작입니다. 다른 작가님들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시대극인데요, 제목에서 드러나듯 뮤지컬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긴 이야기예요. 이야기의 챕터를 나눈 형식 자체가 뮤지컬의 그것을 차용했고 ‘연무덕’, ‘최애배’같은 인물의 이름은 절로 웃음이 나게 하죠. 뿐만 아니라 이상의 시, 힙합 문화 등이 근대라는 배경에 위트 있게 녹아있으면서도 소설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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