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짧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몰입도가 엄청납니다. 어떻게 끝이 날지, 어떤 일이 이어질지 계속해서 상상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열린결말은 독자들에게 깔끔하지 않은 마무리로 다가올 수도 있는데, 이상하게도 이 작품은 뭔가 숨겨진 떡밥이 있을거야!라며 다시 읽어보게 되는 어떤 힘이 있습니다. 만약 이게 프롤로그였다면 저는 망설임없이 관심작품에 등록하고 매일매일 찾아보러 왔을거에요. 적은 분량안에 이야기꾼으로서의 잠재력이 알차게 들어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글을 읽고 마구 떠오르는 제 상상을 정리한 글이랍니다. 사실 이 글은 리뷰라기 보다는…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글을 쓰려 한 작가님의 의도(의…의도하신 거 맞겠죠…?)가 정말 잘 맞아들어갔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쓴 글이에요. 재능인지 노력인지 알 수 없으나 대단하세요. 본받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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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성만이승리한다와 선무당과 심리상담사와 사이트 관리자는 녹색코코아를 해칠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한패들, 영고대왕은 이들을 저지하려는 사람이다.
5월 10일 영고대왕이 올린 글에서 근성만이 승리한다는 영고대왕이 쪽지를 사용하지 않았음을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사실 영고대왕은 쪽지를 사용하고 있었다. 쪽지를 이용해 녹색코코아를 끊임없이 설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녹색코코아가 그 말을 완전히 신뢰할리는 없었고, 이를 느낀 영고대왕은 선무당과 근성만이승리한다, 그리고 사이트 관리자가 한패라는 걸 증명해내기로 한다. 그것은 바로 녹색코코아의 저격 글을 올리는 것이었다. 녹색코코아가 글을 쓰는 것을 막는 글을 조금 쓰레기같이 써놓으면 선무당과 근성만이승리한다, 그리고 다른 불편한 사람 몇이 자신의 글에 댓글을 달 것이었다. 이에 영고대왕이 선무당과 근성만이승리한다에게만 ‘찔리는 내용’을 담은 ‘친절한 말투의’ 댓글을 단 후, 그것이 ‘아무런 반박 없이’ 갑자기 삭제되면 자신의 주장을 완벽히 증명할 수 있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선무당과 근성만이승리한다에게 단 답글은 관리자의 제재에 의해 삭제되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영고대왕이 분노조절장애라 심한 말을 해서 삭제된 것처럼 보였지만, 영고대왕에게서 어떤 답변을 달지에 대해 미리 이야기를 들은 녹색코코아는 조금은 영고대왕을 믿기 시작했다.
이제 녹색코코아는 어떻게 이들에게서 안전하게 빠져나갈지를 생각했다. 인터넷을 끊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안 될 것 같았다. 왜냐하면 5월 10일 근성만이승리한다는 녹색코코아에게 ‘정신과를 잘 알아보고 사이비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라’라고 댓글을 달았던 때에 개인쪽지로 병원을 하나 추천했던 것이다. 만약 병원을 가지 않는다면 이에 근성만이승리한다가 어떻게 나올지가 지레 두려웠던 녹색코코아는 우선 병원에서 진료만 받고 오기로 한다.
심리상담사사는 가장 먼저 인터넷을 끊으라고 한다. 이는 사이트의 사람들에게서 자신들을 방해하는 사람이 사이트에 존재한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나서 수면제를 처방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수면을 두려워하는 환자에게 수면제를 처방하다니.
녹색코코아는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심리상담사의 진단을 바탕으로 인터넷을 금지당하여 이곳에 잘 못 올 것 같다는 떡밥을 깐다. 그리고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자신은 ‘수면제를 먹고 기차에 탈 것이다’라는 말을 굳이 남긴다. 영고대왕은 녹색코코아가 진짜 심리상담사의 말대로 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글에 서둘러 댓글을 남긴다. 자신들의 정체에 관한 내용이라 관리자는 영고대왕의 말을 삭제한다.
녹색코코아는 그렇게 사이트를 떠난다.
12월 31일 선무당과 근성만이 승리한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선무당은 ‘녹색코코아가 기차에 잘 탔는지 궁금하다’라고 말한다. 근성만이승리한다는 ‘우리가 건드릴 수 없는 큰 문제가 있다는 느낌?’ 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영고대왕이 녹색코코아에게 쪽지로 말을 했던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촉은 똥이라고 넘어가기는 하지만 말이다. 선무당은 마지막에 ‘더 이상 참견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는 선무당과 근성만이승리한다의 역할인 낚시질이 끝났으니 문제가 발생해도 자신들의 책임은 없으니 괜찮다고 말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