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것이 싫은 당신에게 공모

대상작품: 간극 (작가: 피커, 작품정보)
리뷰어: 엔별, 19년 1월, 조회 42

세상에 ‘애매모호함’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특히 남녀관계에서 불확실한 상황을 즐기는 이는 몇 없을 것이다. 그러한 불편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상대에게 고백하거나 상대를 포기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즉 두 사람의 간극을 재조정하는 과정을 통하여 애매함을 해소한다.

 

작품 <간극>은 제목 그대로 둘 사이의 간극에 대해서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소설 속 두 사람은 간격을 정하지 못하고 애매한 상태 속에서 방황하고 있다.

두 남녀 주인공은 그 사이를 줄이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한다. 일본에 사는 K가 J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온다던지, J가 K에게 한글을 가르쳐 준다던지, 같이 영화를 보는 등의 행위를 통해 간극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좁히지 못하는 간격이 존재한다. 각각 한국과 일본이라는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물리적인 거리와 더불어 오래 동안 얽혀온 한일관계, 그리고 두 사람에게 모두 존재하는 원래의 연인관계까지.

결국 그들은 이어지지 못한다. 물론 K는 미련이 남았지만 J는 가치없이 그 미련의 선을 끊어버린다. 정해진 운명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아니면 그들의 용기가 부족했던 것일까.? 그것은 알 수 없다. 다만 둘은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뿐만 우리는 알 수 있다.

 

작품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였다. 변화는 획실한 미래를 버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몸을 던지는 행위이다. 맨 처음에 이야기한 것처럼 ‘애매함’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따라서 사람들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변하지 않으면 새롭게 찾아오는 것은 없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결론적으론 변화를 취하지 않았기에 새로운 인연일 수 있는 사람과의 간극을 줄일 수 없었다.

나는 생각한다, 끝없이 변화해야한다고. 새로 생기는 간극과 기존의 간극을 잘 조절해야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행동한다,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모습으로. 어쩌면 실패할 수 있는 상황이 너무 두렵기 때문이다. 인생은 참으로도 어렵고 복잡하다.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는 단편소설인 <간극>을 읽으면서 그리고 리뷰를 쓰면서 나 자신의 변화하지 않는 모습에 반성하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좋은 작품을 읽게 해준 작가에게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일본에 사는 주인공이 ‘K’orea에 오는 편이 아닌 과거의 시간에서 한국에 사는 주인공이 ‘J’apan에 갔었던 이야기를 읽고 싶은 독자로서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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