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보다 낙인이 더욱 감상

대상작품: 죽음이 가렵다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Professor, 18년 1월, 조회 59

환상적 장치 없이도 이미 지옥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아토피 환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쌓아올린 서두의 공포가 섬세하다. 때문에 현실적이고 감각적인 고통을 근원적인 공포로 확장시키는 전개를 기대했으나, 전반적인 내용은 좀비물의 전형을 좇는다.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공포는 내 몸을 갉아먹는 증상보다 타인에 의해 찍히는 낙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모양이다.

명확하고 울림 있는 메시지이나 뒷부분으로 갈수록 미묘한 공포적 긴장감은 덜한 편이다.

시어에 가까운 단어를 채용하여 다채로운 맛을 내는 문장을 구사하는 반면, 종종 시적 허용으로 간주하더라도 독해를 방해하는 비문이 보인다. 서두 문장은 독자의 호기심을 끌기에 더할나위 없이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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