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다는 세 종류가 있다. 고에다, 신에다 그리고 《네오에다》
나는 예전부터 북구신화에 관심이 많았다.
어느 정도였냐면, 내 첫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캐릭터 이름도 프레이야였다.
그러니 북구신화를 소재로 한 작품을 보면 일단 눈이 가는 편이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제목이 네오에다?
이런 제목 붙이기 쉽지 않은데, 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
프롤로그는 괜찮은 메타로 시작해서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문제의 1회, 2회. 시작 파트.
여기서부터 벌써 이 작품은 단순히 익숙한 신들의 이름을 가져온 소설과는 궤를 달리한다.
그 이유를 쓰기 전에 먼저 에다(Edda)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북구신화의 상당 부분은 크게 두 종류의 에다를 통해 전해진다.
하나는 흔히 고에다, 또는 《시 에다》라고 부르는 문헌이다.
신들과 영웅들에 관한 오래된 시들을 모은 것으로, 오딘이나 토르, 로키, 발드르 같은 신들의 이야기와 세계의 창조, 라그나로크 등에 관한 북구신화의 원형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여기에 담겨 있다.
다른 하나는 흔히 신에다, 또는 《산문 에다》라고 부르는 문헌이다.
13세기 스노리 스투를루손이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시 시인들이 옛 신화와 시의 표현을 이해할 수 있도록 신들의 계보와 사건, 세계관 등을 비교적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쉽게 말하면 고에다가 전해 내려온 신화의 목소리에 가깝다면, 신에다는 그것을 후대의 시선으로 정리하고 설명한 책에 가깝다.
그리고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묘하게 제목이 그 다음 단계를 가리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기서부터 왜 제목이 《네오에다》인지 알 것 같았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북구신화를 현대적으로 각색하는 데서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발드르와 호드르, 로키와 겨우살이, 그리고 라그나로크 같은 익숙한 요소들을 꺼낸 뒤 그 안에 새로운 작동 원리를 집어넣는다.
빛과 어둠을 단순한 대립이 아니라 존재와 개념으로 나누고, 발드르를 완성된 물질과 질서로, 호드르를 의미와 가능성으로 다시 바라본다.
그리고 그 관점에서 겨우살이가 왜 발드르를 죽일 수 있었는지, 로키가 왜 그 사건에 개입해야 했는지, 나아가 라그나로크가 왜 일어나야 하는지까지 하나의 체계 안에서 다시 설명한다.
내가 가장 크게 놀란 것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특히 겨우살이.
발드르보다 강한 무기라서 그를 죽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보잘것없어 완성된 질서 안에 제대로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질서를 뚫을 수 있는 예외가 된다.
그리고 로키는 그 예외를 발견해낸 일종의 해커가 된다.
여기까지 가면 신화를 새롭게 해석했다는 말만으로는 조금 부족하다.
신화에 깔린 철학적인 부분을 아예 하나의 시스템으로 다시 짜고, 각각의 사건이 왜 일어나는지 새로운 작동 원리까지 만들어낸다.
이 작품의 네오는 신들을 현대에 데려왔다는 뜻에서 끝나지 않는다.
옛 신화의 사건에 현대적인 해석 체계를 집어넣고, 그 원리로 다시 이야기를 굴린다는 데 있다.
그런데 더 놀라웠던 건 그렇게 만들어놓은 규칙들이 하나하나 기존 신화의 사건과 맞물린다는 점이었다.
발드르의 죽음도 말이 되고,
겨우살이도 말이 되고,
로키도 말이 되고,
라그나로크와 그 이후의 부활까지 같은 원리 위에서 이어진다.
그래서 읽으면서 계속 이런 느낌이 들었다.
아, 이것도 여기로 연결되는구나.
고에다가 신화를 전했고, 신에다가 그것을 정리했다면, 《네오에다》는 그 신화를 다시 해체하고 새로운 원리로 재구성한다.
그래서 읽고 나니 제목이 꽤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 : 에다는 세 종류가 있다.
고에다, 신에다, 그리고 《네오에다》.
이상, 총 88회 중 5회까지 읽고 쓴 리뷰입니다.