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픽은 편집부 추천작이 발표되는 매월 1, 3주 수요일에 제가 뽑는 추천 작품 다섯 편의 목록입니다. 원래는 트위터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편집부 추천작 예상 목록을 올리던 것이었는데, 앞으로는 이곳에 공유하려 합니다.
실제로 편집부 추천작과 일치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가지신 분들이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패스파인더라는 펍의 탈의실을 통해 두 개의 평행 런던을 오가는 인디 뮤지션 소난의 노래를 들어 보세요. 이쪽에서는 도통 인정을 못받던 터에 저쪽의 패스파인더에서 공연을 할 기회가 생겨 주기적으로 여행을 하던 소난에게 위기가 닥칩니다. 테러로 입구가 봉쇄되어 원래의 런던으로 돌아가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 되자, 여러 관계들에 변화가 생겨요. 고립과 연대와 결심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찾아 떠나고 무엇을 위해 돌아 오는가 생각해 보게 하네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소재로 이렇게 엉뚱발랄한 이야기가 또 있을까? 마스크를 깜빡하고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내려갔다가 지적을 당한 주인공은 마스크 미착용자에게 마스크를 씌워주는 히어로로 거듭납니다. 편의점에서 만난 이상한 아저씨, 길에서 산책 중인 강아지에 이어 우리 히어로의 도움이 필요한 대상들이 속속 등장하는데…. 과연 우리의 맥주중독자는 히어로인가 빌런인가?
애인은 종종 갑작스레 사라져버리는 나를 대신해 집을 정리를 해줍니다. 그런데 나는 그의 행동이 왠지 사랑을 증명해 보이려는 노력으로 느껴져요. 나는 사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집 안에 남아 그의 모든 행동을 지켜보고 있거든요. 그의 사랑하는 방식은 다정한 것 같으면서도 다소 일방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이해심이 넓은 건지, 무심한 건지 헷갈려요. 이 사랑을 응원해야 할지, 헤어지라고 붙들고 설득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야기속 시간여행자들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가죠. 이 작품은 시간여행자의 선택에 의해 희생된, 미래 혹은 존재 자체를 빼앗긴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시간여행자의 아내이자 사라진 시간속에서 소멸되어버린 아이들의 엄마들인 주인공의 복수극입니다. 이런 상상을 해보게 되네요. 인생 최고의 순간에, 모든 것을 희생하며 달려온 고난의 과정 끝에 비로소 성과를 얻으려는 순간에, 누군가가 자신의 개인적인 욕심을 채울 목적으로 시간을 되돌린다면?
짤막한 작품 소개글에 적힌대로 15가지 짧은 괴담조 단문을 묶은 타래입니다. 특성상 서사의 빌드업은 생략되고, 대부분 특정 장면 하나 정도를 툭 던져놓는 엽편들이에요. 간결한 대신에, 혹은 그 덕분에 임팩트 있고, 상상력이 개입할 여지를 많이 남겨둡니다. 재미있어요!
[4월 2차 편집부 추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