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픽은 편집부 추천작이 발표되는 매월 1, 3주 수요일에 제가 뽑는 추천 작품 다섯 편의 목록입니다. 원래는 트위터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편집부 추천작 예상 목록을 올리던 것이었는데, 앞으로는 이곳에 공유하려 합니다.
실제로 편집부 추천작과 일치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가지신 분들이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추리소설 속 피해자가 되어버렸다>에 이은 고수고수 작가님의 로맨스 판타지 추리물입니다. 전작이 노래에 관련한 연쇄살인을 다루었다면, 이번 작품은 그림이 소재로 사용됩니다. 가문에 유령이 있다던, 그 정체를 밝혀 냈다던 친구 아일린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의문을 품은 주인공 베스는 귀족 영애 신분을 감추고 플래니건 저택에 하녀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제 집사 대리 이언이 베스 아씨를 돕기 위해 반대로 귀족 행세를 하며 합류해요. 이리저리 꼬인 설정에 벌써 흥미가 돋지요?
빨간 신호등엔 서 있는 사람이, 녹색 신호등에는 걸어가는 사람이 그려져 있지요. 질문에 대한 보기의 1번에는 예가, 2번에는 아니오가 자리하고 있고요. 이렇게 확고하게 굳어져 버린 현실에 딱 하나의 설정이 추가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단편이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을 너무나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대통령 선거와 생각 없는 좀비들이라는 현실을 꼬집는 스토리도 좋구요.
이 소설은 영화 ‘베리드(Buried)’가 연상되는 첫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주인공이 관짝 안에 갇혀 있어 감상자로 하여금 폐소공포증을 유발시키는 것이죠. 그런데 지금 갇혀 있는 장소가 식인마의 몬스터 트럭이라고요? 게다가 지금 세상은 좀비 사태가 벌어진 상태고요. 하나씩 설정을 겹치고 장막을 걷어내는 진행이 하드보일드 스타일로 묵직하니 좋습니다.
시간 여행의 여러 설정과 패러독스를 요술가방이라는 소품을 통해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이 이야기는 사실 중학생 소년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을 담은 수채화 같아요. 이들의 대화는 내용 보다 말투가 더 중요하달까요. 무엇을 했느냐 보다는 누구와 함께 했느냐가 중요한 그런 일들 있잖아요. 넣은 물건을 과거로 옮겨 주는 요술가방 이야기에 독자의 마음도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대체 제가 뭘 읽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엄청 재밌게 읽었습니다. 주인공은 광선총을 쏘는 거대 햄스터에게 쫓기다가 미래에서 온 여전사를 만나요. 이분의 도움으로 위기를 해결하면 되겠구나 싶었는데, 사태는 점점 엉망진창이 됩니다. 일단 햄스터도 아니고요… 그냥 여러분도 낄낄거리며 끝까지 읽고 나면, 지금 제 기분을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1월 1차 편집부 추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