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이 재미있어서 궁금해 하면서 봤어요~
가볍고 경쾌하게 진행되어서 술술 잘 읽히는 점이 좋았어요.
그럼에도 이 작품은 남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로맨스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열쇠로 문여는 ‘스킬'(?)에 당해서 강제적으로 느끼게 되는 설정은 흥미롭지만,
그렇게 시작된 관계가 발전적이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이 없는 부분은 아쉽네요.
가장 강력하게는, 주인공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가 좀 아쉬웠습니다…만,
그렇게 긴 세월, 아이까지 낳고 살았는데 남편에게 정이 하나도 없는 냉혹한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
사실 내용 전개를 보면 타당해 보이기는 합니다.
사는 동안 남편(주인공의 아버지)이 노력하는 모습이 전혀 없었으니까요!
처음 시작은 아버지의 기술에 의해 일어난 일이었더라도,
아버지 캐릭터가 백수처럼 노닥거리지 않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며 애정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면 그 사이 자연스러운 애정이 발생할 수도 있었을 텐데…
좋아하는 여자의 마음을 비장의 기술을 이용해서 억지로 여는데 성공했다면,
좀 더 성실하고 열심히 살았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열쇠로 여는 능력’의 위대함을 강조하기 위한 설정으로
어머니의 태도 변화를 더욱 극단적으로 그리신 거 같긴 하고,
또한 짧은 이야기이고, 주인공 캐릭터가 비상한 능력을 깨달아야 되는 상황이다보니 그렇게 되긴 했겠지만,
실제 가정에 대한 묘사라기보다는 전개를 위해서 부모 부부 캐릭터가 설정되었을 뿐이라는 느낌입니다.
흔히 여성 작가들이 그려내는 로맨스에서는 마법이나 기타 상황적으로 강제적으로 사랑에 빠진 캐릭터들도
추후 자신들의 노력으로 사랑을 이어나가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데…
그런 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굉장히 남성적이랄까… 그렇게 느껴졌어요.
작가님이 제 예상과는 달리 남성분이 아니라 여성분이실 수도 있고… ㅎㅎㅎ
이 모든 게 그저 저의 편견일 수도 있겠네요.
그럼에도 캐릭터들이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 외모적인 곳에 한정되고,
단순히 남성 캐릭터가 미모의 여성 캐릭터를 보고 반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여성 캐릭터들조차 남자 주인공을 뚱보라고 부르며 비하 발언을 하는 부분도 조금은 단편적인 시각이지 않나 싶고요.
전형적으로 보이는 과도한 설정들을 걷어내고 좀 더 담백하게 풀어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아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에 지나치게 진지한 시각으로 본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설정이 좋았고, 경쾌한 톤도 재미있었고
대결 구도로 가는 이야기 전개도 흥미진진했기에,
일단 아쉬운 점을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재미있는 글, 좀 더 다듬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여성 로맨스 독자가 리뷰 한번 남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