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아래 별 비평

대상작품: 하늘의 별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stelo, 18년 5월, 조회 53

안녕하세요. 하늘의 별을 리뷰하게 된 Stelo(별)입니다.

저는 의뢰를 받고 이 리뷰를 쓰고 있습니다. 레몬스타님은 사례할 골드가 없다고 하셨지만, 저는 흔쾌히 수락했었죠. 글을 읽고 나니 역시 골드는 필요 없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가 좋았고, 리뷰가 쓰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항상 한 문장으로 글을 요약하고 시작합니다. 하늘의 별은 단순하지만 솔직하고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하나. 단순하다.

“영웅이 되고 싶어요! 악당들을 물리치는 멋진 영웅이요!”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색도 넣지 않고 연필로 그린 그림 같다고도 생각했어요.

아이는 갑자기 꿈이 생깁니다. 어른인 ‘나’는 현실을 알기에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고 싶어 합니다. 간간히 뒷골목이나 하늘에 대한 묘사가 나오기도 하지만, 주로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야기를 읽고 나서 두 사람의 모습이 머릿 속에 잘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막연하게 통통한 남자애와 젊은 남자 어른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나이는 얼마인지는 물론이고 성별도 나와 있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통통하다는 인상은 아마도 “식사 시간을 그 무엇을 이유로도 양보 못하는” 아이라는 묘사를 보고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닐까 싶네요.

 

플롯 역시 단순합니다. 특별한 사건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악당이 나타나지도 않고, 영웅도 없습니다. 격한 감정을 느낄 일도 없습니다. 일상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현실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어딘가 긴장감이 느껴졌습니다. 이 이야기는 어린 나무 같습니다. 너무 약해서 혹시 죽어버리진 않을까 싶은 나무요.  너무 막연하다고 해도 좋을 순진한 ‘아이의 꿈’. 거기에 장단을 맞춰주면서도 자꾸 뭔가 알려주려고 하는 ‘나’의 모습이 불안했습니다.

 

둘. 솔직하다.

이렇게 상징적이고 교훈적인 이야기는 작가가 인물의 입을 빌려 주제를 늘어놓기 쉽습니다. ‘나’는 작가의 분신이라고 해도 되겠죠.

하지만 저는 곰곰히 생각을 하다가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왜냐면 아이가 솔직하게 자기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런저런 조언을 늘어놓지만, 아이의 꿈이 비현실적이라고 틀렸다고 하진 않습니다. 대신 아이를 응원해주죠.

그렇기에 아이는 단순한 상징을 넘어서, 살아 있습니다. 아름답지만 빨리 시드는 꽃보다는 영원히 강한 영웅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특히 놀랐습니다.

 

셋. 따뜻하다.

저도 영웅을 동경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파워레인저나 로봇을 좋아했었고요. 세상을 구하는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꿈은 어느샌가 희미해지기 마련입니다. 현실이 있으니까요. 경찰은 공무원처럼 안정적인 직업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저에겐 별이 좋아서 천문학자가 되고 싶다던 한 친구가 있었는데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별보기는 취미로 하겠다고 말했던 게 기억납니다. 수학여행 때 천문대에 가서 망원경 앞에 줄을 선 채로 기다리던 중이었었죠.

밤에 별을 보러 나간 분들은 아시겠지만요. 밤은 꽤 춥습니다. 예쁜 별을 본다는 마음은 어느새 약해지고, 빨리 집에 돌아가버리고 싶어지죠. 현실은 그렇게 차갑습니다.

또 굳이 아침이 아니라도 요즘은 별이 잘 안 보입니다. 조명 덕분에 밤도 낮처럼 밝거든요. 정말 밤에도 별이 빛나지 않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따뜻합니다. ‘나’가 말하는대로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별들은 빛나고 있겠지요. 어쩌면 태양보다도 더 밝게 핵융합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리학과 학생이 현실적으로 하는 이야기이니 믿으셔도 좋습니다.

저는 차가운 밤에도 아이의 곁에 같이 있어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아이들을 귀찮아하고 무시하는 어른들이 많으니까요. 이런 따뜻한 어른을, 이야기를 더 보고 싶다… 는 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리뷰어의 제안 :  이야기에 향기를 불어넣기

저 역시 주제를 생각하고 소설을 쓰는 타입인데요. 비유나 상징에 의존하는 건 참 나쁜 버릇입니다. 세상은 어둡지도 않고 밝지도 않고, 꿈은 별이 아니니까요. 별이 적색거성처럼 부풀어오르거나, 초신성처럼 폭발하거나, 백색왜성으로 쪼그라들거나,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는 건 과학적 사실일 뿐입니다. 여기에 비유적 의미로 끼워 맞추는 건 사람이죠…

무엇보다 인간은 연필로 단순하게 그린 동그라미와 선 몇 개가 아닙니다. 똑같은 연필이라고 해도 눈에 보이는 선이나, 비례나, 명암을 채워넣으면 더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소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아이가 아니라… ‘여자아이’였다면, 더 나아가서 ‘임지윤’처럼 이름이 있는 아이면 어땠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독특한 개성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독특한 소재가 필요하다고 하죠. 그게 꼭 자극적이거나 기상천외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악당들을 물리치는 멋진 영웅”이 되고 싶은 ‘여자아이’는 독특하죠. 그런 여자아이들은 현실에 정말 있고 생각보다 많습니다.

만약 여자아이였다면 ‘나’는 경찰이 되기를 권했을까요? 정말 경찰이 될 수 있을까요? 막연했던 꿈과 현실의 갈등이 한층 깊어집니다.

 

구체적인 인간을 보여주기

하지만 추상적인 ‘여자아이’의 상징을 갖다 쓰는 건… 참 나쁜 버릇입니다. 왜냐면 세상의 여자아이들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린나이에 너무 많은 일을 겪어서 동심을 잃은 여자아이도 있고요.

동심을 잃었다는 건 어른의 생각일 뿐이라면서, 성숙한 생각으로 어른을 가르치는 여자아이도 있습니다.

핑크색을 정말 좋아하는 여자아이도, 파란색 엘사 드레스를 좋아하는 아이도, 파란색도 핑크색도 아니고 초록색 옷을 좋아하는 여자아이도 있습니다.

흙냄새가 나는 여자아이가 있나 하면, 손에서 종이 냄새가 나는 여자아이도 있습니다.

 

저는 평소에 주변을 이리저리 관찰하는 편입니다. 세심하게 관찰을 하다보면 편견이 갑자기 깨지는 순간이 있어요. “어?”하고 놀라게 되죠. 저는 그런 독특한 향기들을 이야기에 불어넣으려 노력합니다. 그러면 자연히 이야기에 생기가 돌죠.

 

물론 이런 건 이미 아실지도 모르지만요. 하늘의 별도 레몬스타님이 앞으로 쓰실 글도 더 향기가 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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