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와 함께 산지 1년이 되었다고 말하는 남자가 있다. 아내가 죽고 난후 아내와 똑같이 생긴 기계인간과 살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 기계와의 결혼 생활은 어떤 것일까?
저녁, 퇴근해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줄곧 소설은 주인공 남자 ‘나’의 시선으로 보는 안드로이드를 이야기한다.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어느 가정에나 있을 법한 일들이 잔잔히 계속 이루어진다. 그러면서 ‘나’가 얼마나 아내를 그리워하는지 흘러가는 서술 속에서 점점 더 크게 와 닿게 된다.
로봇은 생전의 아내와 똑같은 생김새와 똑같은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나’가 싫어하는 음식, 좋아하는 음식을 알고 간도 맞출 줄 알며 편식도 감지한다. 거의 인간과 다름 없는 최첨단 수준이다. 그러나 나는 아내를 그리워하고 있다. 거의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달라져 있는 안드로이드를 볼 때마다 아내가 생각나는 거다. 아내와의 행복했던 추억들을 떠올리고 안타까워하는 그 감정들이 고스란히 독자에게도 전달된다. 아무리 생김새가 똑같고 같은 기능을 탑재한 안드로이드라도 흉내낼 수 없는 그것을 안타까워하는 ‘나’의 슬픔에 결국 공감하게 되는데…
그렇다. 이 이야기는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다른 점을 이야기하는 듯 보인다. 인간에게는 아무리 훌륭한 기능을 탑재한 안드로이드라도 채워줄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고. 그리고 끝에 가면 엄청난 반전이 있다.
난 그 반전 때문에 이 이야기가 좋아져버렸다. ‘나’가 가엽지만 어쩔 수 없는 슬픔. 그러게 있을 때 잘하라니까요.
*인공지능 관련 소설들을 읽으면 이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떠올라서 리뷰를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